일본의 막가파식 방사능 오염수 방류, '죽음의 바다' 막을 방법 없나
일본의 막가파식 방사능 오염수 방류, '죽음의 바다' 막을 방법 없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4.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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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정보공개 꺼려, 방류 이후 ‘얼마나, 언제까지’ 배출될지 깜깜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가 실질적 대안…국제사회 공조해야
대학생기후행동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염수 방출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학생기후행동 회원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염수 방출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 현재 125만톤 수준인 오염수를 30~40년에 걸쳐 방류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국내외에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당장 피해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계획한 양을 정해진 기간에 방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본이 내놓는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자국 피해를 국제사회에 전가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30년 방류한다지만 변수 많아…방류 이후엔 ‘짐작 못할 위험’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에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약 30년에 걸쳐 바다로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설비 건설 등에 걸리는 시간을 따져 보면 방류 시점은 2년 뒤로 전망된다.

이곳 탱크에는 지난달 18일 기준 125만여톤의 오염수가 저장돼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폭발사고가 발생한 뒤 용융된 채 열을 내는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주입한 냉각수, 빗물과 지하수 등을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해 모아둔 것이다. 오염수는 현재도 하루 평균 140톤가량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모든 탱크가 포화되는시점은 2022년 10월~2023년 3월로 예측된다.

일본은 정화 시설로 오염수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로 1차 정화 처리를 했음에도 탱크 속 오염수의 약 72%에는 세슘, 스트론튬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돼 있다. 이마저도 도쿄전력은 오염수 정화 처리가 잘 되고 있다고 말해왔으나 2018년 그린피스 등의 추적으로 밝혀진 사안이다.

도쿄전력은 알프스를 통해 2차 정화 처리를 해보니 주요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2차 정화 처리를 했다는 오염수도 미량에 불과하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불과 2000톤에 대해서만 2차 처리를 했는데, 정화처리에 들어간 시간과 자원만큼 나머지 70%의 오염수에 적용할 수 있는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현재도 많지만 앞으로 생겨날 오염수까지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처리가 되지 않는 삼중수소도 우려된다. 현재 오염수 125만톤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방사능 총량은 860조베크렐(Bq)로 추정된다. 일본은 이를 연간 22조 베크렐로 제한해 배출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한국을 비롯해 영국, 중국 등 원자력발전 시설에서도 삼중수소를 방출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 원전 전체에서는 연간 삼중수소를 약 200조베크렐 해양 방류하고 있다. 일본은 배출기준을 40분의 1만으로 떨어뜨려 배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바다로 들어가는 삼중수소 총량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김윤우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재환경과장은 “기존 원전에서 삼중수소를 방출하는 건 충분한 논의와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운영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폭발 사고가 난 원전에서 대량의 오염수를 방출한 사례는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막무가내’ 일본, 한국 정부의 방류 저지 방법은?

일본은 자국 내 압도적 반대 여론에도 방류를 결정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한 ‘퍼블릭 코멘트’라는 의견 수렴 절차에서는 약 70%가 바다 방류에 반대했다. 우리 정부와 중국뿐 아니라 유엔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관련 일본 동향 및 우리 정부 대응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관련 일본 동향 및 우리 정부 대응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뉴시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 나갈 것”이라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검증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번 결정에 대한 우리 국민의 반대를 일본 정부에 분명하게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제검증을 통하거나 한국의 과학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피해가 발생하면 배상이나 중단 요구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도 담화문에서 “일본은 안전 조치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외 반대에도 주변 국가 및 국제사회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오염수 처리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 결정을 옹호하는 듯한 의견도 나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특수하고 어려운 이 상황에서 일본은 여러 선택과 효과를 따져보고 투명하게 결정했으며 국제적으로 수용된 핵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엉뚱한 소리를 했다.

IAEA도 “일본이 선택한 물 처리 방법은 기술적으로도 실현 가능하고 국제적 관행에 따른 것“이라며 ”처리 방안을 결정했다는 일본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으려면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먼저 할 수 있는 조치로 잠정 조치가 있는데, 유엔 해양법협약 위반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있을 때까지 해양오염을 막을 수 없는 경우 발동된다.

실제로 2001년 영국이 방사성 오염물질을 바다로 배출했을 때 아일랜드가 제소한 적이 있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공장허가 중지와 핵폐기물 해상운송 중지 등 아일랜드 측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의견교환 ▲아일랜드 바다에 미치는 위험이나 영향 감시 ▲누출 사고 예방조치 강구 등의 잠정조치를 내렸다.

장마리 캠페이너는 “일본은 국내법만큼 국제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한중일 모두 국제해양법을 비준한 나라라서 이 법이 권고가 아닌 의무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IAEA가 애초 일본 원전에 유리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헌석 정의당 기후에너지정의특위 위원장은 “IAEA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의 진흥을 내세우는 기관이고,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핵실험을 수없이 한 국가”라며 “국제적 공조를 통해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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