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자리 있나요?’…계열사 직원들 KB증권 문 두드리는 까닭
‘똑똑똑, 자리 있나요?’…계열사 직원들 KB증권 문 두드리는 까닭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4.09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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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빅5 지위 공고히 구축…리테일·기업금융 균형 성장 이뤄
윤종규 회장의 원펌 전략도 계열사 인력 교류 확대에 큰 영향
KB증권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KB증권>
KB증권 본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KB증권>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KB증권으로 이적하려는 KB금융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그룹의 하나금융투자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금융그룹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KB증권이 김성현 대표와 박정림 대표의 각자 대표 체제에서 기업금융, 리테일 부문을 균형 있게 성장해내고,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계열사 임직원 간 활발한 교류를 주문한 결과로 읽힌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KB증권 입사 경쟁이 상당히 치열했다. KB금융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계열사 직원들이 다른 계열사로 ‘3년 후 복귀’ 조건 아래 이직해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KB금융은 지난해 KB증권 채용 인원과 입사 지원자 수에 대해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나 “이전과 달리 지난해부터 지원자가 채용 인원보다 많아져 상당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고 싶은 계열사로 성장한 KB증권

KB증권을 향한 계열사 직원들의 이직 열망은 KB증권의 업계 내 입지 상승과 관계가 깊다. KB증권의 지난해 자기자본 규모는 4조998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9조3463억원), NH투자증권(5조3850억원), 한국투자증권(5조589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업계에서는 자본력을 증강해야 경쟁이 치열한 위탁매매 사업에 의존하지 않고 대규모의 자기자본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

수익 규모도 은행계 금융지주의 증권 자회사 중 가장 뛰어나다. KB증권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조5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3%, 영업이익은 5788억원으로 같은 기간 60.6%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전년보다 49.6% 증가한 4334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2030억원)는 라임펀드 사태로 역성장하며 차이가 벌어졌고, 하나금융(4100억원)은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했으나 발행어음업이 가능한 초대형 IB 인가를 아직 받지 못했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서도 수익 규모가 상위권이다. 미래에셋증권(8218억원)과 한국투자증권(7078억원)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며, KB증권은 NH투자증권(5770억원), 삼성증권(5078억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KB증권은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균형감 있는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리테일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이 있었다. KB증권의 지난해 해당 부문 영업이익은 3046억원으로 전년 적자(-54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개인투자자의 수와 자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으나 KB증권이 적극적으로 개인투자자를 확보하는 전략을 취한 결과다.

KB증권은 지난해 2월 소액투자자와 온라인고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센터’를 설립하고, 4월 소액의 구독료로 프리미엄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프라임 클럽을 출시했다.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1년 만에 고객 15만명을 모았다.

늘어나는 해외주식 투자 수요를 겨냥해 해외주식 알고리즘 매매지원, 업계보다 발 빠른 미국 프리마켓 거래시간 확대, 업계 최초 미국 애프터마켓 도입 등 다양한 주문 서비스로 해외주식 개인고객 확보에 나섰다.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서비스도 확충했다. 지난해 4월 시행한 ‘KB 에이블 프리미어 컨설팅’은 기존 특정분야에 집중된 컨설팅이 아니라 가업승계, 세무, 부동산, 투자 등 복합 자산관리 성격으로 개선됐다. 또, 고액자산가 거주지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투자 상품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금융센터,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늘려갔다.

소액·고액 개인고객을 늘리는 동시에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에도 기업금융 부문이 성장했다. 지난해 기업금융 부문의 영업이익은 1987억원으로 19.6% 증가했다. 강점이 있는 채권자본시장(DCM)에서 업계 1위를 지켰고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IPO 대표 주관계약도 따내면서 초대형 IB 입지를 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김성현 대표가 기업금융, 박정림 대표가 리테일 부문을 책임지는 각자 대표제 아래 전문성을 가지고 이끌어온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테일과 기업금융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이 고루 성장하고 증권업계에서 최상위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KB금융 계열사 직원들의 KB증권 열망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윤종규 회장, ‘원펌’ 전략으로 인력 교류 늘려

단순히 KB증권의 사세가 커졌다고 해서 계열사 직원들의 욕구가 커졌다고 보기 어렵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원펌(One Firm·하나의 회사)’ 전략을 강조하면서 계열사 간 노하우 교류, 협업, 인력 이동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19년 신년사에서도 “업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이 심화될수록 협업이 중요하다”며 “KB 임직원들도 함께 지혜를 모으고 소통하며 집단지성을 강화하고 그룹의 협업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KB금융은 계열사 인력 교류 관련 사무를 지주사가 도맡는다. 특정 계열사에서 몇 명의 인원이 필요한지, 어떤 부문에서 인재를 구하는지 등에 관한 공지와 업무 진행을 지주사가 담당한다.

반면, 다른 금융그룹의 계열사 인력 교류 시스템은 KB금융보다 경쟁 수준이나 개방성 측면에서 다소 약하다. 신한금융그룹은 계열사 인력이 필요한 자회사가 직접 모집 공고를 낸다. 즉, 신한금융투자는 IB 부문에 충원할 자리가 있다면 직접 공고해야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계열사에서 신한금융투자로 이직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서도 “많다 적다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경쟁을 하면서까지 가는 상황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지주-하나은행, 지주-카드, 지주-캐피탈 등 지주사와 계열사 간 인력 교류만 이뤄지고 있다. 인력 교류도 희망자 지원 및 경쟁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고 내부 인사 판단 아래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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