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반란' 실패로 끝나나...박철완 상무 '사면초가'
금호석유화학 '조카의 반란' 실패로 끝나나...박철완 상무 '사면초가'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3.16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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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배당안·이사진 선임 박찬구 회장 손 들어줘
노조도 잇따라 지지 성명…박 상무 입지 좁아져
금호석유화학.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있는 금호석유화학 본사.<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서 박찬구 회장이 승기를 잡았다. 해외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회사 안에 대부분 찬성을 권고하면서 박철완 상무의 입지는 좁아졌다. 금호석유화학 계열사 노조도 박 회장 지지 성명을 내며 힘을 보태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가 주주 가치 훼손 사례로 지적한 금호리조트 인수와 과도한 자사주 보유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오는 26일 열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 측 주주제안에 대해 적극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일단 박 상무 측 주주제안의 핵심 안건인 배당안과 이사 선임안 등 최대 쟁점안에 대항해 내놓은 카드는 먹혀드는 모양새다. ISS는 박 상무 측 주장에 대해 대체로 ‘너무 과격하고(too aggressive)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ISS 박찬구안 ‘찬성’, 박철완안 ‘반대’

ISS는 먼저 박 상무가 제시한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의 ‘고배당안’에 반대했다. 실제 박 상무의 고배당안이 적용될 경우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5732억원 가운데 약 3351억원이 배당액으로 책정된다. 배당 성향이 58.4%로 2017~2018년 롯데케미칼이 지불했던 3600억원가량의 배당금과 맞먹는다. 당시 롯데케미칼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2846억원과 1조6419억원이었다.

박 상무는 동종업계와 경쟁사 기준에 맞추겠다며 고배당안을 제시했으나 ISS는 이를 적절치 않은 수준으로 봤다. 실제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보다 급격히 높다며 제시한 동종업계의 2019년 배당금은 롯데케미칼 2296억원, LG화학 1412억원으로 금호석유화학 당기순이익을 고려하면 박 상무 안이 적용되면 이익 대비 역대급 배당금이 지급된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2019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073억원, 8956억원이었다. 지난해 금호석유화학 당기순이익보다 많게는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왼쪽) 회장과 박철완 상무.
금호석유화학 박찬구(왼쪽) 회장과 박철완 상무.<금호석유화학>

ISS는 1호 안건 재무제표와 이익 배당 승인 안건에 대한 분석에서 금호석유화학의 TSR(Total Shareholder Return, 총주주수익률)과 이익창출 능력이 동종업계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박 상무 측이 제안한 배당안은 시장 환경이 어려울 때 회사에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명한 배당 정책과 높아진 배당 성향은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 이병남 등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한 안건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의 백종훈 사내이사 후보, 황이석·최도성·이정미·박순애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에는 모두 찬성했다. 특히 이정미·박순애 여성 이사 후보 2인이 포함되는 부분에서는 이사회가 더욱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조도 박 회장에 힘…금호리조트 매입·자사주 처분 안건 적극 해명

노조도 박 회장에 힘을 실었다. 금호석유화학 3개 노조를 시작으로 금호피앤비화학·금호미쓰이화학·금호폴리켐 노조가 성명서를 통해 박 상무의 주주제안에 우려를 표명했다.

금호미쓰이화학과 금호폴리켐 노조는 16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박 상무의 금호석유화학 장악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박 상무는 과거 금호그룹 분쟁에서 박 회장이 쫓겨난 틈을 노려 입사한 뒤 경영부실에 대해 책임지기는커녕 이제와서 아전인수격으로 그룹을 통째로 삼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두 노조는 "지난 10년간 현 경영진과 노동자들은 함께 회사를 지키고 성장시켜 왔다"며 "도의적으로 겉만 번지르르 한 말을 할 자격이 없는 박 상무의 후안무치 행태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금호피앤비화학 노조는 박 상무의 고배당 주주제안을 '포플리즘'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박 상무의 배당결의(안)에는 실망을 금할 수가 없으며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한 포플리즘은 경영자보다 정치인을 떠올리게 한다"며 "포플리즘은 나라도 망하게 한다는데 기업이야 오죽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상무가 3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기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내비쳤다. 노조는 "기업,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금을 올린다는 듣기 좋은 명분을 앞세워 박철완 상무 스스로가 300억원 넘는 배당금을 챙기게 되는 것은 경영보다는 배당금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가장 먼저 성명을 발표한 금호석유화학 3개 노조는 지난 10일 "지난 10여년 동안 노동자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동안 박철완 상무는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어떤 비전을 제시했는지 묻고 싶다"며 "회사가 분쟁에 휩쓸려 부실화하지 않고 특정 개인이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의 이익을 위해 휘둘리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이 책정한 금호리조트 가치.
금호석유화학이 책정한 금호리조트 가치.<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 측이 주주가치 침해 증거로 제시한 금호리조트 인수와 자사주 보유 안건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일단 금호리조트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동산 가치 관점에서 저가 매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보다 500억~1000억가량 높게 입찰에 참여했다는 지적에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타 기업이 얼마 써냈는지에 대해서는 입찰자끼리는 서로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금호리조트는 감정평가액 7900억원에서 부채 3700억원을 제외하고 순자산가치가 42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2554억원의 인수가격은 오히려 저가매수”라며 “금호리조트는 코로나19 타격으로 경영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저가매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어 금호석유화학이 제시한 흑자 전환 목표가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한 예측치이고, 회사가 의지가 있기 때문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행 주식의 18.36%가 자사주라 주주 이익에 침해를 끼친다는 박 상무 측 주장에는 금호케미칼 흡수 합병 때 취득한 자사주 가운데 절반 정도를 소각하고 남은 잔여분이라고 전했다. 2011년 이후 주력 사업 시황이 악화돼 내부 사업 체질을 개선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처분할 계획이었다는 얘기다.

금호석유화학은 “연계 산업 내 글로벌 선도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구조적 경쟁력 개선의 리소스로 활용하거나 사업 가치 회복 시점에 고성장 플랫폼 구축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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