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배당금 현저히 낮다? 박철완 제시한 근거 자료 ‘짜깁기’ 의혹
금호석유화학 배당금 현저히 낮다? 박철완 제시한 근거 자료 ‘짜깁기’ 의혹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3.12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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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상무 “금호석화, 동종업계보다 배당 성향 현저히 낮다”
석유화학 업황 나빴던 2019년 단순 비교…동종업계 기준도 오락가락
박 상무 제시한 고배당안 적용시 동종업계서 ‘역대급’ 수준 될 듯
금호석유화학 박찬구(왼쪽) 회장과 박철완 상무.
금호석유화학 박찬구(왼쪽) 회장과 박철완 상무.<금호석유화학>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금호석유화학이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 안건 등을 놓고 삼촌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맞붙는다. 박철완 상무가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면서 제시한 고배당안에 맞서 금호석유화학도 인상된 배당금을 제시했다. 회사가 제시안 배당금이 4200원, 박 상무 측 배당금이 1만1000원이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배당금이 동종업계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의도적으로 짜깁기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안이 통과될 경우 금호석유화학의 배당금은 박 상무가 제시한 동종업계 내에서 ‘역대급’ 수준이 될 전망이다.

주주제안 정당성 강조한 박철완, 근거 자료 살펴보니 ‘글쎄’

박 상무는 1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제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현재 이사회가 부적절한 투자 결정을 걸러내고 지배 주주의 경영권 남용을 견제하는 데 실패했다는 게 요지다. 금호리조트 인수를 막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가 제시한 2025년 시가총액 목표는 20조원이다. 이날 코스피 기준 20조원대 시총을 기록 중인 기업은 LG전자, 삼성물산, SK이노베이션, KB금융 등이다. 매출액 기준 금호석유화학과 많게는 10배 이상 규모가 차이나는 기업들이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배당 성향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호석유화학의 배당성향을 코스피 평균인 40% 이상, 경쟁사 평균인 5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화학 업계 배당 성향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671개 유가증권 상장사 배당 성향은 27.3%다.

박철완 상무 측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에에서 분석한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은 배당 성향.
박철완 상무 측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에서 분석한 경쟁사 대비 현저히 낮은 배당 성향.<박철완>

박 상무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 자료에서 배당 성향을 비교한 동종업계 경쟁사는 롯데케미칼, SK케미칼, SKC, LG화학 등 4개사다. 시점은 2019년으로 해당 기업들의 배당 성향은 32.1~59.3%다. 당시 금호석유화학의 배당 성향은 13.87%로 이들 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게 맞다.

하지만 더 들여다보면 해당 기업이 주주친화 정책에 따라 주주 배당금을 급속히 늘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은 석유화학 기업들이 미·중 무역분쟁과 공급 과잉으로 업황 부진에 시달렸던 시기다. 박 상무가 언급한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당시 업황이 그대로 드러난다. LG화학은 당기순이익이 2018년 1조5193억원에서 2019년 3761억원으로 70% 이상 급감했다. 롯데케미칼과 SKC는 각각 1조6419억원에서 7567억원, 1410억원에서 67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SK케미칼만 –164억원에서 50억원으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업황 부진에 시달리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당 배당금도 감소했다. LG화학이 6000원→2000원, 롯데케미칼이 1만500원→6700원으로 줄었다. SKC는 1000원으로 동일했고, SK케미칼은 400원에서 450원으로 50원 증가했다. 해당 시점에 금호석유화학 당기순이익은 5031억원에서 2947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주당배당금은 1350원에서 1500원으로 늘렸다.

같은 시기 시가배당률을 비교하면 5개 기업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배당 성향이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으로 지급된 총액의 비율이라면 시가배당률은 배당금이 배당기준일 주가의 몇 %인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롯데케미칼 2.99%, SKC 1.96%, 금호석유화학 1.94%, SK케미칼 0.7%, LG화학 0.63% 순이다.

동종업계 기준 오락가락…박 상무안 적용되면 ‘역대급 배당금’ 지불

2019년 배당 성향만 놓고 금호석유화학이 배당금을 짜게 주는 회사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당장 2016년 배당 성향만 따져보면 금호석유화학(30.17%)은 LG화학(28.73%), 롯데케미칼(7.34%)보다 배당 성향이 높다.

박 상무가 경쟁사와 동종업계 자체를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당 성향 분석에서는 빠졌던 동종업계 한화솔루션(한화 화학)은 경쟁사와의 투자건수·전략 비교 대상에서는 소환됐다.

한화솔루션이 배당 성향 분석에서 빠진 이유는 2019년 –13.71%의 배당성향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때 한화솔루션은 –24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마이너스 순이익을 본 기업이 배당을 할 경우 마이너스 배당 성향을 볼 수 있다.

당시 한화솔루션 주당 배당금은 193원으로 시가배당률은 1.05%를 기록했다. 박 상무는 배당성향 비교에서는 빼버린 한화솔루션을 10년 동안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 투자 비교를 할 때는 일일이 나열했다.

박 상무가 제시한 1만1000원의 배당금은 동종업계에서 사상 최고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5732억원으로 박 상무 안대로라면 롯데케미칼의 황금기 배당액 수준인 3351억원이 책정된다. 배당 성향은 58.4%다. 상장주식수가 금호석유화학과 비슷한 롯데케미칼이 2017~2018년 당기순이익을 각각 2조2846억원, 1조6419억원을 기록했을 때 이 정도 배당금을 지불했다. 롯데케미칼은 2년 동안 주당 1만500원을 배당했는데, 배당금 지불금이 약 3600억원이다.

그가 비교한 2019년 당시 동종업계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의 배당금 지급액과 비교해도 박 상무 제시안은 터무니 없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당시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073억원, 8956억원으로 지불된 배당금은 각각 2296억원과 1412억원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에 제시한 4200원의 배당금 안은 전년 대비 180% 증가한 수치로 별도 회계 기준 27% 가량을 배당금으로 지불할 계획”이라며 “시가총액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회사의 성과를 바탕으로 측정되는 가치 기준이라 미래 방안과 현금 유보 등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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