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미공개정보 이용 자사주 매입 의혹 검찰 고발
최정우 포스코 회장, 미공개정보 이용 자사주 매입 의혹 검찰 고발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03.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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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인 측 “최 회장, 부정이득 취득 위해 내부정보 알고 자사주 매입”
포스코 측 “임원진, 주가하락 방어와 책임경영 위해 자발적으로 매입”
최정우 포스코 회장. 뉴시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사의 주식을 매매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9일 최정우 회장 등 임원 64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인들에 따르면, 최 회장 등 피고발인들은 지난해 3월 12일부터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POSCO(포스코) 주식 총 1만9209주(약 32억원)를 취득했고, 이로부터 1개월 뒤인 4월 10일 포스코가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포스코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최 회장이 주식을 매수한 지난해 3월 20일 주당 14만4500원(종가 기준)에서 올해 3월 8일 주당 32만15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고발인들은 당시 최 회장 등이 포스코의 1조원 자사주 매입 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주식을 매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업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4조에 따라, 주식회사의 법인과 계열사 임직원들은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공개 내부정보를 해당 회사의 주식 매매에 이용할 수 없다. 향후 수사에서 최 회장 등이 지난해 4월 10일 포스코의 자사주 매입 사실을 미리 알고 자사주를 사들인 것인지 여부를 밝혀 내는 게 핵심인 셈이다.

포스코 측은 이번 고발에 대해 최 회장 등의 주가 매입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포스코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갔고, 이에 임원진 개개인이 주가하락 방어와 책임 경영을 위해 자발적 매입에 나섰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최 회장 등의 주식 매입 금액이 비교적 크지 않고, 향후 주가가 상승했을지라도 이에 따른 실익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정해진 각본 따라 자사주 매입 의혹 vs 정의선·신동빈 등 다수 경영인 자사주 적극 매입 

지난해 1월 말 포스코의 주가는 주당 24만9000원까지 오르며 회복의 기미를 보이더니, 3월 23일에는 주당 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쳐 약 2달만에 반토막 직전까지 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자동차와 조선, 유통업 등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됐고, 포스코와 같은 철강업계의 경우 수출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사측의 주가하락에 대한 불만이 상당해 회사 차원에서 주가 부양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3월 13일 전중선 포스코 부사장이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0일 최정우 회장이 615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후 31일까지 총 65명의 임원진들이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고 그 금액은 수십억원에 달했다. 이 사실은 공시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공개됐고, 4월 10일 포스코 법인이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고발인들은 ‘정해진 각본’에 따라 진행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반론도 제기된다. 당시 경영진이 주가 부양과 주주 가치 제고 등의 목적으로 자사주를 대거 매집한 게 비단 포스코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23일부터 사흘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677억원 어치 사들였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자사주 취득 사실을 공시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하락과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20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의 자사주를 10억원어치나 사들였고, 허세홍 GS칼텍스 사장도 ㈜GS의 보통주 3만4133주를 매수했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금융지주는 손태승 회장을 비롯해 부사장과 전무 등 경영진이 총 3만4164주를 장내매수 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김정태 회장이 지난해 2월 5일과 4월 6일 각각 자사주 2000주와 5668주를 매수했고, 3월에는 함영주 부회장을 비롯해 부사장과 전무 등 경영진이 9844주를 사들였다

포스코의 경우처럼 회사 법인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경우도 다수 있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3월 23일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안건을 결의했고, 같은 날 효성도 240억6308억원 규모의 자사주 42만1420주를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과 한화솔루션, 동국제강 등도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자사주 매입 행보에 나섰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는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 토론회가 열렸다. <뉴시스>

자사주 매입 법인차원 1조원으로 충분 vs 자사주 매입만으로 주가 상승 보장 안 돼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뒤, 법인의 1조원 자사주 매입 결의는 분명 주가 상승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당시 포스코의 주가 하락폭이 매우 컸고, 코스피 지수 변동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상당했기 때문에 단순히 자사주 매입만으로 주가 상승을 보장할 수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당시 포스코가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을 시도하려고 했다면, 임원들이 아닌 법인차원의 1조원 매입만으로 충분했을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연임을 앞둔 시기에 ‘회장 흔들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공개정보는 주요 내부 정보로 극소수만이 알고 주식 매매 등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스코의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게 사실이라면 65명의 임원진이 말을 맞췄다는 건데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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