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포스코 리튬 35조원 잭팟?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
[팩트체크] 포스코 리튬 35조원 잭팟?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3.0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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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회장 연임 앞두고 리튬 염호 가치 재조명 발표
계획대로만 되면 ‘잭팟’…현재로서는 불확실성 높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포스코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발표한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가치 재조명’ 자료가 입방아에 올랐다. 최정우 회장의 연임에 도움이 되도록 기업 가치를 띄우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에도 해당 염호의 리튬 매장량 추정치 상승 자료를 배포했는데, 최 회장의 후보 추천을 결정짓는 이사회를 앞둔 시기였다.

포스코는 지난 3일 ‘리튬 가격 급등에 미래 가치 재조명’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중국의 탄산 리튬 현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의 누적 매출액이 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자료가 배포된 날 국회에서는 ‘최정우 회장 3년, 포스코가 위험하다’라는 토론회가 열렸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최 회장 임기 동안 산업재해가 증가했다는 등의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일각에서 자료가 나온 시기를 놓고 의심을 제기하는 이유다. 포스코 측은 신사업에 대한 의례적 홍보라는 입장이다.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첫 행보…연임 앞두고 치적 강조했나

포스코는 2018년 8월 호주 자원개발회사 갤럭시리소스로부터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광권을 인수했다. 최 회장 취임 한 달 만에 발표된 사업으로 사실상 최 회장의 첫 행보였다. 당시 포스코는 매년 2만5000톤을 20년간 생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포스코 발표에 따르면 해당 염호에는 앞서 추산했던 리튬 매장량 220만톤보다 6배 많은 1350만톤의 리튬이 매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염수 리튬 전문 컨설팅 업체인 미국의 몽고메리사가 국제 공인 규정에 따라 수행했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포스코의 누적 매출치 35조원은 현재 염호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한 리튬을 생산해 현재 시세를 적용해 판매했을 때 전망되는 수치다. 매장량에 현재 시세를 곱해 계산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최근 중국 탄산 리튬 현물 가격이 지난해 7월 톤당 5000달러에서 올해 2월 톤당 1만1000달러를 넘어서면서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포스코는 생산과정에서 최종 추출할 수 있는 비율을 적용해 누적 매출 예상치를 계산했다.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은 염호에서 염수를 뽑아내고 염수에서 추출한 리튬을 통해 최종생산한다. 35조원 매출을 역산하면 리튬 매장량 1350만톤 가운데 20%인 270만톤가량을 추출했다고 가정한 수치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데모플랜트 전경.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데모플랜트 전경.<포스코>

그렇다면 포스코가 밝힌 35조원 매출은 몇 년에 걸쳐 이뤄질까. 이번에 늘어난 매장량은 최 회장이 지난 2019년 10월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 현장을 방문했을 때 배포한 자료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포스코는 당초 염호의 예상 매장량이 연산 2만5000톤의 수산화리튬을 20년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예상했는데, 탐사 결과 이보다 30년 늘어난 50년 이상 지속 생산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단순 계산하면 125만톤이다.

포스코가 이번에 밝힌 35조원 매출을 이루기 위한 270만톤을 추출하려면 이 정도 연산 기준으로는 100년 이상이 걸린다. 다행히 포스코는 2023년 2만5000톤 생산공장을 준공한 뒤 이를 2030년 6만8000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계획이 모두 맞아떨어져도 염호에 매장된 리튬을 다 캐내는 데는 40년 이상이 걸린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35조원 매출이 달성되는 시기는 2063년 이후다. 올해로 창립 53주년인 포스코가 95주년 기념사를 준비하고 있을 시점이다.

신한금융투자에서 내놓은 ‘아르헨티나 염호 가치 상승 관련 코멘트 및 실적 추정’ 보고서를 보면 좀 더 입체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해당 보고서 역시 2023년 연 2만50000톤 생산능력을 갖춘 리튬 플랜트가 준공된 뒤 2030년 중장기 생산 계획에 따라 연 6만8000톤까지 증가하는 시나리오로 매출치를 추정했다.

리튬 가격은 올해 3월 1kg당 77위안보다 높은 80, 100, 120위안의 시나리오를 적용해 매출치를 예상했다. 1위안은 170원, 2030년까지 리튬 플랜트의 생산능력이 점진적으로 증가, 순이익율 20%로 가정했다. 이에 따르면 예상 연간 매출액은 2023년 3400억~5100억원에서 2030년 1조1000억~3조7000억원으로 증가한다.

계획대로만 되면 ‘잭팟’…실패한 염호 사례도 참고해야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지난 2019년 10월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지난 2019년 10월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 데모플랜트 건설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포스코>

현재 시점에서 포스코의 35조원 누적 매출치 추정은 과한 측면이 있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염호 개발이 시작 단계에 불과해서다. 포스코가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데모 플랜트를 가동하기 시작한 게 지난해 8월이다. 2023년 생산설비 준공 목표와 생산능력 증설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리튬 가격도 현재보다 높은 호황이 꾸준히 지속된다고 해도 10년 이상은 족히 걸리는 일이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스스로 투자한 신사업의 가치가 예상보다 증가했다고 판단했을 때 이를 홍보하는 것도 당연하다. 해당 발표 이후 포스코 그룹주가 상승한 것도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 그룹주 주가는 철강 시황이 글로벌 호황을 맞으면서 다른 기업들과 같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리튬 염호 홍보 보도자료는 20~50년 정도 장기적인 전망치로 신사업에 대한 홍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포스코가 이미 아르헨티나 염호 개발에 실패한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 리튬 150만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리튬공장 착공 소식을 알렸던 아르헨티나 포주엘로스 염호는 광권 보유 업체와 계약이 틀어지면서 중단됐다.

포주엘로스 염호는 2016년 당시 포스코가 리튬 생산의 최적지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라고 소개한 장소다. 2014년 연산 20톤의 시험 생산을 완료하고, 2016년 연산 2500톤의 상업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리튬 가격이 계속 뒷받침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리튬 1kg당 가격은 2017년 11월 155위안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고난 뒤 지난해 8월 35위안까지 떨어졌다. 최근 6개월 동안 2배 이상 증가했지만, 가격 변수가 많다. 리튬 회수 기술, 대체 소재 개발, 배터리 사용량 감소, 공급량 증가 등 불확실성 요인이 있다. 몇 년치 평균 리튬 가격도 아닌 현재 시점의 가격에 잠재 매장량을 곱해 수십년이 걸릴 누적 매출량을 발표할 성격은 아니라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장량 곱하기 현재 자원 시세로 평가하는 가치 산정은 거의 보지 못한 방법”이라며 “다만, 누적 매출치를 계산하는 거라면 충분히 할 수는 있는 일인데, 이왕이면 평균치를 적용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염호 가치를 평가하고 싶다면 지분을 들고 있는 다른 회사의 상장 가치와 비교해보면 현재 시장에서 어느 정도 가치라는 걸 추정해볼 수는 있다”면서 “리튬 가격 자체는 워낙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통해 염호의 가치를 살펴보기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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