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농심 오너家 신동원·신동윤·신동익 3형제, 내부거래로 '배당금 잔치'
[심층분석] 농심 오너家 신동원·신동윤·신동익 3형제, 내부거래로 '배당금 잔치'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3.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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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과 직간접 연결된 자회사에 일감몰아주고 거액 배당금
오너가 3형제, 비상장 5개 회사 통해 매년 100억 넘는 배당금 챙겨
장남 신동원(왼쪽부터) 농심홀딩스 부회장,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농심>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국민 라면’ 농심의 창업주 퇴진을 앞두고 경영권을 물려받은 세 아들의 내부거래, 고액배당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창업주인 신춘호 농심 회장이 오는 16일 퇴임 예정인 가운데 장남 신동원 농심홀딩스 부회장,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삼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으로 그룹 재편 및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 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형제가 오너가(家)라는 점을 이용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이를 통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와 영화 ‘기생충’ 영향으로 농심 미국 공장 가동률과 라면 점유율이 급상승했다.<농심, 하나금융투자>

율촌화학 농심관련 매출 40.2% 달해

농심그룹은 농심·농심홀딩스·율촌화학 등 3개 상장사와 엔디에스·농심캐피탈 등 15개 비상장사로 구성돼 있다. 각 회사는 농심 3형제가 분할해서 지배하고 있다. 농심의 지배구조는 신동원 농심홀딩스 부회장을 정점으로 오너일가와 계열사가 지분관계로 얽혀 있다.

농심 지배구조는 장자 상속 중심이다. 신춘호 회장 이후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게 확실한 장남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홀딩스를 통해 율촌화학(31.94%), 농심개발(96.92%), 농심엔지니어링‧태경농산(100%) 등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차남 신동윤 부회장은 농심에 포장재를 납품해 매출을 올리는 율촌화학을 맡고 있다. 2019년 9월 기준 율촌화학의 농심관련 매출은 40.2%에 이른다. 포장재 비중을 낮추기 위해 전자소재 사업부문에 공을 들여왔으나 오히려 매출은 2017년 1807억원, 2018년 1555억원, 2019년 1514억원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3남 신동익 부회장이 경영을 맡은 메가마트는 겉으로는 그룹과 분리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메가마트의 농심관련 매출은 6.9%가량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메가마트에서 수익을 내는 자회사들이 농심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가마트가 100% 지분을 보유한 호텔농심과 농심미분은 2019년 각각 27.9%, 36.36%의 일감을 농심에서 받았다.

메가마트의 알짜 자회사로 소문난 데이터 처리 기업 엔디에스도 같은 해 농심 등 특수관계자 매출이 35.89%에 달한다. 비상장사인 이들 회사는 고배당으로 오너일가에 현금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농심그룹 지분 관계도.<금감원, 공시 자료>

3형제엔 통큰 배당, 일반 주주엔 짠물 배당

농심은 오너 일가에는 통 큰 배당을 하면서 일반 주주에게는 짠물 배당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받으면서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동원F&B, 오리온 등이 배당금을 전년 대비 10% 이상 올렸다. 이와 달리 농심은 연결기준 매출액(2조6398억원)과 영업이익(1603억원)이 전년대비 각각 12.6%, 103.4% 증가했으나 배당금은 한푼도 늘리지 않았다. 이는 농심이 주주친화 경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반면 오너가 3형제는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다. 태경농산은 농심홀딩스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종속회사다. 농심홀딩스는 종속회사인 태경농산의 주당 배당금을 2016년부터 농심 배당액보다 1000원 많은 5000원으로 책정했다. 태경농산은 일반 주주가 없는 비상장 회사라서 배당금 중 상당액이 농심홀딩스를 통해 신동원 부회장 호주머니에 들어간다.  

3남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를 통해 지배하고 있는 알짜 회사 중 하나는 2017년 설립한 농심캐피탈이다. 이 회사의 지분 구조는 메가마트 30%, 엔디에스 19.7%, 휘닉스벤딩서비스 17.5%, 호텔농심 12.8%, 신동익 10%, 신춘호 10% 등이다.

농심캐피탈은 2019년 주당 배당금을 20% 올려 500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신동익 부회장은 2억2300여만원의 배당금을 더 챙겼다.

신동익 부회장이 지배하고 있는 메가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호텔농심은 2016년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6.8% 감소했음에도 현금배당금을 주당 200%인 1만원으로 책정해 오너 일가 배를 불려주기 위한 배당이란 비판을 받았다. 엔디에스, 농심 오너가 3형제는 농심캐피탈 등 농심 그룹 내 대표 자회사 5곳에서 2015년부터 매년 꾸준히 100억원 넘는 배당금을 챙겨갔다. 특히 2016년과 2018년엔 3형제의 배당액이 150억원에 달했다.  

농심 오너가 3형제는 비상장 자회사 5곳에서 2015년부터 매년 100억원 넘는 현금배당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대기업집단 포함될 듯

지난해 농심은 코로나19와 영화 ‘기생충’ 특수를 누리며 부동의 1위 ‘신라면’은 물론이고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그 영향으로 관계사 매출도 덩달아 상승했다. 

재계에 따르면 농심의 15개 계열사 매출을 합할 경우 올해부터 매출 5조원을 넘겨 대기업집단에 지정될 전망이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감시‧규제 대상이 된다.

농심그룹은 그간 대기업집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도 공정위 등 감독당국의 감시에서 벗어나 있었다. 농심이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면서 3형제가 지금처럼 배당금을 챙기기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농심 3형제가 농심홀딩스, 율촌화학 등의 계열분리를 통해 일감몰아주기를 해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포장재와 농산물 등을 고객에게 최고 수준으로 전달하기 위해 실력이 좋은 자회사를 통해 내부거래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일감몰아주기는 관련 제품을 시중가보다 7% 이상 비싸게 주고 산 경우를 이르지만 전수조사 결과 이에 해당하는 경우는 없었다. 내부거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너 일가의 비상장사 고액배당금과 관련해서는 “책임경영을 위해 오너들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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