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압박에 ‘구글 갑질 방지법’ 추진 힘 빠지나
美 정부 압박에 ‘구글 갑질 방지법’ 추진 힘 빠지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12.14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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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글 갑질’ 제재에 미국 ‘통상 압박’ 본격화
전재수 의원 “법 개정 계획대로 진행…공정위 조사도 속도 내야”
<구글 사이트 캡처>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 측에 ‘구글 갑질 방지법’에 대해 통상 불이익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입법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주미한국대사관이 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관련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공문은 주미한국대사관 상무 라인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간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밀 문건으로 관계부처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재수 의원실이 관계부처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논란이 된 일명 ‘구글 갑질 방지법’이 특정 기업을 표적으로 하고 있어 우려되며 통상 문제 등에서 국익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의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 기업은 구글이며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전재수 의원 “관계부처 사실상 묵인”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현재 표류하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입법 추진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지난 9월 구글의 갑질 정책 시행으로 촉발됐다. 구글이 발표한 정책의 주요 내용은 플레이스토어에서 유료 결제가 이뤄지는 음원, 웹툰 등을 포함한 디지털콘텐츠 관련 앱에 대해 자사 결제시스템을 사용하고 결제 수수료 30%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정책 발표 당시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국정감사 마지막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졸속입법이 우려된다며 신중론을 펼치면서 처리가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해당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구글의 입김이 국회에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부담을 느낀 구글은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인앱결제 강제조치를 9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입법 추진서부터 힘이 빠지면서 사실상 연내 통과가 어렵게 됐다. 다만 구글의 정책 시행이 연기되면서 여야는 시간을 두고 진지하게 논의해 나가기로 한 상태다.

국회 관계자는 “야당 의원들이 소위에서 논의 자체를 안한다고 했다가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은 전향적인 태도로 본다”면서 “9개월의 시간 동안 시장의 영향 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기로 합의 했기 때문에 논의 과정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압박에 대해 “앞서 주미한국대사관에서는 구글 갑질 방지법 추진과 관련해 국회에도 통상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미국이 한국의 입법 과정에 우려를 제기한 게 이례적이지는 않다는 점에서 현 단계에서 크게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입법 추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의 압박에 대한 관계 부처의 대응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전재수 의원은 “구글 등 해외 글로벌 콘텐츠제작사(CP)를 규율하는 입법에 대한 미국의 개입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 측의 우려를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과기부, 공정위 등 관계부처가 사실상 묵인하고 있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EU 등 해외와 비교해보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밀이라는 이유로 대응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의원은 “법 개정은 계획대로 진행하되, 이와 별개로 현행 공정거래법·약관규제법으로도 충분히 제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정위 조사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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