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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현대家 DNA ‘뚝심’ 보여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家 DNA ‘뚝심’ 보여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12.04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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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왕성한 ‘식욕’…몸집 계속 키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백화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백화점>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올해 내내 지속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재계 전반이 움츠러든 가운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정중동(靜中動) 경영’이 한해를 정리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위기 상황임에도 3~5년 단위로 계획했던 유통·식품·패션 부문의 중장기 사업전략을 차질 없이 단계별로 진행했으며 주요 계열사들이 신사업에도 진출했다.

조용한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정 회장 특유의 경영 스타일이 그 어느 해보다 돋보인 한해였다는 평가다. 어떤 기업이든 새로운 것을 추진하기 꺼리는 상황에서도 신사업에 과감히 도전하고 기존에 세웠던 사업계획을 미루지 않는 뚝심을 보여줬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4조7413억원을 올렸다. 코로나19가 없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0.4%)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667억원으로 지난해 1867억원에서 63.7% 급감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현대백화점이 2021년 고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한화투자증권은 유통분야 ‘2021 연간전망’ 보고서에서 현대백화점은 내년 매출이 전년 대비 10.1% 상승한 7조7962억원, 영업이익이 67.8% 성장한 3101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올해 새로 문을 연 면세점 동대문점(2월)·인천공항점(9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6월)·남양주점(11월)이 있다.

남성현 연구원은 ”면세점 부문에서 올해 3분기부터 외형확대에 따른 이익개선 효과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적자폭은 급격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면세점 적자는 약 55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내년에는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약 280억원 이상의 적자폭 축소가 예상된다. 아울렛 신규출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내년 2월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은 6000억원 이상의 연간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감한 ‘베팅’으로 면세점 사업 흑자전환 계기 마련

지난 3월 현대백화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제1여객터미널 DF7 구역(패션·잡화) 사업권을 획득했다. 입찰 당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였고 높은 임대료로 기존 사업자들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신세계·롯데·신라 등 빅3도 입찰에 참여했지만 여러 위험 요소 때문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였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과감한 베팅으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DF7 구역 사업권을 획득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현대백화점은 다른 업체들보다 약 100억원 이상 높은 입찰금액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2월 시내면세점인 동대문 오픈에 이어 9월 인천공항점이 무사히 오픈함에 따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올해 3분기 면세점 순매출액은 2554억원으로 지난해 989억원에서 158.1% 성장했다. 적자폭은 171억에서 118억원으로 53억원 줄어들었다.

2021년 2월 오픈 예정이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 조감도. 현대백화점
2021년 2월 오픈 예정이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 조감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면세점부문 지난해 총매출은 7932억원이었다. 올해 3분기 누적 총매출은 934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영업손실 규모도 2019년 1분기 236억원에서 계속 줄어들어 올 3분기에는 118억원까지 낮아졌다.

정지선 회장의 면세점 사업에 대한 통 큰 베팅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면세점은 몸집을 키워야 수익성이 높아지는 특성이 강하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다른 면세점들이 사업적인 특성보다 사업 리스크를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한 반면, 정 회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한 투자로 면세점 사업 규모를 확장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비상(非常)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기존 전략의 문제점을 보완·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 회장은 “시장과 고객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해 완벽한 계획을 수립하고 최적의 타이밍에 실행하기란 불가능하다”며 “기민한 판단을 통해 빠르게 실행하고 계획을 보완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 도약 기반 마련

올해 현대백화점은 정 회장이 강조한 바와 같이 면세점 사업을 비롯해 여러 사업 부문에서 기존 전략의 유지와 보완·실행이 함께 가는 특유의 경영 스타일을 드러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과 남양주점은 ‘교통 요지’와 ‘대도시 인접’이라는 현대백화점 아울렛 사업전략이 그대로 녹아 있다. 두 곳 모두 교통 접근성과 대단위 주거단지 등 배후 수요가 풍부한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광역 상권 공략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다. 내년 2월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가칭)은 영업면적 8만9300㎡(약 2만7000평)에 달하는 서울지역 최대 규모의 초대형 점포로 현대백화점의 노하우를 100% 녹여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형 유통망 확대와 더불어 온라인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전문몰(현대H몰·더현대닷컴·더한섬닷컴·리바트몰 등) 중심의 온라인 사업 전개와 더불어,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 식품 전문 온라인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을 선보였다. 5000여개의 현대백화점 식품관 제품을 통째로 집으로 배달해준다는 콘셉트로 새벽배송과 더불어 낮 시간에는 백화점 식당가 음식을 인근 지역으로 1~2시간 내 배송해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도 지난 3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Greating)’을 론칭하며 케어푸드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대그린푸드는 5년 전 케어푸드를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정하고, B2C 연화식 브랜드(그리팅 소프트, 2016년) 론칭과 식품제조시설 스마트푸드센터(2020년 3월, 833억원 투자) 완공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착착 진행해 왔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 현대백화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 <현대백화점>

패션 전문기업 한섬은 코스메슈티컬(의약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인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한섬이 패션 외 이종 사업에 진출한 건 1987년 창사 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섬은 지난해 사업 목적에 화장품 사업을 추가하고 1년간 ‘타임옴므’ 브랜드로 증정용 화장품을 시범 제조하는 등 신사업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번 신사업 추진을 통해 현대그린푸드는 기존 단체급식서비스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B2C 식품제조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됐고, 한섬은 패션에 편중된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서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또한 지난 8월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기업 SK바이오랜드를 1205억원에 인수했다. SK바이오랜드는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이 주력으로 천연물을 활용한 추출·발효·유기합성 등에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그룹 위상 한 단계 높일 것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가 화장품 원료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고 향후 그룹의 사업 확장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 그룹의 비전인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으로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지선 회장은 경영환경 변화나 특정 이슈에따라 일희일비해 사업을 진행하기 보다는 3~5년 단위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필요할 경우 사업을 확장하거나 축소하는 등 신축적으로 진행하는 ‘정중동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경영환경에서 고용 창출 등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관련해 “변화하는 고객 가치에 맞게 기존의 사업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더 잘하는 것(Do better)’에 머물지 말고 ‘다르게 행동(Do different)’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사의 사업 특성에 맞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당시 정 회장은 “온라인 쇼핑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음을 감안해 온·오프라인 사업을 통합적 관점으로 보고,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사업방식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2월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에는 정 회장의 이러한 주문이 집약될 것으로 보 인다. 아직 여의도점에 대한 정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해 이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온·오프라인이 융합하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예측이다.

현대백화점은 2018년 AWS와 전략적 협력 협약(SCA)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원들에게 “아마존의 혁신 사례를 연구해 현대백화점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와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파크원에 들어서는 여의도점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발하라”고 주문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한섬의 화장품 사업, 현대그린푸드의 B2C 사업 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은다. 정지선 회장의 경영 스타일인 ‘정중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의 융합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존 질서를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겉으로 보기에 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에 대한 희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지선 회장의 ‘정중동’ 전략이 어느 정도의 사업적 성과로 나타날지 지켜볼 일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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