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창업’ 성공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초격차’ 승부수
‘제2 창업’ 성공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초격차’ 승부수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0.11.30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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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카드업계와 초격차, 이젠 빅테크와 어깨 나란히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신한카드>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그동안 애플 아이폰 이용자는 삼성페이처럼 ‘터치결제’(마그네틱 보안전송 결제)를 사용할 수 없었다. 애플은 동일한 결제방식의 애플페이를 한국에 출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동시에 카드사로부터 0.15%의 결제 수수료를 요구했다. 국내 카드사들은 수수료와 단말기 보급 부담 등의 이유로 애플페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신한카드는 자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참가기업인 단솔플러스와 협업해 아이폰 터치결제가 가능한 스마트폰 케이스를 개발했다. 케이스를 씌운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대면 삼성페이처럼 결제가 가능하다. 지난 9월과 10월 각각 2000개씩 출고된 이 케이스는 출고 하루 만에 완판 됐다. 신한카드는 케이스에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하고 최근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 케이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이폰 결제 케이스 출시는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시장을 장악한 삼성페이에 대한 반격이자, 신한카드의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 사례다. 이처럼 임영진 사장은 신한카드를 디지털 회사로 탈바꿈하며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신한페이판’에 승부수

임영진 사장은 핀테크의 결제시장 진입이 활발하던 2017년 3월 사령탑을 맡았다. 그는 취임 첫날부터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취임식에서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차별된 고객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가맹점 혜택의 실물카드 출시보다 혁신적인 간편결제 도입을 역설한 것이다.

임 사장은 2017년 9월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미래전략아젠다로 ‘트리플 텐(Triple 10)’을 발표했다. 10년 안에 국내 10대 디지털 기업, 글로벌 수익 비중 10%, 신성장 영업자산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개인 맞춤형 상품 서비스, 고객과의 모바일 접점 강화를 제시했다. 그해 12월에는 명동사옥에서 을지로 신사옥으로 옮긴 것을 계기로 ‘제2 창업’을 선포했다. 지금부터 디지털 회사로의 첫 출발이라는 다짐이었다.

대표적인 성과는 2018년 10월 신한PayFAN(신한페이판) 출시로 나타났다. 앱카드 앱(App)인 신한FAN(신한판)에 간편결제 기능, 초개인화 서비스를 가미해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시켰다. 이후 자산관리, 보험 쇼핑, 편의점 무인결제, 아마존, 페이스페이(안면인식결제), 앱 내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디지털 지갑(마이월렛) 등의 기능을 추가해 기능성을 제고했다. 이용자 수는 신한판(1000만명) 때보다 260만명 증가했다.

신한페이판은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금융 플랫폼 입지를 굳혔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7월 이용자 수가 가장 많았던 금융앱은 삼성페이(1194만명)였다. 이어 토스(750만명), 카카오뱅크(684만명), KB국민은행 스타뱅킹(572만명), NH스마트뱅킹(545만명), 신한 쏠(502만명), ISP/페이북(440만명), 신한페이판(372만명), 우리은행 우리WON뱅킹(352만명) 순으로 경쟁 카드사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신한페이판은 신한카드의 디지털 영업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2020년 3분기 신한금융 그룹사별 실적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디지털부문 영업이익(경비차감전)은 4314억원으로 은행(2436억원), 금융투자(2052억원), 생명보험(242억원)을 크게 앞섰다.

수수료·금리 악재, 상품 기획력·수익 다각화로 상쇄

임영진 사장이 취임할 당시 카드업계는 문재인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어려운 업황에 빠져들고 있었다. 금융당국이 마케팅 비용 감축, 과도한 모집 관행 개선을 요구한 탓에 업계 1위의 지배력을 십분 활용하기도 어려웠다.

임 사장이 선택한 길은 호소력 있는 상품 기획이었다. 신한카드는 2017년 10주년을 기념해 딥드림(Deep Dream) 카드를 출시했다. 연회비가 8000원으로 저렴한데도 전월 이용실적과 무관하게 모든 가맹점에서 최대 0.8% 적립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용자에게 어필돼 출시 5개월 만에 100만장 발급을 돌파했다.

새로 떠오르는 개인화 시장에서는 DIY(Do It Yourself·소비자선택)형 딥드림 카드로 승부했다. 2019년 11월 출시한 딥메이킹 카드는 이용자가 직접 적립영역(17개), 적립률(17%포인트)을 선택할 수 있고, 함께 나온 딥테이킹 카드는 사용자가 많이 이용한 영역을 자동으로 선정해준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라 신상품 출시를 망설이고 있을 때 이 같은 상품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했다.

신용판매·카드대출에 의지하지 않고 수익 다각화도 추진했다. 캐피탈이 주도하는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일찍 뛰어들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할부금융과 리스 등의 영업자산은 2019년 말보다 각각 8.2%, 20.9% 증가했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 있어서도 계열사 최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 개인 간 신용카드 기반 송금 등 6개가 선정됐으며 신한금융투자와 공동으로 진행한 ‘자투리 결제금액의 금융투자’도 별도로 1개 있다.

이력·실력 모두 챙겼다…차기 회장 노릴까

임영진 사장은 디지털 전환, 호실적 등을 바탕으로 연임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동시에 향후 조용병 회장 시대를 이을 신한금융지주의 회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1986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그는 1998년 비서실장으로 행장을 보좌했고, 2003년 오사카지점장으로 일하면서 재일교포 주주들과 인연을 맺었다.

귀국 후에는 영업추진본부장,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친 뒤 지주사 부사장과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겸직했다. 2015년 서진원 전 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공백이 생겼을 때는 조용병 행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행장 직무를 대행했다.

유력한 경쟁자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다. 임 사장과 진행장 모두 조용병 회장의 ‘사람’으로 꼽히는 만큼 본격적인 후계자 경쟁은 앞으로 2년간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업계를 두루 거친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임 사장은 이력이나 실적 면에서 두루 검증된 인물로 야심이 크다”며 “마이데이터 등 혁신사업과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차기 회장직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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