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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7:30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홍보 부족에 기지개 못 펴는 ‘펫보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홍보 부족에 기지개 못 펴는 ‘펫보험’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0.08.31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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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초기 반짝 인기, 시간 지날수록 실적 부진
상품 경쟁력 일본 수준인데, 소비자 선입견 개선 못시켜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펫퍼민트'의 올해 상반기 신규 가입자는 6050건으로 전분기 대비 19%가량 적었다.<메리츠화재>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한동안 생기를 보였던 펫보험(반려동물 상해·질병 및 배상책임 보장) 시장이 최근 부진한 모양새다. 보장성이 떨어지는 보험에 가입하느니 차라리 적금을 들겠다는 ‘집사’(반려동물 주인)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상품 경쟁력은 1~2년 전보다 다소 개선된 모습이나 보험사의 홍보가 적극적이지 않은 측면이 크다. 무엇보다 해당 분야 전문가인 수의사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펫보험 시장의 대중화가 요원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리츠화재보험의 펫보험 ‘펫퍼민트’ 신규 가입은 6050건에 머물렀다. 지난해 상반기(1만450건), 하반기(7479건)와 비교하면 각각 42.1%, 19.1% 적은 수치다.

지난해 펫퍼민트보험은 업계 평균 대비 높은 보장성,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의 광고모델 활동, KBS <개는 훌륭하다> 협찬 등으로 입소문을 탔지만 올해 들어 실적이 부진하다. 업계 선도 상품이다 보니 펫보험 시장 부진의 신호로 여겨진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2018년 10월 출시 이후 2019년 상반기까지는 신상품 출시에 따른 높은 관심도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후 처음보다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은 어떤 상품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 기간 길어지고 보장도 강화됐는데…

국내 전문 펫보험을 판매 중인 손보사는 메리츠화재(펫퍼민트), 삼성화재(애니펫), 롯데손해보험(마이펫), 한화손해보험(펫플러스), DB손해보험(아이러브펫), 현대해상(하이펫애견), 에이스손해보험(펫밀리) 등 7개사다.

이들 업체는 최근 펫보험 상품성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가 갱신주기 3년짜리 상품을 내놓자, 삼성화재 등 경쟁사들도 동일한 움직임을 보였다. 갱신기간이 기존 1년일 때는 매년 보험료가 올랐으며 상당 금액의 보험금 수령 시 갱신이 거절되는 경우가 있었다.

보장 대상도 크게 늘었다. 소형견이 자주 앓는 슬관절·고관절 탈구는 과거 보장 대상이 아니었으나 이제는 특약에 가입할 경우 보장 받을 수 있게 됐다. 치석 제거 등 구강질환 시술비를 보장하는 특약도 생겼다.

신규가입 연령한도 역시 늦춰졌다. 삼성화재 애니펫은 지난해 1월 출시 당시 생후 3개월 이상 4세 미만의 반려견만 가입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8세 미만까지 가능하다. 배상책임에 초점을 맞춘 에이스손보의 펫패밀리는 1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상품 대부분은 노령견 진입시점인 8세까지다. 갱신연령은 20세까지 가능해졌다. 약 2년 전만 해도 11세가량이 갱신 마지막 시점이었다. 

부족한 홍보에 늘어나는 ‘적금족’

‘집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구실을 하는 포털 카페를 살펴보면 최근 들어 펫보험보다 적금을 권유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보험사들이 비용부담이 큰 고객의 보험 갱신을 거절할 수 있고 상품성도 아직 부족해 차라리 개인적으로 적금을 들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게 낫겠다는 내용이다.

펫보험은 보상비율이 70%, 50% 두 가지로 나뉘는데, 70% 상품의 입원·통원 보험금은 하루 최대 15만원, 수술은 1회당 150~200만원으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보상비율 70%의 DB손보 보험에 가입한 견주가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3일 입원시키고 수술을 1회 받으면 200만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최대 140만원이다. 지급한도액은 입·통원비 1일 15만원, 수술비 1회 150만원을 적용하면 195만원이지만 보상비율 70%에 막혀 이보다 55만원을 덜 받게 된다. 이와 반대로 지급한도액을 꽉 채워 보상비율 70%에 미달하는 수준의 보험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견주 A씨는 “보상비율이나 지급한도액이라는 두 가지 지급기준 때문에 보험금은 기대보다 덜 나오게 된다”며 “이런 보험을 한 달에 5만원씩 내고 유지할 바에 적금을 넣는 게 더 낫다”며 “매년 60만원씩 노령견이 되는 시점까지 8년을 모으면 480만원을 적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손보사의 보장수준이 펫보험 선진국인 일본에 크게 뒤지는 수준이 아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으려는 보험사들의 홍보가 부족하다.
실제 일본 펫보험 1위 손보사 애니콤의 월 보험료나 지급한도액은 DB손보와 비슷하고, 오히려 메리츠화재보다 못하다. 다만, 아직 손해율이나 고객 기반은 일본에 못 미치는 만큼 시장을 천천히 늘려야 손해 리스크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칫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다가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을 사리고 있는 셈이다.

물론 상품성 개선은 더 필요하다. 일례로 삼성화재 애니펫 보험의 배상책임 특약에 진돗개는 가입할 수 없다. 삼성화재가 진돗개와 풍산개, 삽살개를 도사, 핏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마스티프 등 현행법상 맹견처럼 여기고 있어서다.

수의사 B씨는 “진돗개가 동물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오면 직원들이 모두 보호 장구를 갖추고 긴장하는 것은 사실이나 국견들임에도 배상책임 특약에 가입할 수 없는 건 의아하다”고 말했다.

맹견 견주들의 불만도 나온다. 핏불 테리어를 키우는 C씨는 “맹견이기 때문에 배상책임이 보장되는 상품에 더 가입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는데 오히려 가입하기 어렵다”며 “보험료를 높이면 될 일이지, 가입까지 원천적으로 막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수의사 직원 없는 손보사…日 애니콤 성공사례 배워야

일본 애니콤은 반려동물 특화 손해보험사로 현지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60%)다. 태생에서 알 수 있듯 회사 직원 상당수가 수의사다. 수의사 출신 직원들은 반려동물 질병예방을 관리하고 고객에게 교육과 식단에 대해 조언한다. 

회사 소유 혹은 제휴 병원에서 진료, 동물의료 표준화 등 업무를 맡기도 한다. 특히 보험금 지급 결과를 기반으로 한 동물 질병 통계와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회사의 손해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반면 국내 손보사 가운데 수의사를 직원으로 채용한 회사는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두 곳뿐이다. 두 회사 모두 상품 기획 단계부터 수의사를 배치했지만 상품이 어느 정도 팔린 현재까지도 회사 당 1명뿐이다. 다른 손보사들도 수의사와 함께 펫보험을 만들었으나 어디까지나 자문을 구하는 수준이다.

수의사 D씨는 “보험사들은 손해가 무서워 적극적으로 홍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며 “적극적으로 수의사들을 채용해 데이터 분석, 이를 통한 손해율 관리, 상품성 개선을 해야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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