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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8 19:19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고성능 구조용 소재 합금설계·제조 기술’ KIST 서진유 박사
‘고성능 구조용 소재 합금설계·제조 기술’ KIST 서진유 박사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7.0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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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하고 오래 가는 구조용 소재 개발한다

 

서진유 KIST 에너지소재연구단 박사.<KIST>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주요 산업에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산업의 근간이 되는 소부장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그 중 하나가 플랜트 산업이다. 플랜트 산업은 우리나라의 인프라를 이루고 있는 중요한 분야로, 포항제철과 같은 세계 굴지의 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주요 플랜트 공정 특성상 고온, 고압 등 특수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버틸 수 있는 구조용 소재가 필요한데, 이 소재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 6월 24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만난 서진유 에너지소재연구단 박사는 “플랜트의 운전 조건이 갈수록 가혹해지면서 여기에 쓰이는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플랜트 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기술보다는 소재 기술을 통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구조용 소재란 무엇을 말하나요?

“힘을 받더라도 변형되거나 깨지지 않고 오랜 시간 안전하게 버텨주는 소재를 말합니다. 예컨대 고층빌딩을 건설할 때 건물의 뼈대가 되는 철골구조에 쓰이는 철강소재가 대표적인 구조용 금속소재입니다. 구조용 소재는 건축물 자체의 무게도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버텨줘야 하고 지진과 같은 자연 재난의 피해도 최소화해야 하며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빨리 무너지지 않고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줘야 합니다. 건물, 교량 등과 같은 사회 인프라와 더불어 자동차, 철도, 항공, 선박 등 교통 분야에서도 다양한 구조용 소재가 중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플랜트는 어떤 공정들을 포함하나요?

“플랜트는 사전적인 의미는 공장을 뜻하지만, 산업계에서는 전기, 석유, 가스, 담수 등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를 뜻하기도 합니다. 즉, 필요한 물질이나 에너지를 얻기 위해 원료나 에너지를 공급해 물리적, 화학적 작용을 일으키는 대규모 장치나 공장 시설을 의미합니다. 정유·석유화학 플랜트가 대표적이며 석탄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최근에 주목을 받고 있는 복합화력발전소 등의 발전 플랜트들도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정유·석유화학 플랜트는 수입한 원유를 증류하여 다양한 연료·원료나 화학제품을 만듭니다. 발전플랜트에서는 일반적으로는 연료를 연소시켜서 나오는 열이나 핵연료의 분열반응 과정 중에 만들어진 열을 이용해서 물을 끓여 만들어진 고온·고압의 증기의 힘으로 발전기(터빈)를 회전시켜 전기를 생산합니다.”

-플랜트에서 쓰이는 금속소재들의 조건은요?

“앞에서 설명해 드린 건축물, 교량 등 사회 인프라에 쓰이는 구조용 소재의 조건에 더해 플랜트 운영 특성에 맞는 추가의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플랜트에서 다루는 원료들에 의해 부식되지 않고, 고온·고압 공정에서 오랜 시간 동안 변형되지 않고 버텨줘야 합니다. 또 플랜트뿐 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 쓰이는 소재들이 만족해야 하는 조건이기는 하지만 대규모 플랜트 건설 비용과 향후 설비 교체 비용을 고려해서 소재 비용이 낮아야 합니다.”

-그러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플랜트가 동작하는 조건이 매우 가혹하며 30년 정도의 오랜 시간 동안의 운영을 목표로 건설되기 때문입니다. 운영되는 기간에는 소재의 파손으로 인한 운전 중단 사고는 없거나 최소화해야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석탄화력발전소를 예를 들면, 발전기를 회전시키기 위해 보일러에서 고온·고압의 수증기를 석탄을 연소시켜서 얻는데, 이 증기의 온도와 압력이 가장 최근에 국내에서 지어진 발전소의 경우 624℃의 온도와 270 기압입니다. 증기를 만드는 과정과 만들어진 증기를 터빈까지 옮겨가는 과정 중에 많은 양의 금속 튜브가 필요하며 이 금속튜브들은 624℃ 온도에서의 270 기압의 수증기가 밀어내는 힘을 버텨야 합니다.”

-내열금속 소재와 에너지와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에너지 전환 과정의 경우 온도가 높아지면 전환효율이 높아집니다. 발전소의 경우에도 증기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발전효율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발전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동일한 양의 연료를 연소시켰을 때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며, 더불어 동일한 양의 전기를 생산하면서 더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화력발전의 경우, 지난 60년 동안 증기 온도가 70℃ 정도 상승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증기 온도의 상승, 즉 발전효율의 상승은 주로 고온·고압을 버틸 수 있는 소재가 개발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고엔트로피 합금 조성을 도출하기 위한 후보조성 도출 과정.<서진유>

-내열금속 소재가 충분한 강도를 가지지 못할 경우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나요?

“금속공학 실험실에서는 높은 온도에서 재료의 강도를 알아내기 위해서 시험편의 온도를 높인 후 수 분 동안 재료에 변형을 주면서 필요한 힘을 측정합니다. 하지만 높은 온도에서는 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져서 작은 힘에서도 느린 변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즉, 그 온도에서 재료의 강도를 알고 있더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재료의 강도보다 작은 힘을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가해준다면 재료를 천천히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이 변형을 천천히 일어난다고 해서 크리프(creep) 변형이라고 합니다. 크리프 변형이 누적 되면 결국 보일러 튜브가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부풀어 오르다가 내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버리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어떤 소재가 사용됐으며, 한계점은 무엇인가요?

“내열특성을 갖는 철강소재(내열강)와 니켈계 합금(초합금)소재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철강소재는 결정구조에 따라 페라이트계 내열강과 오스테나이트계 내열강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세 가지 소재들의 사용가능 온도는 페라이트계 내열강, 오스테나이트계 내열강, 니켈계 초합금으로 갈수록 높아집니다. 하지만 소재비용 또한 가파르게 증가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산업계에서는 필요한 사용 온도에 따라 소재를 골라서 사용하거나,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부분은 고가의 소재를 쓰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부분에서는 저가의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기존의 합금들이 워낙 다양하게 개발돼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소재비용을 더 낮추면서 과거와 동일한 성능을 얻으려는 노력과 가장 고온에서 쓰이는 니켈계 초합금의 한계온도를 더 높일 수 있는 소재의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성능 구조용 소재의 합금설계 및 제조 기술’이란 무엇인가요?

“구조용 금속소재에서는 원하는 성능을 얻을 수 있도록 미세조직을 잘 제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세조직이란 금속소재를 구성하는 주된 결정들의 크기, 주된 결정들 내부 또는 경계면에 존재하는 작은 입자들의 종류·특징·크기·양 등으로 결정됩니다. 작은 입자들은 제2상이라고도 부릅니다. 구조용 금속소재 내부에는 다른 결정구조를 갖는 작은 입자들이 흔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2상의 크기도 크고 그 양도 전체 부피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클 수도 있습니다. 제2상의 크기와 양은 합금원소를 어떻게 첨가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제2상의 성질에 따라 전체 소재의 특성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세조직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고성능 구조용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떤 미세조직을 갖는 것이 가장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해야 하고, 그 다음에 원하는 미세조직을 갖도록 합금설계를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어진 합금성분에서 미세조직을 최적화할 수 있는 제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고성능 구조용 소재의 합금설계 및 제조 기술’이란 새로운 합금 조성을 도출하기 위한 기술과 주어진 조성에서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조 기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전산재료과학과 소재의 미세조직에 대한 첨단 분석 기술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간 박사님이 중점적으로 연구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플랜트용 구조용 소재를 찾는 노력 중의 하나로 최근에 새로운 개념으로 소개된 고엔트로피 합금의 고온 크리프 특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철강이나 니켈계 합금은 각각 철과 니켈을 가장 많이 포함하면서 다른 미량의 합금 원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합금입니다. 반면에 고엔트로피 합금은 유사한 원소들을 동등하거나 비슷한 비율로 가지고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합금의 조성 범위를 벗어난, 즉 새로운 조성 영역을 탐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습니다. 주된 원소를 정해놓고 추가할 미량 원소를 조금씩 바꿔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동등한 비중을 갖는 여러 개의 주요 원소들의 함량을 변화시켜가면서 합금의 성질을 조절하기 때문에 합금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 경우에는 매우 많은 후보합금조성이 존재해 많은 양의 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산재료공학의 도움을 받아 일부 관심 있는 조성들을 추려내 실험을 합니다. 이 연구를 지속해 향후 의미 있는 새로운 합금들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존의 내열강에 대한 연구도 짧게 말씀드리면, 용접부의 내열특성에 대한 연구를 주로 수행했습니다. 용접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현재 플랜트에서 높은 온도에 노출되는 부분은 고가의 소재를 쓰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부분에서는 저가의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에 고가·고성능의 소재와 저가·저성능의 소재를 붙인 용접부가 플랜트에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용접부가 실제 플랜트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텨줄지에 대한 연구는 실용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최근 연구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더 많이 쓰게 될 수소와 구조용 금속소재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입니다. 수소는 앞으로 우리가 더 많이 쓰게 될 것이므로 수소를 저장하고 운반하기 위한 소재와 수소를 이용한 반응기 등에 쓰일 소재가 많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수소는 연소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더라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청정에너지캐리어라고 불리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원자인 수소 원자는 금속의 결정 격자 내부에 침투할 수 있습니다. 금속 원자들의 사이로 수소 원자가 끼어 들어가게 되면 금속의 파괴를 앞당길 수도 있기 때문에 수소 분위기에서는 금속소재를 선정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상온에서 뿐만 아니라 높은 온도에서도 금속의 내부로 침투한 수소에 의한 취화 현상이 일어나지만, 아직까지 상온보다 높은 온도에서의 수소취성 현상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습니다. 정유플랜트의 고도화설비에서는 높은 온도에서 반응기에 수소를 주입하는데 높은 온도의 수소분위기에서의 반응기 소재의 안정성이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는 재생에너지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고온 수소 반응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고온 수소분위기에서의 소재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고온의 수소분위기에서 구조용 소재의 크리프 거동을 평가하는 장치를 개발해 현재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데이터들이 향후 중요하게 쓰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떤 기대효과가 있나요?

“고엔트로피 합금을 이용한 신소재 개발은 기존의 소재들이 갖는 화학성분의 영역을 벗어나서 새로운 합금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하나의 고정된 주요 원소에 기반한 합금개발이 아니라 여러 개의 동등한 비율을 갖는 원소들의 조합에 기반해서 새로운 소재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소재들이 갖지 못했던 새로운 성능의 조합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가령, 높은 고온 강도 혹은 크리프 강도와 내산화 특성의 최적 조합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내열 구조용 소재의 강도를 높이는 방식인 고용강화와 석출강화에서 고용강화를 극대화시킨 합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용강화효과를 극대화한 합금을 도출하고 여기에 석출강화 효과를 덧붙일 수 있다면 기존의 합금을 뛰어넘는 신합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기술 개발 단계는 어디쯤 인가요?

“고엔트로피 합금 개념을 이용한 엔지니어링 신소재의 개발은 초기 단계입니다. 새로운 합금을 찾는 단계이며 새로운 후보 물질들이 도출되면 그 이후에 생산 공정, 실제 환경 적용 연구 등의 최적화 연구와 신뢰성 검증이 필요합니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완되어야 할 부분은 없나요?

“구조용 소재는 신합금이 개발되더라도 소재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여러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한 최적화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래 100대 기술로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구조용 금속소재는 이를 활용하는 산업이 보수적이어서 새로운 소재를 받아들이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연구에 대한 투자 대비 성과가 빨리 나오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다만 발전플랜트의 경우 플랜트의 운전 조건이 갈수록 가혹해지고 있어서 가혹한 조건에서 쓰일 수 있는 소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플랜트 산업 경쟁력을 고려할 때 관련 소재 기술은 앞으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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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유 박사>

1991~1995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학사

1995~1997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석사

1998~2003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

2003~2008 미국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Caltech) 박사

2009~2015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2015~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2015~ UST KIST School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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