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조종사들, 집 팔고 차 팔고 대리운전 하며 비참하게 산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들, 집 팔고 차 팔고 대리운전 하며 비참하게 산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6.10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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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 인터뷰..."창업주의 족벌경영이 근본 원인"
5개월 간 체불된 임금 250억원을 두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노동자들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5개월째 이어진 임금체불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임직원의 임금을 40%만 지급했고, 3월부터는 아예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임금을 지급한 1월과 2월에도 국민연금 등 4대 보험료를 체납했다. 급여명세서에는 월급에서 보험료를 공제했다고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납부하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의 시정 지시에 따른 체불 임금 지급 시한인 지난 9일을 결국 넘겨 검찰에 형사 고발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체불 임금 규모는 250억원에 달하는데, 최근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체불된 임금 중 2~3월 지급분인 100억원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근로자들이 반납할 것을 제안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희망퇴직한 직원들의 임금 48억원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서로 임금체불의 책임을 미루며 대치 중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임금체불 등의 이슈를 직접 해결해줄 법적인 자격이 없다.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며 인수 후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입장은 사실상 계약 조건 변경과 같다”는 주장이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체불임금은 제주항공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확인했다는 것이 이스타항공 측 얘기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셧다운(운행중지)에 들어간 상태다.

양측의 협상이 답보 상태를 이어가면서 애꿎은 직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9일 임금체불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이야기와 저간의 사정을 듣기 위해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이스타항공이나 제주항공이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면 게재할 예정이다.

이날 통화에서 박 위원장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대리기사부터 택배기사,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하는 이들이 많다”며 “뿐만 아니라 차도 팔고 집도 팔면서 생활이 비참해졌다. 이것은 조종사들을 비롯해 1600여명 모든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얘기”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임금체불의 근본원인은 창업주인 이상직 국회의원의 무책임한 족벌경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상직 의원이 실질적으로 경영을 챙기고는 있으나 매각대금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발을 빼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제주항공에 회사를 매각해서 받게 되는 545억원으로 체불임금을 해소할 수 있고,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시장에 내놓는다면 임금지급 여력이 생길 것이란 입장이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지배기업이며,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사실상 소유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을)의 딸 이수지 이스타항공 상무 겸 이스타홀딩스 대표가 지분 33.3%를, 아들 원준 씨가 6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아래는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뉴시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뉴시스>

- 5개월째 임금체불로 현재 조종사들이 겪고 있는 생활고가 심할 것 같다.

“비참하다. 임금이 2월부터 제대로 안 나왔기 때문에 대리기사로도 뛰고, 가지고 있던 차도 팔고 집도 팔더라. 쿠팡맨으로 일하시는 분들도 있고 건설현장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황은 이스타항공 조종사 262명의 문제일뿐만 아니라 1600여명 모든 직원들이 겪는 일로 알고 있다.”

-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에 대한 규탄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이상직 의원은 일단 2018년부터 사실 이 회사를 매각하려는 의도로 2019년 한 해를 고의적인 적자를 냈다. 오로지 이 회사를 매각해서 매각대금만 챙기려는 생각 밖에 없었다. 2018년을 보면 이 회사는 다른 회사하고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적자를 내고도 사람을 계속 뽑았다. 일종의 몸집 부풀리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으로 매각이 결정되면서 구조조정과 휴업, 셧다운조치 등을 사실상 제주항공이 리드했다. 제주항공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갑을관계’였기 때문이다. 갑을관계가 형성된 배경으로 우리는 제주가 이스타 실사를 하면서 매우 불법적인 것을 발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 이스타젯과의 문제, 과도한 결손금 처리 문제도 있었을 것이다. 돈의 흐름이 비정상적인 흐름이 있었을 것인데, 제주는 이러한 것을 알고도 인수하려고 하는 거고. 그렇다면 불법요소에 대해 눈을 감고 인수하는 것이니 갑을관계가 형성됐을 수밖에 없다. 이 모든 책임에 이상직 의원은 한 발 빠져 있다. 딸과 아들 명의로 주식을 바꿔놓고 이익은 본인이 챙기고 있다.”

-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있나?

“그 실체는 이스타항공의 매각 주체로 있는 사람들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이스타항공 임원을 보면, 기획전무는 19대 의원시절 본인의 전 보좌관, 실질적으로 돈을 만지는 재무팀장은 이상직의 조카, 노무팀 과장도 이상직 조카다. 친인척을 박아놓고 이들이 제주항공과 협상을 한다. 또 조종사노조와 모 전무가 수시로 만나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는데, 그 전무가 이상직 의원과의 연락에서 꾸지람을 듣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 이상직 의원은 겉으로만 뒤로 빠져있는 것이며,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입장이다.”

- 노조가 협상을 진행할 때, 사측은 어떤 입장이었나.

“사측은 ‘제주항공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SPA 상에(책임을) 제주가 지게 돼 있지만 계약변경을 요구했고 이상직은 못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중간에서 노동자들만 죽어나는 것이고. 사측은 지금까지 입장에 진전이 없다. 본인들이 제주항공과의 진전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이스타항공 소속이니 체불 임금에 대해선 이스타항공에게 그 책임을 묻고자 한다.”

- 제주항공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기업 간 인수과정에 있어서 본인들이 좀 더 이익을 남기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있다. 그러나 임금 체불을 놓고 이것을 빌미로 핑퐁게임을 하는 것은 파렴치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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