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을 ‘경쟁자’ 아닌 ‘협력자’ 로 만들어라
주변 사람을 ‘경쟁자’ 아닌 ‘협력자’ 로 만들어라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19.12.0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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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멀리 가기 위해선 동료들과 협조해야
직장은 마라톤과 같아 멀리 가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협력해야 한다.뉴시스
직장은 마라톤과 같아 멀리 가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협력해야 한다. <뉴시스>

아침마다 출근을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고속도로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한 운전자들의 눈치 게임이 고속도로 입구부터 출구까지 이어진다. 자신의 앞이나 옆 차량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그 차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 차선을 요리조리 바꾸거나 칼치기와 같은 위험한 급차선 변경을 서슴지 않는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운전하는 사람도 많다.

출근길 고속도로에서는 두 가지 유형의 운전자를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주변 자동차의 운전자를 경쟁자로 여기는 사람이다. 이 유형의 운전자는 주변 운전자를 보면서 ‘저들 때문에 고속도로가 막혀 지각할 수도 있다’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될 텐데…’라고 주변 운전자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운전을 하는 사람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운전자는 주변 차량이 자신의 출근길을 가로막는 방해꾼으로 인식하므로 주변 차량의 추월을 1차 목표로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경쟁자를 ‘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적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리쳐야 하는 대상이다. 주변 운전자를 경쟁자로 여기면 주변 운전자의 진로를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

끼어들겠다고 신호를 보내는 차가 있으면 양보보다는 앞차와의 간격을 좁혀 끼어들지 못하게 만들거나 옆 차선의 차량 흐름이 좋아 보이면 뒤차 운전자에 대한 배려 없이 무리하게 끼어들기도 한다.

이런 운전 방법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면서 앞에 있던 차를 추월하는 순간 목적지에 일찍 도착한 듯한 착각에 빠지지만 이런 착각은 오래가지 못한다. 무리하게 변경한 차선의 흐름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내가 왜 차선을 바꿔서…’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비난하기도 한다. 또 추월한 차가 어느새 자신의 앞이나 옆에 와 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쟁심리가 발동해 그 차를 다시 추월하기 위한 시도를 한다. 이렇게 운전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피로도와 사고 위험이 커지게 된다.

스트레스 유발하는 경쟁자

차선 변경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을 단축하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2019년 교통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잦은 차로 변경은 목적지까지 이동을 빨리하는 방법의 하나로 인정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 잦은 차로 변경은 그다지 운행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운전을 하다 보면 옆 차선의 차를 추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과 나란히 달리는 차를 발견하곤 한다.

경쟁자는 운전하는 동안 생산적인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눈앞에 보이는 차들과 경쟁을 해야 하므로 음악을 듣거나 차분하게 하루 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은 시간을 보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차를 추월하면서 몇 분 정도의 시간을 단축하면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그런 행동이 그 사람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경쟁자는 스트레스 유발자이다. 경쟁자가 갑자기 끼어들기라도 하면 차분하게 운전하던 사람도 놀라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경적을 울리거나 라이트를 켜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이처럼 경쟁자의 난폭운전은 주변 운전자에게도 영향을 미쳐 주변 운전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경쟁자의 난폭한 행동은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경쟁자의 영향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한 운전자는 경쟁자를 경계하게 된다. 경쟁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도록 경계를 하면서 운전하기에 경쟁자가 양보를 원하더라도 양보를 하지 않고 경계를 더 강화한다. 경쟁자가 끼어들 것 같으면 앞차와의 거리를 좁히는 등 경쟁자와 경쟁하는 또 다른 경쟁자로 변한다. 이렇게 되면 경쟁자는 자기가 만든 덫에 걸리는 결과를 맛보게 된다.

두 번째 유형은 주변 운전자를 협력자로 여기는 사람이다. 이런 유형의 운전자는 주변 사람을 자신의 출근을 돕는 협력자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운전하는 사람은 자신만 빨리 가는 방법보다는 주변 운전자 모두가 빨리 갈 방법을 찾는다. 앞차와의 거리를 넉넉하게 두면서 여유롭게 운전을 하며, 옆에 있던 차가 자신의 앞으로 끼어들겠다고 신호를 보내면 기꺼이 양보하면서 앞차가 안전하게 끼어들도록 도와준다. 이런 사람은 여유를 가지고 운전하기에 운전하는 동안 별다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운전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경쟁자와 협력자의 차이는 벌어진다. 경쟁자는 운전하는 내내 자신보다는 주변 차량의 움직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자신보다 속도가 빠른 차가 다가오면서 비켜달라는 신호를 보내더라도 양보를 하지 않는다. 이렇게 주변 차량과 경쟁하느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피로도도 높아진다.

피곤하면 짜증을 내기 쉽고 주의력도 부족해진 상태라 교통사고의 위험도 커진다. 이처럼 경쟁자는 단기 목표에 집중한다. 경쟁자의 목표달성은 단거리에서는 효과적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하지만, 운전 거리가 멀어질수록 경쟁자의 운전 방법에 대한 문제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런 사례는 마라톤 경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마라톤 경기를 텔레비전에서 중계할 때가 있는데 경기 초반에는 강력한 우승후보자의 모습을 시청자들은 볼 수 없다. 이들은 자신이 평소 연습한대로 뛰기 때문에 무리 속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뛴다.

경기 초반에 선두에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보다 무리한 속도로 뛰기에 뛴 거리가 멀어질수록 뒤처지기 시작해 경기를 포기하거나 후위 그룹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경쟁자의 목표달성은 어려워진다. 경쟁자의 거친 행동은 주변 차량을 자극하면서 주변 차들도 경쟁에 가세한다. 이렇게 되면 서로 빨리 가겠다고 경쟁하면서 무리하게 끼어들고, 끼어드는 차를 막기 위해 차 간격을 좁히면 수시로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고 심하면 추돌사고가 일어난다.

‘5분 빨리 가려다 50년 빨리 간다’는 말이 있다. 주변 차들과 경쟁을 시작하는 순간 사고 위험은 급격히 커진다. 출근 시간에 쫓겨 과속이나 난폭운전을 하다 사고가 나면 제시간에 출근하기도 어렵고, 사고가 커지면 회사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고, 자신이 가해자가 되는 순간 형사 처분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그 가족의 삶까지도 불행하게 만들기도 한다.

‘정보 독점’과 ‘책임 떠넘기기’

경쟁자와 달리 협력자는 주변 차량에 신경 쓰는 대신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자신의 옆에 있던 차량이 자신을 추월하더라도 그 차와 경쟁하기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에 관심을 기울인다. 자신보다 속도가 빠른 차가 오면 빨리 달리지 않아도 되는 하위 차선으로 변경해 마음 편하게 운전한다. 이런 운전 태도는 에너지의 낭비를 줄일 수 있어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피로도가 높지 않다.

또한 사고의 위험도 줄일 수 있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경쟁자와 협력자의 이런 태도 차이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경쟁자와 협력자는 모두 ‘최종 목적지인 직장에 출근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경쟁자와 협력자는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큰 차이가 있다.

경쟁자는 주변 차량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주변 차량을 추월해야 사무실에 일찍 도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쟁자와 달리 협력자는 주변 차량을 추월하기보다는 ‘주변 차량과 조화를 이루면서 가야 일찍 도착할 수 있다’라고 여겨 주변 차량을 배려하면서 운전한다.

주변에서도 경쟁자와 협력자를 찾을 수 있다. 경쟁자와 협력자 중에서도 경쟁자를 더 쉽게, 더 자주 만난다. 명절에 가족이나 친척이 모여 자식 자랑을 하는 것도 경쟁자가 보이는 흔한 행태이다. 이런 사람들 자식의 인격, 성품이나 다른 사람을 돕는 이타적인 행동 같은 것이 아니라 급여나 직위 혹은 재산 규모를 자랑의 대상으로 한다.

케티이미지뱅크
<케티이미지뱅크>

부모가 자식의 권력을 자랑한 뒤 몇 달 뒤에 그 사람이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언론에 보도되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경쟁자가 가족 모임에 끼게 되면 그 모임 자체가 불편해지고 부담스럽다. 이런 이유로 인해 경쟁자가 있는 모임에는 협력자와 같이 이타적인 사람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경쟁자들만 우글거리게 된다.

경쟁자와 협력자는 직장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쟁자는 주변의 모든 조직원을 경쟁상대로 삼는다. 경쟁자의 목표는 동료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동료와 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동료의 평판이나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한 뒷담화는 기본이고 심한 경우 경찰이나 검찰에 투서하는 예도 있다.

경쟁자의 행동은 조직의 화합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경쟁자가 조직에서 흔히 하는 행동에는 ‘정보 독점’과 ‘책임떠넘기기’가 있다. 경쟁자는 정보가 경쟁에서 승리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정보를 동료들과 공유하지 않는다. 경쟁자는 자신이 가진 정보를 부서장과 같이 자신의 평가를 결정하는 사람에게만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자의 이런 행태로 인해 동료들은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얻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되고, 결국은 회사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동료는 경쟁자를 원망하게 되고, 경쟁자와 같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게 된다.

경쟁자의 또 다른 행동 패턴은 책임 떠넘기기이다. 경쟁자는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떠안게 되면 경쟁에서 탈락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떡하든 문제의 원인을 동료에게 떠넘기려고 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조직원끼리 서로 비난하면서 조직의 균열이 일어나면서 조직의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부서원의 성과 향상을 위해 의도적으로 부서원 전체를 서로의 경쟁자로 만드는 부서장도 있다. 대기업 A부서의 부서장이 같은 부서의 부장 세 사람에게 같은 프로젝트를 맡긴 적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부장을 따로 불러 프로젝트를 맡겼기에 부장 세 사람은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지 몰랐다.

부장은 부서원 B에게 프로젝트의 내용을 설명했고, B는 필요한 자료를 C부서의 D에게 요청했다. D는 A부서에서 같은 자료를 계속 요청하자 D는 이런 내용을 A부서 담당자들에게 알렸다. 이때부터 부장 셋은 다른 부장보다 더 빨리 부서장에게 보고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 부서장은 수시로 경쟁을 시키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부서원끼리의 경쟁이 성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고 조직원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만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조직은 ‘2인3각’ 경기장이다. 2인3각 경기를 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이기겠다고 애써봐야 넘어질 뿐이다. 조직원은 동료를 이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조직 밖의 경쟁자를 대상으로 경쟁우위에 서겠다고 노력할 때 조직이 발전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직장은 마라톤과 같아 경쟁자는 결코 오래 달릴 수 없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협력해야 한다. 2019년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경쟁자와 협력자 중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살펴보고 자신을 도와준 동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보자. 한 해 동안 동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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