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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2019 술 시장 5대 핫이슈] '테라'의 진격, 일본맥주의 몰락
[2019 술 시장 5대 핫이슈] '테라'의 진격, 일본맥주의 몰락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12.0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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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에 주세법 종가세→종량세로...하이트진로-롯데주류 '공병 전쟁', 고급 양주의 추락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주류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사회·문화적인 영향에 민감하다.

올해 주류업계는 이러한 산업적 특성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업계는 올 한해 일본 불매운동, 50년 만의 종량세 전환,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등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2011년 이후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비맥주 카스의 아성이 흔들렸다. 이는 단지 기업의 흥망성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음주 문화가 바뀌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들의 음주 습관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기도 했다. 2019년이 저물어가는 때 올 한해 주류업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5대 핫이슈'를 둘러본다.

◆테라·진로 열풍 : 하이트진로 약진

올해 국내 주류업계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지난 3월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맥주 ‘테라’ 돌풍이라고 할 수 있다. 출시 160일(8월 27일) 만에 판매량 2억 병을 돌파했고 9월 225만 상자, 10월 200만 상자를 판매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2억 병 돌파 시점으로 보면 하이트(312일)보다 무려 152일이나 빨리 달성한 것이다. 또 경쟁 제품인 카스보다 13일 빠르다. 소맥을 즐기는 음주 문화에 ‘테슬라(테라+참이슬)’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재계가 주목하는 것은 하이트진로가 2011년 오비맥주에 빼앗겼던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MS) 1위를 탈환할 수 있는가다.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MS는 오비맥주 47%, 하이트진로 29%, 롯데주류 6%, 기타(수입맥주) 17%로 예상된다. 2020년에는 오비맥주 44%, 하이트진로 33%로 간격이 좀 더 좁혀질 전망이다. 박상준 연구원은 “수입맥주 MS를 감안한다면, 국산 맥주 MS는 4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게다가 월별 MS가 상승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2020년 말에는 1등 브랜드인 카스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MS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주류업계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테라뿐만 아니라 뉴트로(newtro) 콘셉트로 원조 소주 진로를 재해석한 ‘진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국내 소주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그 인기는 출시 7개월만인 지난 11월 26일 기준 진로의 누적판매량 335만 상자, 1억53만 병(360ml)이라는 기록이 말해 주고 있다. 또한 테슬라에 더해 ‘테진아(테라+진로)’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킬 만큼 소비자들의 음주 문화를 이끌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맥주와 소주 MS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라와 진로 모두 서울·수도권 핵심 상권 중심으로 판매량과 MS가 크게 늘어나는 중이며 경쟁사인 오비맥주와 롯데주류의 판매량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오비맥주는 지난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나 줄었다.

테라와 진로의 동반성장은 하이트진로의 향후 전체 매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박상준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주요 4대 맥주 브랜드의 2020년 예상 매출액은 6400억원 수준인데 맥주 MS가 50%까지 상승한다면 추가적으로 3000억원 가량 매출액이 증가할 수 있다”며 “매출 증가로 높은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다면 연간 전사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상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 : 일본 주류업계 직격탄

올해 한국경제에 가장 큰 이슈는 일본 아베 정권의 경재침략일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전개됐고 주류업계도 그 영향이 컸다. 수입맥주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아사히·삿포로·기린·산토리·에비수 등 일본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셌다.

지난 11월 28일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의 10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액과 수출량이 ‘0’으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무역통계상 ‘0’은 실적이 약 20만 엔(약 215만원) 이하라는 의미다.

일본 맥주는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판매되는 국가별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일본 맥주의 순위는 13위로 미끄러졌다. 최근 2개월간 일본에서 수입된 맥주는 5200만원 어치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9~10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99% 이상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불매운동의 동력은 맥주가 주로 소비되는 편의점과 중소형 마트에서 나왔다. 지난 7월 편의점주들은 자발적으로 매장에서 일본 맥주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가맹본부도 점주들의 이러한 결정을 존중하면서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를 찾기 힘들게 됐다. 한 편의점 점주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주세법 : 주류문화 ‘다양성’ 회복할까

지난 7월 26일 기획재정부는 탁주와 맥주에 대한 과세체계를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 예고했다. 지난 11월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해당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이제 국회 본회의 통과만 남았다. 과세체계가 변경되는 것은 50년 만이다.

종량세 전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편의점, 마트 등 소매점에서 ‘4캔에 만원’과 같은 할인 행사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입 맥주의 비중이 20%대까지 상승하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영세한 수제맥주 제조업체들은 제품을 개발하거나 사업을 확장하려고 해도 종가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수입맥주 업체들이나 대기업 맥주와 맞붙을 때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종량세로 전환되면 ‘4캔에 만원’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장사가 되는 ‘묶음 행사’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우려는 수그러들었다. 더불어 일본맥주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이 덮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소비자들은 다른 주류에 비해 맥주를 많이 마시는 편이다. 그만큼 국내 주류산업도 맥주 위주로 편향된 경향이 있다. 한국의 주류 종류는 맥주·소주·탁주·기타주류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각 카테고리 안에서도 대여섯 개 종류로 나눠질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이번 종량세 전환은 기울어진 주류시장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당장은 수제맥주 업체와 탁주 업체에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향후 추가 조정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주류업 종사자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종량세 전환에 반대했던 소주업계는 향후 논의를 통해 과세체계를 정비할 예정이다.

◆공병 전쟁 : 왜 소주병 모양은 다 똑같을까

주류업계 신경전도 있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하이트진로의 뉴트로 콘셉트 소주 ‘진로’의 공병 회수를 놓고 기싸움을 벌였다. 지난 8월 롯데주류 강릉공장에 진로 공병 420만 개가 쌓여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롯데주류는 2009년 주류업체들이 소주병 재활용률을 높이고 빈 병 수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동일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공용병을 사용키로 한 자율협약을 하이트진로가 깼다고 주장했다. 이형병인 진로 공병 분리에 따른 비용 문제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몇 개월째 공병을 하이트진로에 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1970, 80년대 판매되던 소주 제품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뉴트로 제품 ‘진로’를 출시했다. 원조 진로는 라벨에 한자 ‘眞露’와 두꺼비 모양이 사용됐었다. 신제품 진로는 한자와 뚜꺼비 모양을 살리고 라벨을 현대적 감각으로 디자인했다. 병 디자인은 기존 제품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투명한 스카이블루 색상으로 새롭고 순수한 느낌을 강조했다.

진로는 지난 11월 26일 기준 판매량 1억 병을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주류가 잘 나가는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해 공병을 돌려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만약 진로 판매 실적이 저조했다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공용병 사용 자율협약’ 이후 이형병을 사용한 업체들도 많았지만 진로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에 그동안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은 지난 11월 12일 하이트진로가 롯데주류에 공병 1개당 10.5원의 수수료를 주고 돌려받고 내년 2월까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연구용역에 따라 산출된 교환비용을 바탕으로 추가 정산키로 협약을 체결하면서 일단락됐다.

소주 시장점유율 1·2위가 벌인 신경전이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 ‘공병 전쟁’은 동종업계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는 사건으로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왜 소주병이 제조사별로 모두 똑같은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문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양주(위스키)의 추락 : ‘리베이트 쌍벌제’로 반등 노린다

올해 주류업계에서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부분은 양주(위스키)시장이 11년째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음주문화 변화와 경기불황 장기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 등으로 끝없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2008년 284만 상자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에는 149만1891상자까지 쪼그라들었다.

전성기에는 접대문화 시류를 타고 고가의 양주가 고급술집에서 대량 소비됐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음주문화도 변화함에 따라 고가 양주 소비량은 점차 줄어들었고 김영란법 여파까지 겹치면서 양주 소비량은 계속 줄어들었다. 비슷한 시기 맥주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해 2014년 소매점 매출액 3조5424억4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는 국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2조원대로 쪼그라들었지만 다시 증가 추세에 있다.

침체된 양주시장에 내년부터는 변화의 바람이 불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은 지난 11월 15일 ‘리베이트 쌍벌제’를 골자로 하는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주류유통은 제조업체, 주류도매상, 소매점 등 세 단계로 나뉘어 이뤄지는데 각 단계별 거래에서 리베이트 거래가 관행으로 수십년동안 고착돼 있었다. 정부는 리베이트로 발생하는 여러 폐해를 막고 주류유통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측 모두에게 책임을 묻도록 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고가에 거래되는 위스키는 리베이트 관행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위스키 리베이트 지원 규모는 공급가의 10~20%, 많게는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올해 위스키 수입·제조 업체들은 스스로 출고가를 내리는 방식으로 내년을 대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는 편이다. 소비량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영세한 위스키 업체들은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리베이트를 받지 못하게 된 주류도매상들은 제조업체들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리베이트의 가장 큰 폐해는 리베이트 금액에 따라 판로의 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영세 제조업체는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자사 제품을 유통망에 올려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전형적인 불공정 관행으로 꼽힌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향후 양주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지 부정적인 효과를 낳을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국세청은 유예 기간을 6개월로 정했다. 이 기간 동안 불공정 부분을 없애는 노력이 이뤄진다면 침체된 양주시장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cjroh@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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