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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6 20:04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저 기사 혹시 돈 내고 산 거 아냐?
저 기사 혹시 돈 내고 산 거 아냐?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19.11.03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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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홍보와 광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

최근 오랜 만에 모 기업 홍보 초심자들에게 언론 홍보 강의를 한 적이 있다. 파워 포인트 양식으로 된 강의자료는 예전에 사용하던 그대로였다. 그런데 강의 도중, 자료에서 작금의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점을 발견하고 스스로 놀란 적이 있다. 바로 홍보와 광고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대목이었다. 그렇다. 분명히 예전에는 차이가 명확히 있었다. 광고는 언론사에 비용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정해진 날짜에 원하는 콘텐츠를 약속된 위치에 확정된 크기로 게재하는 것이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언론 홍보의 어제와 오늘은 크게 변화했다. 과거에는 기업이나 단체의 홍보담당자가 언론을 통해 알릴 조직내 소식이 있으면 보도자료나 기획기사 형태로 작성해 담당 기자에게 전달하고, 이를 받은 기자가 소속 언론에 게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이를 보충 취재해 뉴스로만들 어 기자 이름으로 보도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와 이러한 광고와 홍보의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아예 무너져 버린 것 같다.

다음은 홍보와 광고의 구분이 분명했던 시절의 에피소드다. 대학 졸업 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한 이래 지금껏 홍보 일만 해오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는 몇 해 전까지 홍보부장으로 있다가 사정이 생겨 어느 중견기업 홍보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기업으로 간지 1년 정도 지난 후 생긴 일이다. 그동안 워낙 성실한데다 기자들과의 관계도 좋아 그 중견기업에 관한 긍정적인 홍보기사가 TV, 신문, 잡지에 제법 크게 그리고 자주 보도됐다고 한다.

CEO 회장도 모르는 차이점

신설된 홍보실의 성과가 그 정도면 대단하다고 평가받고 있어 내심 흡족하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CEO인 회장에게 정례적인 보고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회장이 “중요한 얘긴 아니지만 홍보책임자이니 참고로 알고만 있으라”고 한마디 하더라는 것이다. 얘기인 즉, 며칠 전에 마케팅 담당 부장이 신제품 마케팅 판매 촉진 계획의 하나로 회장에게 직접 언론 보도 아이디어를 제안했다고 한다.

친구는 ‘언론보도’란 단어를 듣는 순간 바로 자기 업무인지라 잔뜩 긴장하고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그 부장의 제안이란 다름 아닌 TV 뉴스에 신제품을 보도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단, 어느 정도 비용이 든다고 했다. 회장은 “엄청난 TV광고비용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뉴스 시간에 보도만 될 수만 있다면 홍보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며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여기까지 들은 친구는 두 가지 이유에서 매우 불쾌했다고 한다. 첫째는 ‘분명한 홍보업무 영역의 일을 홍보실장이 없는 자리에서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 둘째는 ‘혹시 회장이 저런 상식 밖의 제안을 믿는다면 지난 1년간 홍보실에서 수행한 대대적인 신문, 잡지, 방송 보도를 두고 마치 광고처럼 비용을 써서 한 것으로 오해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런데 그는 이어진 회장 말을 듣고는 그만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한다. 마케팅 부장이 “단, 비용 처리할 때는 세금계산서나 영수증 발행을 할 수 없다”고 보고하길래 일언지하에 “그렇다면 절대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난 일이었지만, 내내 찜찜했던 친구는 얼마 후 만난 마케팅 부장에게 따지듯 물어 봤다고 한다.

“십 수년 경력의 홍보실장인 나도 못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돈만 내면 TV 뉴스에 회사가 원하는 신제품 보도를 할 수 있나, 그 비결 좀 알려달라”고. 그 부장은 날카로운 추궁에 쩔쩔매며 “며칠 전 만난 신생 광고대행사 사람이 판촉방법을 놓고 고민하던 나를 보더니 은밀히 그런 제안을 했다”며 “사전에 홍보실장님과 상의를 하지 않아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약 10년 전 일인데 마치 오늘날 일부 언론홍보의 모습을 예고해 주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웃기고도 슬픈’ 에피소드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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