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잦은 매각설⋯한국서 챙길 만큼 챙겼다?
오비맥주 잦은 매각설⋯한국서 챙길 만큼 챙겼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7.31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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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AB인베브, 유동성 확보 비상⋯몸값 올리기 위한 전략 분석도
오비맥주 매각설이 또 다시 불거진 가운데, 오비맥주가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투자은행, 업계 등 상황을 보면 여전히 매각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뉴시스
오비맥주가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투자은행, 업계 등은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오비맥주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9월경 불거진 매각설이 1년이 채 되지 않아 고개를 든 것이다. 잦은 매각설에 일각에서는 이른바 ‘먹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벨기에 기업이자 오비맥주 모회사인 AB인베브가 2005년 첫 배당 이후 13년 동안 챙겨간 배당금은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AB인베브는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홍콩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오비맥주를 매물로 내놨다는 얘기가 돌았다. 매각 금액은 9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AB인베브의 홍콩증시 상장 시도는 2016년 AB인베브가 세계 2위 맥주업체 사브밀러를 인수해 세계 1위에 오른 것과 관련이 있다. 당시 인수 금액은 1070억 달러(약 123조6000억원)였다. 그러나 인수을 위해 차입한 금액을 갚지 못해 차입금은 점점 불어나 지난해 말 기준 1060억 달러(약 12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중국·호주 등 아시아사업부를 홍콩증시에 상장해 빚을 줄일 계획이었지만 이달 중순 시장 상황을 이유로 IPO를 철회했다.

이후 AB인베브는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에 호주 자회사 칼튼 앤 유나이티드 브루어리스(CUM)를 113억 달러(약 13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내친 김에 오비맥주도 매각해 재무건전성 회복에 가속도를 붙이려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오비맥주는 매각설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카를로스 브리토(Carlos Brito) AB인베브 회장은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산을 매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빚을 줄일 수 있는 괜찮은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상장이든 M&A든 협상서 우위 점하려는 전략”

국내 맥주시장 현황. 자료=하나금융투자
국내 맥주시장 현황. <자료=하나금융투자>

그럼에도 오비맥주 매각설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사실 2016년 이후 매각설은 심심찮게 터져 나왔다. 가장 최근은 2018년 9월이다. 당시 신세계가 카스 브랜드와 함께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원 공장을 5조원 규모에 인수한다는 것이었다. 한국거래소가 신세계에 조회공시를 요구해 신세계가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하면서 일단락됐다.

투자은행업계에선 AB인베브의 현금흐름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가능성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오비맥주 매각이든 아시아사업부 재상장 추진이든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AB인베브는 호주 사업을 아사히에 113억 달러에 매각하면서 현금흐름의 추가 악화를 일부 방어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 등을 통해 2020년말까지 순차입금/EBITDA 비율을 4배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AB인베브는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유동성 여력을 확보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에서 M&A와 같은 추가 투자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노조도 긴장하고 있다. 오비맥주 노조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와 통화에서 “회사가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더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다”며 “매각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회사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혹시 있을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정확히 확인된 바는 없지만 언제든지 다시 매각설이 불거질 수 있고 실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M&A 시장에서 매각·인수 당사자의 말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뚜껑을 열어 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AB인베브가 몸값을 올리려는 일종의 전략인 것 같다”며 “결국 그들의 최종 목적은 자금 회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비맥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AB인베브 입장에서 보면, 현재 한국시장 상황을 비춰볼 때 오비맥주가 더 이상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AB인베브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홍콩증시 상장을 진행하다가 갑자기 중지한 것도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상장이든 M&A 등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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