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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인보사 성분 변경 알고 사퇴 의혹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인보사 성분 변경 알고 사퇴 의혹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7.04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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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美 임상 3상 첫 투약 이후 전격 사퇴..."당시 성분 뒤바뀜 알았을 것"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지난 3일 최종 확정한 가운데,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성분 변경 사실을 미리 알고 사퇴를 서둘렀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같은 의혹이 미국에서 진행된 인보사 임상시험 3상이 지나치게 더디게 진행됐던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임상 3상에서 환자에게 인보사를 처음 투약한 시점과 이웅열 전 회장의 사퇴 시기가 맞아떨어지는데, 이후 인보사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약 4개월간 투약환자 수가 10명 안팎에 머물렀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때문에 당시 이웅열 전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직원들이 인보사 성분 변경 정황을 이미 파악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부담이 큰 미국 내에서의 임상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당 의혹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코오롱티슈진의 미국 내 인보사 임상 3상의 타임라인과 이웅열 전 회장의 사퇴 시점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내 자회사이자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을 2015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 승인 받아,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미국 임상 3상을 약 10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018년 말부터 약 3년간(관찰기간 2년 포함) 시행해 2021년경 완료 후 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코오롱티슈진은 임상 환자수와 관찰기간을 크게 늘렸다. 한국에서의 임상 3상과 비교해보면 ▲환자수 한국 159명→미국 1020명 ▲관찰기간 한국 1년→미국 2년 등으로 환자 수는 약 7배, 관찰기간은 2배 늘어났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대표는 “무릎 연골 재생 효과를 인정받기 위해 미국 임상 환자 수와 기간을 대폭 늘렸고 미국 60~70개 기관에서 환자 1020명을 대상으로 3년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국내 기업 중 미국에서 이렇게 대규모 임상을 하는 곳은 없을 것이며 인보사 투약 효과가 최대 2년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관찰기간을 늘려 근본적인 치료제로 통계적 인증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개월 후인 지난해 11월 21일,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우석 대표는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2020년 상반기까지 모든 환자 투여를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첫 투약 발표 1주일 후인 11월 28일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전격적으로 사퇴를 발표했다.

현재 미국 임상 3상은 인보사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지난 5월 미국 FDA가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에 중지를 통보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FDA는 임상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임상시험용 의약품 구성성분 특성 분석과 향후 조치 사항 등에 대한 소명자료를 요구했으나, 코오롱 측의 자료 제출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 제출은 8월경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후 FDA의 검토 기간 등을 고려하면 최종 결과는 9월 이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턱없이 모자라는 실제 투여 환자 수, 코오롱 사전 인지 가능성

의혹은 ‘1020명’이라는 대규모 임상 환자 수에 비해 실제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 수가 현저히 적다는 점에서 시작됐다. 업계 내부에서는 “지난해 11월 첫 투약 이후 인보사 사태가 불거진 지난 3월까지 약 4개월간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가 10명 안팎에 머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이 임상시험 기간 3년 가운데 2년을 관찰기간으로 계획하고 2020년 상반기까지 모든 환자 투여를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것을 감안할 때 인보사를 투약할 수 있는 기간은 ‘초기 1년’ 정도다.

여기에 코오롱티슈진이 당초 1020명 환자를 ▲인보사 투여군 680명 ▲위약군 340명으로 계획한 것을 볼 때 <680÷12=56.6> 즉, 지난해 말부터 올해 말까지 월 평균 약 56명의 환자들에게 인보사 투약이 이뤄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기반으로 다시 따져보면 첫 투약이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4개월간 약 200명의 환자에게 인보사가 투약됐어야 한다는 게 업계 일각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A씨는 “지금까지 200명 정도의 환자에게 인보사가 투약됐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10명 안팎의 환자에게 투약됐다는 것은 당시 코오롱 측이 이미 성분 변경 정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며 “아무리 임상이 늦어진다 해도 10명 안팎의 투여 환자 수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상이 더 진행됐을 경우 투여 환자들이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있고 미국 내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책임을 묻기 때문에 최대한 소극적으로 임상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 측은 “인보사 실제 투여 환자 수를 말해주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3상에서의 실제 투여 환자 수에 대한 질문에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미국 3상에서 몇 명의 환자에게 실제로 인보사를 투약했는지를 확인하기는 어렵고, 만일 생각보다 적었다면 환자를 모집하고 준비하는 등 시행 과정에서의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 징벌적 손해배상 부담, 이웅열 사퇴 이후 한국에 넘기는 시나리오 짰을 것"

미국 임상 3상 의혹은 결국 이웅열 전 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임상 3상의 진행 속도가 더뎌진 시점과 이웅열 전 회장의 사퇴 시기가 맞물리면서, 일각에서는 이웅열 전 회장의 사퇴와 미국 내 코오롱티슈진 자체 조사에서 시작된 성분 변경 발각 건, 코오롱생명과학의 국내 자체 시판중지 건 등 미국에서 한국으로 상황이 넘어온 일련의 과정이 예정된 ‘시나리오’였을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성분 변경을 알고 있었던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미국 임상 3상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코오롱 측 많은 사람이 성분 변경 정황을 알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에서 모든 게 발각된 다음에 한국으로 넘어오면 감당하기 어려운 징벌적 손해배상 때문에 한국으로 일단 넘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웅열 전 회장의 사퇴부터 지난 3월 29일 자발적 시판중지를 한 것도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특히 이 전 회장이 큰 공을 들인 인보사가 가짜약으로 판명되는 순간 그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자리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관련된 모든 것은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 측은 “성분 변경을 사전에 알고 숨긴 것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벌어지자 이웅열 전 회장 사퇴 시점을 비롯해 2년 전에 본사에선 알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범죄행위를 저지르려고 한다면 완전범죄로 끌고 가고자 하는 게 사람의 심리인데 들킬 만한 요소를 남기고 시간끌기를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잘못과 실수는 인정하고 추적조사를 비롯해 도의적 책임은 지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웅열 향한 검찰 수사 급물살...국내외 소송 파장 커질 듯

식약처가 지난 3일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오는 9일자로 최종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제 치료제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인보사가 강제 퇴출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첫 연구 성과가 나온 지 20년, 국내 허가를 받은 지 2년 만의 일이다.

식약처 발표에 검찰 수사도 보다 본격화 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달 초 인보사 개발·판매에 관여한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와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을 압수수색한 이후 최근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코오롱티슈진의 권 아무개 전무(CFO)와 최 아무개 한국지점장 등 임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의 칼끝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을 향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검은 이웅열 전 회장에 대해 특가법(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사기 혐의를 적용해 조사할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티슈진을 부정한 방법으로 상장·유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끼치고 이익을 취했다는 ‘투자사기’ 혐의다.

법조계는 최근 검찰이 이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를 내린 것도 인보사 연구개발 및 허가 신청에 대한 책임뿐만 아니라 투자사기 혐의를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임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 완료 이후 조만간 이 전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약환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규모과 소송인단도 갈수록 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공동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오킴스에 따르면, 앞서 진행한 1차 원고 모집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516명이 2차 원고모집에 참여해, 1차와 2차 합쳐 761명이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오킴스는 지난 5월 245명의 원고를 확정해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위자료 등 총 25억원을 청구하는 공동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소송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형준(재활의학과 전문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인보사 사태는 의약품의 ‘세포 변경’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임상을 비롯해 모든 임상과 논문, 연구 결과 등이 조작일 가능성이 높아서 허가 취소 이후엔 손해배상 등의 문제가 시작될 것”이라며 “국내 환자를 비롯해 미국 환자들의 소송이 계속 될 것이고, FDA가 미국 3상과 관련해 제출하라고 한 서류를 정해 놓은 기간 내에 코오롱 측이 제출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거나 혹은 제출한 서류를 검토한 결과 거짓이 드러나면 즉각 FDA 차원에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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