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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IB의 전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퀀텀 점프’ 전략
‘IB의 전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퀀텀 점프’ 전략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7.01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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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최강의 ‘플랫폼 플레이어’ 꿈꾼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증권업계 비즈니스 트렌드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과거 리테일에 편중된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수익 루트를 다각화하고 있는 것으로, 이에 맞게 투자금융(IB)과 트레이딩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오늘날 이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로 ‘IB의 전설’로 불리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주로 거론된다. 대표직을 맡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두는 등 회사를 ‘꽃길’로 이끄는 정영채 사장의 리더십을 조명해봤다.

지난 1분기 NH투자증권의 실적 발표에 증권업계는 일제히 ‘서프라이즈’를 외쳤다. 영업수익 3조9088억원에 영업이익 2370억원, 당기순이익 1716억원을 거뒀는데, 특히 순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를 41%나 상회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이 기간 증권업계에서 한국투자증권(1분기 순익 2186억원)에 이은 2위였으며, 업계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대우(1682억원)를 간발의 차로 제친 것도 인상적이었다.

NH투자증권의 최근 실적은 증권업계 트렌드인 리테일 의존도 축소와 IB·운용능력 확대가 잘 반영돼있다. 실제로 2018년에 비해 증시가 크게 가라앉으면서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 실적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반면 IB와 운용 수익이 모두 빛을 발하며 회사 실적을 ‘쌍끌이’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 트렌드 대표하는 NH증권 실적

세부적으로 보면 IB 부문 영업이익은 889억원으로 전년 동기(393억원)보다 129% 늘었다. 핵심인 인수주선에서만 347억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였는데, 이 기간 현대오토에버와 드림텍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게 컸다. 또 회사채 발행시장 점유율도 30%에 육박하는 등 주식(ECM)과 채권(DCM) 부문 모두 성적이 잘 나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는 291억원을 거뒀다. 최근 업계 내 붐이 일고 있는 부동산 대체투자와 부문에서 실적이 좋았는데, 이는 미뤄졌던 서울스퀘어와 삼성SDS타워 인수거래 수수료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한온시스템과 대성산업가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딜 참여에 따른 수익도 지난 1분기 인식됐다.

올해 상반기 IPO 시장을 보면 NH투자증권의 IB 역량이 더 잘 드러난다. 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상장 주관이 예년보다 훨씬 적은 18건에 불과했는데, NH투자증권은 이 가운데 5건을 주관해 업계 1위에 올랐다. 총 공모액수로 따져도 4379억원으로 대신증권(1818억원)과 삼성증권(1459억원), 하나금융투자(1423억원) 등을 훌쩍 앞질렀다.

운용 부문은 지난 1분기 1219억원을 거두며 4분기 적자 쇼크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1분기 주가 상승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에 따라 운용 손익이 개선된 부분, 3월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채권 평가이익이 발생한 부분으로 약 600억원의 수익이 나왔다. 인하우스 헤지펀드와 프랍 부문에서의 운용 손익도 개선됐으며, 여기에 지난해 7월 시작한 발행어음 사업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시장의 영향으로 다소 낮아졌다. 일 평균 거래대금이 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 감소하면서 수수료도 같은 기간 44%나 감소했다. 다만 증권업계는 브로커리지 실적 하락이 업계 전반에서 일어나는 변화로 감지하고 있으며, 그보단 IB와 운용 수익 상승에 따른 주식시장 동조화 감소와 펀더맨털 강화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시장의 선입견과는 달리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활용을 중심으로 한 IB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고, 향후 자본 활용능력, 투자 네트워크, 리스크 관리 역량 등에 따라 회사별 차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는 다소 낮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는 1분기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면서 호실적이 나온 데 대한 기저효과 때문으로, 증권업계에서는 그보다 IB와 운용 부문에서의 역량 강화로 수익성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데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우수한 거래 발굴 능력을 바탕으로 한 IB 부문의 성장과 발행어음 사업 확장은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물론 1분기 금리하락 폭이 컸었고, 증시 변동성도 높아진 만큼 2분기 순이익 규모는 줄 수 있지만, IB 부문의 성장은 연간으로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정영채 사장, NH증권 ‘IB 명가’ 만들다

NH투자증권이 업계 IB 명가(名家)로 거듭나게 된 데는 정영채 사장의 역량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국내 IB 역사에 전설적 인물로 꼽히는 그는 특유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커리어 30년간 비즈니스 네트워크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팀워크를 끌어올리며 숱한 딜을 쏟아내는 등 명실상부 IB 부문 대부로 불리고 있다

1964년생으로 업계 CEO 가운데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정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증권 사관학교’라 불리던 대우증권에 입사해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무역업에 뜻을 품고 있었던 그는 대우그룹 입사 후 종합상사로 가려다가 우연히 대우증권에 배정받게 됐다. 이에 잠시만 증권사에 일한 후 이직할 계획이었지만, 일의 재미를 느끼면서 ‘증권맨’의 길에 빠지게 됐다.

정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자금부장을 맡으며 1998년 IMF 때 그룹 회생을 위해 힘썼다. 그 공으로 IB 담당 본부장(상무)까지 올랐지만, 승진 보름 만에 돌연 사표를 쓰고 NH투자증권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으로 이적했다. 그곳에서 IB사업부 대표를 맡게 된 그는 비로소 이름 석 자로 IB 업계에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다. 정 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투자증권으로의 이직을 ‘가장 잘한 선택’이라 밝히기도 했다.

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2012년 웅진코웨이 매각이다. 갑자기 법정관리로 마음을 튼 윤석금 회장을 설득해 매각작업을 재개하도록 이끌었는데, 당시 윤 회장은 그에게 “정 부사장 같은 사람을 미리 만났다면 이렇게는 되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웅진코웨이 사건은 은행이 아닌 증권사 주도로 꼬인 실타래를 풀어낸 구조조정 사례로 업계에 회자하고 있다.

2013년에는 MBK파트너스가 네파를 인수할 때 자문을 맡으면서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수자 측에 돈을 빌려주는 인수금융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뒀다. 증권업계 최초로 미분양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와 대기업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시장을 개척한 것도 그였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한 덕분에 정 사장은 오늘날에도 증권가 IB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정 사장은 IB사업부 대표로서 고객과 네트워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회의에서는 수수료가 아닌 지속된 고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강조했다”며 “지금 당장 돈 버는 것보다는 네트워크를 잘 관리하고, 전 직원이 정보를 공유해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을 했다”라고 밝혔다.

‘결과’ 대신 ‘과정’으로 판단한다

정 사장은 NH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한 후 실적을 앞세우기보단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더 주력해왔다. 눈에 보이는 지표가 아닌 보이지 않는 공정과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게 평소 그의 지론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그는 취임 이후 고객만족도나 수익률 같은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으로 비즈니스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고객의 투자 목표 달성을 돕는 게 궁극적으로 회사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의 발로였다.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도입한 ‘콜 리포트(call report)’가 대표적이다. IB사업부 대표 재임 초 도입했던 것을 WM 부문까지 확대한 것으로, 해당 리포트에는 언제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고 점심 식사는 누구랑 가졌는지 소소한 내용까지 적도록 했다. 이는 NH투자증권을 업계 1위로 만든 원동력이 콜 리포트를 통한 데이터베이스 축적에 있다고 보는 정 사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콜 리포트 도입 초기 적응 과정이 있었지만, 이후 영업 성공 여부를 떠나 과정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판단함에 따라 시행착오를 조정할 수 있게 됐다”라며 “직원 성과를 정량적으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게 됐고, 이에 따라 회사 내 과정과 목표를 받아들이는 시각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 사장의 도전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1월 기존 핵심성과지표(KPI)를 갈아엎고 과정 중심으로 재정립했는데 이는 금융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 결정이었다. 증권업의 근간이 고객임을 재차 강조하며, 단기 영업 성과보다는 고객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영업사원의 활동을 더 높이 인정하는 의도라는 게 NH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알려진 한 일화도 있다. 지난해 3월 말 정 사장 취임 후 첫 IB사업부 전체 회의에서 한 직원이 의자가 불편하다며 교체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교체를 추진하겠다”며 한 마디 덧붙였다. “상품 부서는 오래 앉을 수 있는 편한 의자를 주겠지만, 영업 부서는 ‘송곳 의자’로 바꿔주겠습니다.” 고객과의 현장 스킨십을 중요시하는 정 사장의 평소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조직문화혁신 태스크포스를 신설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외부 컨설팅을 통해 기존의 조직문화를 진단·분석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방향에 맞도록 정책·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지원부서의 비효율 업무는 30%가량 줄었고 기존의 대면보고도 축소해 의사결정체계를 빠르게 바꿨다. 노사 간 공식 커뮤니케이션 채널 개설과 익명게시판 운영, 노타이(No-tie) 복장, 52시간 근무제 조기 시행도 정 사장 취임 후 도입된 것이다.

NH증권, 자본시장 플랫폼 기업 될 수 있을까

최근에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브랜드 비전 선포식으 갖고 새로운 브랜드 비전으로 ‘Investment Culture Creator(투자문화창조자)’를, 슬로건으로 ‘투자, 문화가 되다’를 각각 발표했다.

이날 선포식 자리에서 정 사장은 “투자가 단순한 수익 추구를 넘어 삶의 윤택과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행위가 돼야 한다”며 “새 슬로건을 통해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고 투자 문화의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는 브랜드 파트너사와 함께 새로운 브랜드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할 브랜드전략추구 특별팀(TFT)를 구성하는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제철식당’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도 선보였다. 지중해풍 퓨전요리로 유명한 김태윤 쉐프의 레스토랑 ‘이타카’와 콜라보레이션 하는 방식으로 두 달간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증권업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의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데 신선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정 사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회사의 방향성을 재정립했다. IB사업부를 1사업부(인더스트리본부, 투자금융본부, ECM본부)와 2사업부(구조화금융본부, 부동산금융본부)로 쪼개는 형태로 확대 재편했다. 자산관리(WM)부문은 자산관리전략조직과 지점영업조직을 분리해 영업모델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기업고객과 개인고객, 기관이 모두 찾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직 변화가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NH투자증권을 전에 없는 ‘자본시장 플랫폼 플레이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인터넷시장에서 최고의 플랫폼을 제공하듯이 모든 고객에게 자본시장과 관련된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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