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R
    9℃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H
    9℃
    미세먼지
  • 부산
    H
    10℃
    미세먼지
  • 강원
    H
    8℃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R
    10℃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H
    10℃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테라의 진격, '비밀의 맛' 찾기 5년의 비하인드 스토리
테라의 진격, '비밀의 맛' 찾기 5년의 비하인드 스토리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6.25 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이트진로, TF팀 만들어 절치부심 5년...오성택 마케팅실 상무가 들려준 '테라 이야기'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하이트진로는 테라 출시를 계기로 맥주시장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초기 반응은 폭발적이다. 200만 상자 최단시간 판매를 돌파할 만큼 시장 반응이 좋고 ‘테슬라’라는 신조어로 참이슬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맥주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이 성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맥주 출시 3년만인 1996년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당시 40년 동안 경쟁사에 열세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화’라고 부를 만했다. 그 후 16년 동안 왕좌를 지켰지만 2011년 오비맥주 카스에 밀려나고 말았다.

8년여 만에 정상탈환을 노리는 만큼 하이트진로는 5년동안 신제품 개발에  절치부심 했다. 흥미로운 점은 테라의 탄생 스토리를 살펴보면 하이트맥주 신화 때와 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당시 영업담당 부사장이었던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신상품 개발 특명을 내리고 마케팅부를 신설, 신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신제품 개발 캐치프레이즈는 “경쟁사 제품과 모든 면에서 차별화하라”였다.

지난 3월 13일 테라 출시행사에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신제품 테라는 품질·디자인·콘셉트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브랜드”라며 “하이트진로가 참이슬과 하이트에 이어 세 번째 성공신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절대 따라 하지 않는 ‘독특함’

테라가 추구하는 것은 많은 사람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레귤러 맥주’다. 개발 과정에서 대중의 취향을 만족시키면서도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특징 있는 제품 콘셉트를 고민하는 것이 어려운 숙제였다고 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5년간 지구 곳곳을 돌아 가장 청정한 원료를 찾고자 했고, 인위적인 주입이 없는 리얼탄산 공법을 연구해 최선의 주질을 개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 4월 출시돼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발포주 ‘필라이트’는 테라를 위한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수입 맥주의 기세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에서 국산 브랜드의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가성비를 자랑하는 필라이트를 통해 ‘4캔에 1만원’인 수입 맥주 사이에서 국산 브랜드 입지를 다져 가정용 시장에서 테라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포석이었다는 설명이다.

테라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5월 31일 기준 200만 상자(약 6000만 병)를 돌파했다. 200만 상자 판매가 달성되는 데 걸린 기간은 이전 100만 상자 판매 달성 기간보다 일주일 가량 단축된 것으로, 테라의 판매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테라 탄생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는 테라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잘 알려진 것처럼 테라는 미세먼지로 대표되는 오염된 환경을 지양하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맥주로 보입니다. 먼저 콘셉트를 정하고 맥주 제조 공법, 맥아 선정, 맛 등을 결정했을 텐데, 일련의 개발 과정을 설명해 주시죠?

"우선, 현재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사가 무엇일지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환경, 미세먼지 등 삶의 질에 관련된 것들이 우선이라 판단했고, 이런 시대에 원료적으로 청정하고 공법상 인공을 조금이라도 멀리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맥주 원료에 청정함을 줄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맥주는 물이 약 90%를 차지하지만, 물이라는 원료로 청정함이나 제품을 차별화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두번째로 많이 포함되는 ‘맥아’에 집중했습니다. 청정한 맥아를 찾아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을 훑었고, 그 결과 세계 공기질 부문 1위 국가인 호주를 찾아냈습니다. 공법에서도 인공적인 부분을 최소화 했습니다. 물론 대량 생산을 해야 하는 장치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연구소와 치열한 논의와 실험을 반복하였고, 그 결과 발효과정 중 발생한 탄산만을 사용한 100% 리얼탄산 공법을 만들어 냈습니다. 원료와 공법을 결정지은 후에는 보편적인 맛에 집중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맥주라는 목표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맛이 가장 중요했고, 그래서 많은 주질 테스트와 2200명의 소비자 조사를 통해 맛을 완성했습니다."

-테라는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만을 사용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지역에 여러 농장이 있었을 것 같은데 맥아 공급 농장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요. 또 골든트라이앵글 이외에 다른 후보지는 없었는지요.

"호주는 대기질 부문 세계 1위 국가이기 때문에 양질의 맥아가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외 다른 후보지도 많았지만,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은 비옥한 검은토양, 최적의 강수량과 일조량, 풍부한 담수층, 토지교란 방지, 데이터 농법 등 맥아가 자라기에 최적화된 지역이라 판단해 선정했습니다. 워낙 광활하고 많은 농장들이 있다 보니 물량 수급을 위해 거의 모든 농장을 돌며 계약을 진행해야만 했습니다. 너무 광활하고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곳이고 그늘도 거의 없어서 저희 식구들이 많이 고생했습니다."

-'리얼탄산 100%'를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는 누가 어떻게 냈는지 궁금합니다. 차별화된 맛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전 세계 모든 맥주를 실제로 맛봤나요?

"리얼탄산 아이디어는 한 명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모두가 노력해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인공을 거부하는 시대를 제품에 반영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물론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장치산업이다보니 공법을 변경하는 일은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차별화된 맛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원들뿐만 아니라 마케팅 직원들까지 전 세계 다양한 맥주를 테스트합니다. 테라를 개발할 때도 전 세계 거의 모든 맥주를 구입해 맛봤고 그중 약 12종은 블라인드 테스트까지 진행하며 테라의 맛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저희가 시도한 주질과 내외부 테스트만 해도 100번은 족히 넘을 것이고 최종 주질은 2200명의 소비자에게 가장 맛있다는 평가를 얻은 주질입니다."

-테라 출시 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시음 행사를 갖고 재구매 의향을 물은 것으로 압니다. 테라는 역대 최고로 재구매 의사를 밝힌 고객이 많았다고 하는데 시음 참가자 중 독특한 의견을 낸 사람이나 에피소드는 없었는지요.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최종 맛 테스트에서 경쟁 브랜드 대비 2배의 만족도를 기록 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에피소드라면, 테라에 대해 다소 격앙된 긍정 표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이다’ ‘왜 이제 나오는지 모르겠다’ ‘탄산감이 콜라 이상이다’ 등 극도의 긍정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의견을 보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힘들었던 기억 혹은 고비라고 느꼈던 순간은 없었는지요.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라는 소설에서 “싸움은 싸움마다 개별적인 것이어서, 새로운 싸움을 할 때마다 그 싸움이 나에게는 모두 첫번째 싸움이었다”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테라를 만들 때의 상황과 너무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제품 외관부터 주질까지 모든 것을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맥주이기 때문에 매 순간이 새로운 싸움이었고 고비였던 것 같습니다. 녹색병도, 녹색병목에 들어간 토네이도 양각 하나도 몇백 번의 시행착오로 만들어진 산물입니다. 보석처럼 찾아낸 골든트라이앵글 맥아, 수백 번의 테스트로 완성된 100% 리얼 탄산 등 매순간 기존 맥주들과 치열하게 싸워서 탄생한 맥주가 테라입니다. 테라의 초반 성적이 좋은 이유도 모든 싸움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