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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7:45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점심에 홍어나 먹으러 가지” “난 싫은데...”
“점심에 홍어나 먹으러 가지” “난 싫은데...”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5.0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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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조직원 욕구를 헤아릴 줄 알아야

직장생활 당시 점심시간에 자주 경험했던 곤혹스러운 상황이 있었다. 부서장이 점심을 함께 하자고 할 때마다 그가 추천하는 점심 메뉴로 인해 점심을 함께 하는 것을 주저하곤 했었는데, 부서장이 선호하는 메뉴는 김치찌개였다. 그 식당은 직장 주변의 맛집으로 소문날 정도로 음식이 맛 있어서 점심시간마다 자리를 잡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신김치를 싫어하는 사람은 그 식당의 김치찌개는 피하고 싶은 음식 중 하나일 뿐이다.

직장생활 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선한 행동이 그 사람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신에게는 불편함이나 불쾌함으로 다가왔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흔히 ‘도와주고 욕 먹는다’라고 하소연하는 경우이다. 이런 결과는 두 사람 사이에 금이 가게 하거나 벽을 만드는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기 원한다. 홍어의 경우를 보자.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홍어 특유의 톡 쏘는 향이 홍어의 풍미라고 생각하지만, 홍어를 싫어하는 사람은 그 향으로 인해 홍어를 꺼리게 된다. 상사가 부하와 회식을 하면서 홍어 전문점에 갔다고 생각해보자. 이 중 한 두명이라도 홍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회식 시간 내내 그 사람은 상사를 원망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면 상사와 부하 사이의 관계에는 금이 가게 된다.

사람은 일하거나 심지어 놀 때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법으로 놀기를 원한다. 자신의 바람이 충족되지 못하면 마음 속으로 불만이 생기는데 이것을 ‘욕구불만’이라고 표현한다. ‘욕구’는 ‘생활체의 생리적·심리적 기구에 생기는 부족 상태를 보충하고 과잉상태를 배제하려는 생리적·심리적 과정’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행동의 동기를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와 자아실현 욕구로 분류되는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이론’이 욕구의 대표적인 사례다.

욕구불만이 갈등원인 될 수도

욕구불만은 갈등의 원인이 된다. 누구에게나 욕구가 있지만, 직장에서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드러내면 ‘불만이 많은 사람’이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자신의 욕구를 감추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욕구는 감춘다고 감추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만을 드러내게 된다. 김치찌개를 먹거나 홍어를 먹고 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 난다’라고 뒷담화하는 주된 이유는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상대에게 전하는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의 주된 목적은 서로의 욕구를 탐색하고 충족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상사가 부하와 대화를 하는 경우 상사는 부하의 욕구와 그 욕구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아야 하고 부하는 상사의 욕구와 그 욕구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만약 상사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도를 부하에게 강요하거나 부하가 상사의 욕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대화를 하더라도 생산적인 결과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쉽다. 그러므로 상대의 욕구에 대한 이해는 대화의 중요한 목적이다.

조직원 모두는 자신과 상대의 욕구가 무엇인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 가끔 직장에서 직장인의 미덕으로 ‘희생’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조직원에게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희생은 조직원의 불만을 낳으면서 조직을 위기상황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회사 경영이 어렵다고 경영진이 조직원의 급여를 일방적으로 삭감한다고 결정한다면 아무런 불만 없이 그 결정을 받아들이는 조직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경영진의 독단적인 결정은 조직원의 생존, 자기 결정이나 자유와 같은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게 만든다. 조직원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파업을 하거나 노동부에 신고하는 등의 방법을 취하게 될 것이고 이는 경영진과 충돌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처럼 경영진이나 조직원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욕구를 충족하려고 시도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욕구불만을 갖게 될 것이고, 이는 조직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조직원 모두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으로 해결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경영진과 조직원은 생존의 욕구가 충족되기를 바란다. 두 집단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찾으면 되므로 경영진은 조직원에게 회사의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경영이 회복되면 지급하지 못한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면 된다. 이때 경영진의 계획이 구체적일수록 조직원의 신뢰를 얻기 쉽다. 경영진으로부터 이런 설명을 들은 조직원은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진로를 결정할 수도 있고, 급여를 받지 못할 때 어떻게 생활비를 조달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면서 회사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욕구를 파악하면 서로가 만족하는 방법으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조직의 리더는 조직원의 욕구에 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조직의 리더가 간과하는 중요한 욕구 중 하나가 ‘자율성’이다. 가족 외식할 때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부모는 아이에게 비싸거나 몸에 유익한 음식을 먹이려고 시도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피자, 햄버거나 탄산음료와 같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갈등이 발생하고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이 불쾌한 시간으로 변하게 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부모가 아이에게 음식을 선택할 자율성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자율성은 조직경쟁력이다

자율성의 문제는 주변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다. 가사도우미가 오는 매주 목요일이 되면 우리 집은 비상이 걸린다. 그 이유는 어머니가 맞벌이 부부를 돕기 위해 가사도우미에게 필요한 일을 시키시는데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당신의 방식대로 가사도우미가 일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시키는 방식대로 일하는 가사도우미는 일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어머니가 원하는 방식대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자율성을 상실하게 된다. 가사도우미는 욕구불만 상태가 되면서 일을 하더라도 즐겁지 않고, 능률도 떨어지게 된다.

자율성의 박탈은 서로를 힘들게 한다. 어머니로서는 평생 해오신 당신의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가사도우미로서는 어머니의 지시가 자신의 자율성을 빼앗는 간섭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게 되면 어머니와 가사도우미 모두 평소보다 더 힘든 하루를 보내게 된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업무수행에서의 자율성은 직장에서도 필요하다. 상사가 부하에게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강요하게 되면, 부하는 자율성을 박탈당하게 되고, 상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는 상사가 좋아한다고 먹기 싫은 김치찌개를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부하가 상사의 지시대로 따르면 상사는 부하의 모습을 보면서 자기 말에 순종한다고 안심할 수 있지만, 상사의 지시대로 일하는 부하는 일하는 내내 괴로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괴롭게 일하는 부하에게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자율성을 박탈당한 부하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으므로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보다는 질책받는 경우가 많아진다. 능력이 뛰어난 부하일수록 자율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직장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자율성의 박탈은 조직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말처럼 자율성이 부족한 조직에는 자율성이 없더라도 조직에 순응하는 수동적인 사람이나 다른 조직으로 이직이 어려운 사람만이 남게 되면서 조직의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와는 달리 자율성이 부여된 조직에서는 조직원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자신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수동적인 조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만들게 된다. 그러므로 조직의 리더는 조직원의 자율성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직장인은 업무수행 시 자율성을 원한다. 일부 상사는 “상사가 시키면 부하는 그대로 따르면 되지 무슨 자율이 필요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사가 부하에게 강압적으로 대하면서 시키는 대로 하라고 강요하면 부하는 자율성을 상실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태는 식당에서 아이의 바람과는 달리 부모가 원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게 하는 것과 같은 욕구불만 상태가 된다. 아이가 부모의 강요로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게 되면 탈이 날 가능성이 커지듯이 직장인에게도 자율성의 부족은 조직문화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마치 상사가 사주는 김치찌개를 먹으면서도 고마워 하기는커녕 불만을 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직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율성은 업무성과와 연결이 된다. 리더의 역할은 조직원이 조직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하고 이끄는 것이다. 리더는 조직원과 조직의 목표를 공유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조직원이 선택하도록 조직원에게 맡길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조직원은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익숙한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리더와 조직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리더는 조직원이 일하는 과정에서 과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르거나 피로와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는 조직원이 보이면 방법을 찾아주거나 격려를 통해 조직원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우면 된다. 조직원은 자신에게 익숙한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상사에게 자율성을 요구하기에 앞서 자신의 업무 스타일과 지식수준을 점검하면서 최신의 업무지식을 익히고, 더 나은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조직원의 이런 노력이 모일 때 자율성을 얻을 수 있다.

자율성에는 책임이 따른다. 조직원 모두는 자신의 역할에 책임감을 느끼면서 역할수행에 최선을 다할 때 진정한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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