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조현아·조현민 3남매, 대한항공 경영권 운명은?
조원태·조현아·조현민 3남매, 대한항공 경영권 운명은?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4.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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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사장 승계 유력...어머니인 이명희 전 이사장의 의중 중요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한진그룹의 급작스러운 경영권 승계 작업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조양호 회장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승계가 가속화 될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영일선에 복귀할지 등에 대해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오는 5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할 '2019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도 한진그룹 차기 총수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대기업 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하는데, 여기에는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 지정도 포함된다. 동일인은 정부가 공식으로 인정하는 대기업 ‘총수’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3월 27일 그룹 핵심계열사인 대항항공 주주총회에서 대표 및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했다. 이후 29일 지주사인 한진칼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를 정리하기 위해 조만간 조원태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조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면서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은 다소 앞당겨지게 됐다.

한진그룹의 승계는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3남매가 어떤 비율로 상속받는지에 따라 결정될 확률이 높다.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한진칼이 있다. 한진칼→대한항공→손자회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최대주주이자 진에어 지분 60%, 칼호텔네트워크 지분 100% 등을 소유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 상속이 곧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다는 얘기다. 현재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9.93%다. 조 회장이 17.84%, 조원태 사장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2.30% 등이다.

이들 중 한명이 조 회장 지분 17.84%를 모두 물려받는다면 최대 20.18%까지 늘어나게 되지만, 조 회장 지분을 제대로 상속받지 못할 경우엔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사모펀드 KCGI와의 경쟁에서 자칫 밀릴 수도 있다. KCGI는 지난 4일 한진칼 주식 46만9014주를 추가 매입하며 13.47% 지분을 확보, 현재 KCGI와 국민연금의 지분을 합치면 20.81%에 달한다. 국민연금 또한 한진그룹에 대해 칼날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오너일가는 최소 21% 이상의 한진칼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조 회장이 상속과 관련해 유언을 남겼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그의 지분이 가족에게 어떻게 배분될지는 불투명하다. 별도의 유언이 없을 경우엔 배우자와 자녀에게 상속되는데, 배우자와 자녀의 상속순위는 같지만 배우자가 자녀보다 50%를 더 받게 된다. 

결국 조 회장의 아내이자 3남매의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지분 상속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최대 변수인 셈이다.

3남매 쪼개기 경영 가능성도

왼쪽부터 고(故)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대한항공
왼쪽부터 고(故)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민 전 대항항공 전무.<대한항공>

재계는 이명희 전 이사장이 상속을 포기하고 총수 일가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자녀들에게 지분을 몰아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조원태 사장의 경영권 승계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조양호 회장의 자녀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 일선에 있는데다 장자상속이란 명분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도 어머니 이명희 전 이사장의 의중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조 사장은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 차장으로 입사해 대한항공 경영기획팀 부팀장, 여객사업본부 본부장(상무), 경영전략본부장(전무), 화물사업본부장(부사장), 총괄부사장 등을 거쳐 2017년 1월 대한항공 사장으로 임명,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한진그룹에서는 조 사장이 오너 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지난 3월 대한항공 주총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고, 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는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 등 논란으로 지난해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면서 사주 일가 중 유일하게 조 사장만 경영진으로 남은 상태다.

향후 조 사장의 경영 능력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 본인의 능력만으로 오른 것이 아니라 조양호 회장의 장남으로 사장 자리에 올랐다”는 업계 안팎의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가 얼만큼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지난 3월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이후 경제개혁연대는 “조원태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되지 않았고,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총수 일가가 경쟁 없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될 경우 그룹을 위기로 내몰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의 경영 복귀 가능성도 언급된다. 조원태 사장을 중심으로 지주사 등 핵심 계열사 승계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겠지만, 지난 이력을 고려해 칼호텔네트워크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진에어는 조현민 전 전무 등으로 경영권을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9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조중훈 창업주가 돌아가시고 나서 아들 4명이 그룹을 분할해서 맡은 것처럼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고 난 이후에도 형제 간 공동 경영을 하기보다는 그룹을 분할해서 독립경영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남아있는 자녀들끼리 합의를 봐야겠지만 세 남매 성향상 공동 경영을 하긴 어려울 것 같고 회사를 쪼개서 나눠 갖는 것이 현실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상속세 2000억원...현금 마련 위한 지분 처분 관건

지분 상속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세’는 오너 일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재계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의 재산 상속 시 부담해야 할 세율은 60%로 상속세는 2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3221억원 ▲(주)한진 지분 348억원 ▲대한항공 지분 9억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기타계열사 지분과 현금, 부동산, 비상장 주식 등에 재산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상속을 받을 경우, 상속세 마련은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을 통해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통상적으로 평가가치의 50%까지 대출 받을 수 있는데, 현재 오너 일가가 소유한 지분 가치 1217억원에 대한 조달 금액은 600억원 대로 분석된다. 나머지 상속세를 채우기 위해선 한진칼과 한진의 배당금 증액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상속세는 규모가 클 경우 5년 분납이 가능하지만, 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는 분납을 하더라도 부담스러운 액수이기 때문에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상속 주식 일부를 처분해 현금화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오너 일가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을 처분할 경우 한진가 보유 지분이 줄어들면서 KCGI와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상속세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민경 기자 klk707@daum.net, klk707@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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