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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19 11:41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여의도의 곰’ 김남구, 글로벌 IB 큰 그림 그리다
‘여의도의 곰’ 김남구, 글로벌 IB 큰 그림 그리다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3.03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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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마에스트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의 야심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그 자체로 ‘어닝 쇼크’라 봐도 무방했다. 계열사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이익이 적잖이 훼손된 탓이다. 주력인 증권업도 연간 기준으론 업계 1위였지만 4분기만 놓고 봤을 땐 새로운 도전자들의 추격에 쫓기는 형국이었다. 연초 ‘세전이익 1조원’을 선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지난해 말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 ‘선장’을 유상호 사장에서 정일문 사장으로 바꿨다. 십수년 간 회사를 업계 1위로 만드는 데 기여한 최고경영자의 교체는 지난해 실적 부진과 겹치며 ‘변곡점’을 그리고 있다. 김남구 부회장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2019년, 그는 과연 어떤 그림을 기리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11월 23일, 한국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증권업계를 뒤흔들 뉴스가 터졌다. 2007년 이후 12년간 회사 지휘봉을 잡으며 증권업계 최장수 CEO로 이름을 날린 유상호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대표직을 놓게 된 것이다. 유상호 부회장은 “욕심을 갖지 않고 12년 만에 후배에게 CEO 자리를 물려주게 돼 기쁘다”는 소회를 밝혔다.

유 부회장이 대표직을 내려놓게 된 내막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그것이 자의였든 타의였든, 업계에서는 유 부회장의 일선 후퇴로 한투증권, 크게는 한국금융지주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오너 경영자로서 한국금융지주를 이끄는 김남구 부회장으로서도 2019년 한 해는 본인의 경영능력을 시험받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 정일문 사장에 IB부문 강화 ‘특명’

한국금융지주를 언급할 때 증권이 전면에 나오는 이유는 그만큼 그룹 내 한투증권의 입지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는 2018년 한 해 순이익 5158억원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96.6%에 달하는 4983억원이 증권에서 나왔다. 순익 기준 2년 연속 업계 1위로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4612억원)와 메리츠종금증권(4338억원), NH투자증권(3615억원), 삼성증권(3345억원) 등을 훌쩍 앞질렀다. 그룹 내 자산 비중도 71.5%(45조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 영업수익은 1조2678억원으로 2017년(1조1359억원)보다 11.6% 증가했다. 브로커리지에서 수수료 수익 증가(5.2%)보다 이자수익 증가(27.3%)가 두드러졌고, 자산관리와 IB 부문, 트레이딩 부문도 5~10%대의 비교적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순이익이 줄어든 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 발생과 판관비가 늘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파생상품 등의 금융자산평가·처분손익이 전년 대비 2000억원 가량 줄어든 탓이다.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 실적이 주춤했지만 전체 수익성 기반은 악화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IB수익이 부동산을 중심으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과거 자산비중의 변화 능력 등을 고려할 때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며 “운용부문 역시 ELS와 ELW 사업을 동시에 진행해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고 발행어음 운용잔고도 4조3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수익성이 양호하다”고 밝혔다.

반면 한투증권을 뺀 지주사 실적은 크게 떨어진다. 2018년 세전이익 기준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770억원), 한국투자캐피탈(719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628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472억원) 등을 모두 합쳐도 2589억원으로 누적 계열사 세전이익인 7735억원의 33.5%에 불과하다. 계열사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이익이 835억원 증가한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증권업을 제외하고 딱히 두드러진 계열사가 없는 한국금융지주로서는 증권 편중적 실적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는 증권업이 무너질 경우 그룹 전체의 기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4분기 한투증권 순이익은 900억원으로 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8%, 7.1%씩 감소했다. 이 기간 메리츠종금증권(순이익 1142억원)에게 분기 순익 1위 자리를 내줬다. 증권업 편중에 따른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단기간에 비증권 계열사 실적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면, 결국 증권업 수익성 보강은 필수다. 한투증권이 30년간 투자은행(IB) 부문만 맡아온 ‘IB맨’ 정일문 사장을 회사 전면에 내세운 것도 업계에선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식시장 불황과 수수료 출혈 경쟁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업계 트렌드는 점차 IB 쪽으로 옮겨오는 추세다. 김 부회장으로선 IB부문 강화가 절대적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한투증권의 지난해 IB부문 영업수익은 2035억원으로 2014년부터 매년 10~30%씩 성장하고 있다. 물론 경쟁사들과 비교해서도 나은 수준으로 보긴 어렵지만, 한국금융지주의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업권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은 향후 높은 성장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글로벌 IB에 대한 김 부회장의 기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김 부회장은 “베트남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어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아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며 장래도 밝다”고 강조했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홍콩 법인에 4억 달러(약 4500억원)를 증자했는데 추후 이곳에 해외 트레이딩 센터를 구축해 글로벌 IB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비증권계열사, 장기적 시각으로 접근

김 부회장이 한투증권 체질개선을 위해 칼을 뽑아들었다면, 여타 계열사는 육성 정책을 통한 철저한 수익성 향상에 치중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본인은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인 디테일은 전문경영인들에게 완전히 맡기는 걸로 알려져 있다. 계열사 경영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온전히 힘을 실어주는 덕분에 ‘그림자 경영자’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한국금융지주의 비증권 계열사는 한국투자저축은행·한국투자캐피탈·한국투자파트너스·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한국밸류자산운용·EQ파트너스·키아라캐피탈 등으로 구성됐다. 김 부회장은 이들 계열사에 대한 공격적 투자도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비증권 부문 주력 계열사인 한투파트너스의 경우 국내 최상위권 벤처캐피탈(VC)이다. 신규 사업자에 대해 다양한 방식의 펀딩으로 돈을 버는 이 회사는 2018년 말 기준 순익 465억원을 거뒀다. 전체 운용자산이 2조6320억원에 달하며, 카카오·YG엔터테인먼트·더블유게임즈 등 게임과 엔터산업에서 투자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18%는 중국·미국·유럽·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 투자된 상태다.

한투저축은행도 자산규모 국내 3위로 업계 최고의 건전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자산이 2조8994억원으로 전년보다 10% 가량 늘었고,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9%, 15.2%로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업에서 중요한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3분기 기준 2.6%, 2.7%로 업계 평균인 4.6%, 5.3%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2014년 설립된 한투캐피탈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총자산 2조58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820억원) 대비 30.2% 증가했고,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모두 30% 넘게 성장했다. 중소형 캐피탈사로 인력이 적지만 계열사인 한투증권과 부동산 금융 시너지를 발휘해 기업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 대출채권 잔고 구성은 기업담보 1조5100억원, 부동산PF 5500억원, 리테일중도금 4000억원 순이다.

다만 한투파트너스와 헤지펀드인 키아라캐피탈의 손실은 다소 뼈아픈 부분이다. 한투파트너스의 경우 증시 악화로 보유자산의 평가 손실이 400억원이었고, 키아라캐피탈은 중국 인프라법인 전환사채(CB) 사업이 불투명해지며 전액 상각해 835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큐파트너스의 경우에도 지난해 사모펀드 손실로 자본 잠식상태에 빠지자 지주사로부터 자금 차입과 유상증자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김남구 부회장은 일회성 손실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있다. 단기 손익에 치중하기보단 장기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추구하는 것으로, 이는 김 부회장의 우직한 성향과도 맞물려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카뱅 활용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기대

김 부회장은 계열사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카카오뱅크(지분율 58%)로, 현재까지 출자액은 6500억원에 이른다. 카뱅은 지난해 말 기준 고객 수 769만명에 자산 규모 12조원, 여신규모 9조1000억원, 수신잔고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공격적 투자로 지난해 100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했지만 올해 손익분기점(BEP) 돌파가 유력시된다. 김남구 부회장은 카뱅이 향후 그룹 주력 계열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한국금융지주 계열사들 간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오는 상반기 추진될 카카오뱅크와 한국투자증권의 은행 연계 계좌개설 서비스가 대표적이며, 나아가 은행 대출에서 거절당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연계하거나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카카오뱅크와 연계하는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한투증권 정일문 사장도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해 계열사 간 강점 공유와 본부 간 시너지를 일상화 하겠다”며 “본부 평가에 IB-WM(자산관리) 상품, IB-종합금융간 연계 등과 관련해 본부와 부서 간 협업 시너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은행권이 없었던 한국금융지주로선 카카오뱅크를 활용해 다방면으로 사업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금융위원회의 부동산신탁업 인가도 신청했다. 현재 12곳이 접수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경쟁사들 가운데 자산 규모가 월등히 높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금융지주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타 금융업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한 부동산신탁업을 영위하게 될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 금융지주와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김남구 부회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현지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2006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베트남 투자펀드를 출시했고, 2007년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2010년 현지법인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다음 타깃은 인도네시아로 2017년 단빡증권 인수에 이어 올해는 자산운용사를 인수해 본격적인 인니 시장 공략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인 단빡 증권사 인수에 이어 자산운용사를 더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회사의 성장축을 아시아에 두고 사업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오너 일가’ 저평가 깨버린 리더십

김 부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창시절 별명이 ‘곰’이었다고 공개했다. 부친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체구를 닮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실제 그의 성향이 곰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재벌가 장남인데도 부친의 엄격한 교육 아래 ‘개척가 DNA’와 인내심을 물려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당시 그룹에서 불모지였던 증권사를 이끌며 증권지주사 가운데 업계 1위로 키워냈다. ‘물갈이’가 잦은 업계에서 계열사 대표들을 믿고 신임한 것도 그의 신중한 성격과 이어진다.

이 같은 성향은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에도 발휘됐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을 케이뱅크에 빼앗긴 상황에서, 김 부회장은 출범 자체를 늦추더라도 완성도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보다 4개월 여 늦게 출발했지만 현재는 케이뱅크에 월등히 앞서고 있는 상태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보단 장기적으로 ‘아시아 최고 금융사’를 꿈꾸는 그의 비전이 반영된 결과다.

김 부회장은 직원들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탈 정도로 격의가 없다. 그래서 ‘오너 같지 않은 오너’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대신 인재에 대한 욕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열사라면 신입이든 경력이든 최종 입사 관문이 김 부회장과의 면접이라는 건 업계에서 유명하다. 매년 직접 대학을 방문해 채용설명회 연사로 나서는 것도 독특하다. 성과가 우수한 직원들에게는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외부 인재 영입도 서슴지 않는 게 그의 성향이다.

지난해 채용설명회에서 김 부회장은 “실력이 있으면 오너와 대표보다도 더 많은 연봉을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로 김성락 전 투자금융본부장과 김연추 전 투자공학부 차장은 지난해 양매도ETN으로 100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각각 23억원, 22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아 업계 ‘연봉킹’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 부회장은 고액 급여를 받아가는 임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며 “이직하겠다고 하면 경영진 모두가 붙잡고 매달릴 만한 인재를 원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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