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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1:00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히딩크 감독이 폭력으로 ‘4강’에 올려 놓았는가?
히딩크 감독이 폭력으로 ‘4강’에 올려 놓았는가?
  • 최환규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1.31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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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자신의 무능력 감추는 수단

[인사이트코리아=최환규 전문위원] 며칠 전 서울의 모 프로야구구단 소속이었던 선수의 기사가 신문에 났다. 이 선수가 팀 선배로부터 야구방망이로 구타당했을 당시 얼굴이 부은 사진이다. 이 선수가 선배로부터 구타당한 사연을 들으니 더 황당했다. 선배가 삭발을 지시했는데, 팀의 다른 선배가 삭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그 선수는 삭발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다음 날 삭발을 명령한 선배가 후배를 보면서 삭발하라는 자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망이로 때렸고 뇌진탕 증세가 있어 병원 응급실에서 정밀 검사까지 받게 되었다. 

이처럼 언론에는 폭력과 관련된 기사가 매일 실리고 있다. 중고등학생, 대학생, 군인, 프로선수, 회사원 등 사회의 모든 계층에서 폭력이 일상화되고 있다. 군대에서의 폭력은 오래전부터 사회문제가 되어 국가 차원에서 개선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점차 줄어들기는 하지만 완전히 근절되지는 않았다고 생각된다. 

이런 폭력은 군대와 스포츠와 관련된 집단에서 특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처럼 보인다. 군인은 폐쇄된 공간에서 근무하기에 폭행 사건이 일어나도 집단 내에서 덮어버리면 다른 사람이 알 방법이 없다. 이런 곳에서 일어나는 폭행은 피해자의 인격을 없애고, 공포와 무기력을 경험하게 만들어 자신의 삶을 포기하게 하기도 한다. 

“체벌 당해도 믿음 있으면 문제 안 된다?”

왕따를 당한 학생이 자살하는 사건도 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노골적인 폭력을 당하지 않더라도 삶을 포기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폐쇄된 공간에서 자신을 구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그 공포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또한 비슷한 폭력을 당한 사람이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로부터 배신자로 찍혀 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그 상황을 이겨낼 자신감을 상실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2년 정도의 의무 기간만 복무하는 군인은 제대하면 그 집단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의 경우에는 군인과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운동선수 대부분은 선수 생활을 마치면 그 분야의 지도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지도자나 동료가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더라도 함부로 외부에 알리기가 어렵다.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알리는 순간 그 분야에서 일 하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이런 이유로 폭력이 선수를 지도하는 방식으로 오랜 시간 자리할 수 있었다.  

폭력은 지도자만이 아니라 선수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앞에서 설명한 야구 선수의 후배 폭행 사례도 마찬가지이다. 선배가 후배를 폭행한 이유가 후배가 자신의 부당한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이다. 선배가 후배에게 무리한 명령을 내리고 폭행해도 된다고 묵인한 구단도 문제지만 이런 문화를 선수들이 수용하는 것도 문제이다. 그 선수가 부당한 지시를 했어도 동료들은 적극적으로 그 선수의 부당한 지시를 막지 않았다. 이런 사례를 보면 운동선수들 자신도 폭행을 용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자가 폭력을 계속 사용하는 이유는 선수의 경기력을 향상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폭력은 단기간에 선수의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마약과 같은 결과를 내기도 하지만 지도자와 선수 모두의 도덕성과 관련된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도덕성은 집단을 유지하게 만드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지도자나 동료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람은 집단에 대한 믿음이 없어진다. 이렇게 되면 조직에는 조금씩 균열이 생기게 된다. 이것은 마치 배의 한 부분이 부식되는 것과 같다. 이런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게 되면 배가 서서히 침몰하게 되는 것처럼 폭행이 일어난 조직도 분열이 생긴다. 지금 문제가 되는 운동 단체는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사건 당사자들이야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지경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부도덕한 사람과 같은 집단이란 이유만으로도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폭력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지도자의 폭력 대물림 때문이다. 빙상계에서 문제의 중심으로 지목된 지도자도 ‘묵묵히 두들겨 맞으면서’ 대학교수까지 되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저서에서 ‘체벌을 당해도 믿음이 있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 사람으로부터 배운 폭행범으로 구속된 지도자 역시 국가대표 선수를 올림픽을 앞두고 뇌진탕이 일어날 정도로 때려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하게 했다. 이런 상황은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정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 

폭력성과 카리스마·추진력

두 번째는 지도자의 지식 혹은 능력 부족 때문이다. 선수가 경기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가진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경우이다. 이런 경우 지도자가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선수의 문제를 진단하고 적합한 처방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지도자의 대표적인 사례가 히딩크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체육 지도자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 히딩크 감독이 선수를 지도하면서 폭력을 행사했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 번째는 지도자의 게으름 때문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드는 사람을 싫어한다. 지도자가 선수를 폭력으로 윽박지를 때는 자신이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일수록 지도자는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해 선수의 실력 향상을 도와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다른 나라 지도자의 지도 방식을 탐색하면서 선수에게 적합한 방법을 적용해 최선의 결과를 찾아야 한다. 이런 방식의 지도를 위해서는 지도자가 자신의 에너지를 몽땅 투입해도 부족할 정도로 큰 노력이 필요하다. 또 이렇게 하더라도 기대한 결과를 확신하기 어려우므로 폭력이라는 확실한 방법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수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선수가 운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는 부모님이 편찮으시거나 연인과의 이별과 같은 경기 외적인 문제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패배로 인한 자신감의 저하와 같은 심리적인 문제로 나눌 수 있다. 이럴 때 지도자는 선수가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지도자는 경기 외적인 문제라면 해당 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청하고 심리적인 문제라면 심리 전문가의 도움으로 선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선수는 지도자를 믿고 의지하면서 실력도 높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스포츠계에서 무능한 지도자가 유능한 지도자를 퇴출하는 것이다. 무능력한 지도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권력에 기대는 방법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쇼트트랙 폭력으로 대변되는 빙상계의 비리 뒤에는 그 중심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한 명 있다. 

이런 부조리의 희생자는 선수들이다. 유능한 지도자를 만났더라면 성장할 수 있었던 선수가 무능한 지도자를 만나게 되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운동을 그만두는 일이 생긴다. 차라리 지도자가 능력만 무능하다면 선수가 받는 영향은 덜하지만, 무능한 지도자가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폭력을 사용한다면 선수는 몸과 마음 모두에 치료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된다.  

폭력은 직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군대나 스포츠 단체 못지않게 직장 내에서의 폭력도 문제이다. 직장 내에서의 폭력은 리더와 동료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폭력의 후유증은 상당해 조직 내 계층 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그 조직이 망해 없어진 예도 있다. 

직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이유 중 하나는 폭력이 성과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많은 리더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기 안에 성과를 향상시켜 능력을 인정받아 더 오래 근무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과에 대해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다. 이런 상황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조직원이나 원하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조직원이 눈에 띄면 자신의 입지를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되면서 난폭한 행동을 하게 된다.

직장에서 폭력이 유지되는 또 다른 이유는 잘못된 학습 때문이다.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리더를 ‘카리스마가 있으며 추진력이 있다’고 미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런 리더는 리스크가 큰 사람으로 조직에 큰 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폭력성이 있거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조직에서 퇴출시킬 필요가 있다.  

‘폭력의 대물림’ 근절해야

지도자는 선수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이다. 지도자의 역할은 선수가 힘들면 보듬어 주고, 잘 하면 격려해 주는 것이다. 선수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한 다음 적절한 해결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지도자가 폭력의 효과를 믿는다면 자신부터 폭행을 당해야 하지만 이런 경우는 없다. 따라서 지도자는 자신의 지도 방법에 ‘모든 종류의 폭력 혹은 폭언’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스포츠계에서 외국인 지도자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국내 지도자가 폭력으로 선수를 지도하는 동안 외국인 지도자는 선수의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이외에도 외국인 지도자는 상대적으로 인맥의 영향에서 벗어나 실제로 경쟁력 있는 선수를 선발할 수 있다. 이것이 선수들 사이에 선의의 경쟁력을 가져와 실력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가져왔다. 

선수와 지도자는 동반자다. 선수와 지도자는 실력향상을 위해 서로에게 의지할 필요도 있지만, 반드시 견제도 해야 한다. 선수는 과거 지도자의 그림자를, 지도자는 자신이 과거에 가르쳤던 선수의 그림자를 달고 산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은 과거의 선수와 지도자가 아니다. 지도자는 과거에 성과를 거두었던 방식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선수에게 적합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도자는 선수가 실력뿐 아니라 인성도 실력만큼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럴 때 선수와 지도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 

폭력은 종목 자체의 존폐에 영향을 미친다. 지도자가 선수를 가혹하게 대한다는 소문이 널리 퍼진다면 그 종목의 유망주들은 외국으로 나가거나 다른 종목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수의 몇 명으로 인해 다수가 피해를 볼 뿐 아니라 종목 자체가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폭력은 모두가 망하는 고속도로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폭력을 몰아내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스포츠는 메달과 같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금지 약물로 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경멸의 눈길을 보내지만, 폭력으로 딴 메달은 눈감고 모른 척 한다. 이런 결과 위주가 폭력의 대물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지도자와 선수 모두 폭력보다 사랑과 관심이 선수의 성장에 필요하다고 인식해야 한다.    

모든 조직에서 폭력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폭력 대신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평화를 유지하면서 성장할 방법을 찾아보자. 처음에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과거의 모습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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