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수소사회 ‘퍼스트무버’ 꿈꾼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수소사회 ‘퍼스트무버’ 꿈꾼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01.21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정부 수소경제 로드맵에 영향...정 부회장, 수소 에너지에 큰 관심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함께 울산시청 내에 마련된 수소경제전시관을 관람했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선 (왼쪽 두번째) 수석부회장과 함께 울산시청에 마련된 수소경제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난 17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작년 12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FCEV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그 이전에 정 수석부회장은 2013년 세계 최초 양산용 수소차 ‘투싼 ix35’를 탄생시켰고 작년 초에는 그 2세대 모델인 '넥쏘'를 론칭했다. ‘혁신성장’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수소경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도 정 수석부회장의 수소 사랑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17일 발표가 있었던 울산시청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옆을 지켰고, 문 대통령은 정 수석부회장에 “내가 현대차, 특히 수소차 홍보대사”라고 언급한 것은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에서 현대차그룹의 역할을 강조한 셈이다.

‘수소경제’ 혹은 ‘수소사회’에 대한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정부 발표 직후 ‘높은 산’ 등 험난함을 나타내는 표현을 사용해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수소차 620만대를 생산하고 운행하는데 필요한 수소는 어디서 얻을 것이며 수소 가격을 낮추는 일은 녹록한 일이 아니라는 의문이다.

국내에서 수소차를 생산하는 기업은 현대가 유일한 만큼 정부에서도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현대차그룹에 기대하는 게 크다.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민관이 협력하면 그리고 현대차그룹이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보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현대차그룹과 20여년 수소차의 역사

현대차그룹 수소차 개발 역사는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연료전지 개발에 착수하고 같은 해 11월 싼타페를 모델로 한 연료전지차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2004년 비상용차 투싼 연료전지차 32대를 운행, 2008년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연료전지차 1대로 미국 대륙 동서를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꾸준한 연구개발로 드디어 2013년 초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 ix35 수소차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높은 차량 가격과 인프라 부족 등으로 초기 수소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오랫동안 수소차 개발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2013년 제네바 모터쇼에도 참가해 투싼 ix35를 직접 챙기기도 했다. 당시에는 지금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수소차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탓에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을 선봉장으로 꾸준히 수소차를 발전시켜 나갔다. 2017년 3월 1세대 모델인 투싼 ix35를 선보였던 제네바 모터쇼에서 2세대 모델인 넥쏘의 콘셉트카 모델을 처음 공개한 데 이어 작년 1월 완성차 넥쏘를 출시했다.

2세대 넥쏘는 수소차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진 데 힘입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949대가 판매됐다. 내수 727대, 수출 222대를 기록하며 나름 의미있는 한해를 보냈다.

정부 지원으로 시너지 효과 기대

정 수석부회장은 작년 12월 현대모비스 충주 공장 수소연료전지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 참석해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2030년까지 7조6000억원을 투자해 수소차 연 50만대 생산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가 제시한 로드맵과 비교해 보면 정부는 2022년 시점에서 8만1000대, 현대차는 4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3년 후 국내 생산량의 절반을 현대차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로 현대차가 이끌고 정부가 뒷받침해주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현대차가 ‘퍼스트무버’로서 역할을 잘 해 내는지 여부가 수소사회로 가는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공개하고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17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공개하고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산업통상자원부>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연료전지 제2공장 기공식에서 “수소전기차의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큰 만큼, 협력사와 동반투자를 통해 미래자동차 산업의 신성장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대차그룹은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라는 신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 말대로 수소차 산업의 관련 산업 파급력은 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체 수는 총 851개에 이른다. 이중 대기업이 245개, 중소기업이 606개다. GM 군산공장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자동차산업은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정부의 관계를 달갑게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우리 역사에서 민관의 조합은 정경유착이라는 폐단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또 대기업 밀어주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파급력이 큰 대기업을 키워서 부를 공정하게 분배하면 경제가 좋아진다. 이른바 '낙수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갑질, 불공정, 부도덕성 등이다. 혁신성장과 공정사회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수소경제의 퍼스트무버를 선언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과제는 '상생'이다. 현대차그룹이 작년 'FCEV 비전 2030' 선포 이후 이틀만인 12월 13일 자동차 부품 협력사에 총 1조6728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좋은 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