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인지 아닌지는 회의·회식 때 보면 안다
좋은 리더인지 아닌지는 회의·회식 때 보면 안다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18.12.31 1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식은 지혜와 함께 할 때 빛 난다

[인사이트코리아=최환규 전문위원] ‘연예인 못지않은 미모’ ‘국내 유명 대학’ ‘좋은 직장’ 등은 결혼을 앞둔 사람을 소개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들이다. 이런 말 속에는 신랑이나 신부 될 사람이 공부도 잘 했고, 대기업에 다니는 우수한 사람이고 외모도 출중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스펙을 가진 사람이 이혼한다는 소식 또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외모나 학벌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장하지 않는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연봉을 많이 받더라도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냉기가 감도는 가정이 될 수밖에 없다.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 오히려 행복한 가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는 스펙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의 능력은 오롯이 자신이 가진 지식의 결과가 아닐 수 있다. 처음부터 회사를 만들고 모든 조직원을 훈련한 경우가 아니라 기존 조직을 물려받은 경우라면 그 조직은 선임자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로부터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경쟁에서 한걸음 앞서가는 경우와 비슷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모든 결과를 자신의 지식 덕분이라고 생각하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책으로 지식을 배운 사람은 직장에서 하던 행동을 가정에서도 하게 된다. 가족이 조직원처럼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 기대가 큰 착각이었다는 사실은 금방 알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가족과 조직원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변화를 주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게 된다.

상대가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힘’을 사용하게 된다. 소리를 지르거나 협박을 하게 된다. 가족에게 “너 같은 자식을 둔 내가 부끄럽다” 혹은 “우리 집안에 너 같은 애가 있을 줄이야”라고 말하는 순간 가족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이 평소 애한테 무슨 관심을 보였다고 애를 야단쳐!” 혹은 “당신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배우자나 아이로부터 이런 말을 들으면 ‘내가 가족에게 무관심했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을 공격한다고 생각하고 더 강하게 가족을 윽박지르게 된다.

지혜로운 리더

이런 실랑이는 가족과의 관계를 멀게 한다.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에게 ‘나를 사랑해 저런 말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한테 저런 심한 말을 하다니’라고 생각하면서 반격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상대를 공격하게 되면 서로의 마음에는 상처를 받게 되고, 그 상처는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든다. 이렇게 지식수준과 관계없이 화목한 가정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식과 지혜를 구분하지 못하며 살고 있다. ‘지식’은 ‘어떤 대상에 대해 배우거나 실천을 통해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로, ‘지혜’는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으로 국어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지식은 학교에서 배우거나 책을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얻을 수 있지만, 지혜는 지식과 달리 쉽게 얻을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려장’과 관련된 것으로 ‘노모의 지혜’라고 불리는 설화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관리가 늙은 어머니를 풍습대로 산에 버리려 했는데, 어머니는 아들이 돌아가는 길을 잃을까 봐 가지를 꺾어 표시했고 관리는 차마 어머니를 버리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모시고 왔다. 어느 날 중국의 사신이 노새 두 마리를 가져와 어미와 새끼를 알아맞히라고 하여 모두 풀지 못했다. 그런데 관리의 어머니가 굶긴 뒤에 여물을 주어 먼저 먹는 놈이 새끼라고 알려 주어 문제를 풀 수 있었고, 그 뒤로 늙은 부모를 버리는 풍습이 없어졌다는 이야기이다. 이 설화로부터 삶을 사는 동안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혜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에서 지혜의 중요성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조직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지식만큼이나 지혜도 중요하지만 많은 리더가 지혜의 중요성을 잊고 사는 경우가 있다. 회의하는 모습을 보자. 회의에서 리더가 조직원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하면 조직원은 리더의 계획을 전부 이해한 표정을 짓지만, 조직원은 회의장을 나오는 순간 리더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잊어버린다. 아마도 리더도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직에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런 의미 없는 회의를 반복하는 이유는 지혜보다는 지식 전달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회의를 진행할 때 지혜롭지 못한 리더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지혜로운 리더는 조직원을 주인공으로 만든다. 리더가 주인공이 되는 회의는 리더가 자신의 지식을 일방적으로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되면 리더는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게 되고, 조직원은 리더의 깊은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회의를 마치는 순간 조직원은 좌절하게 된다. 리더의 의도대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실행력이 떨어지게 된다.

지혜로운 리더는 회의에서 조직원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사회자 역할에 치중한다. 리더가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 대신 조직원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말하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조직원들이 충분히 의견교환을 하면서 리더의 목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리더는 회의 막바지에 조직원과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 실행계획을 세우고 담당자를 정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하면 된다. 리더가 회의를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면 조직원은 리더가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지시할 때보다 계획에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회식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혜롭지 못한 리더는 회식을 회의처럼 만든다.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자신의 지식수준을 조직원에게 과시하기 바쁘다. 이런 모습은 직장인이 가장 싫어하는 상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조직원은 이런 식의 회식이 몇 번 반복되면 회식을 귀찮고 불편한 시간으로 인식하고 회식 자체를 피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회식하는 경우에는 리더와 가장 먼 자리에 먼저 앉으려고 한다. 조직원이 리더를 피하는 이런 상황이라면 회식을 통해 리더가 얻은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지혜로운 리더는 회식을 조직원과의 관계의 질을 높이는 기회로 만든다. 지혜롭지 못한 리더는 회식 자리에서도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지혜로운 리더는 조직원을 주인공으로 만든다. 지혜로운 리더는 조직원 모두에게 “열심히 노력해 주어서 고맙다”라는 말을 전하면서 조직원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일부 게으른 조직원을 보면서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 자리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낸다. 리더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일부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게 되면, 그 말이 회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전달되면서 회식의 분위기는 냉랭해지면서 회식의 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조직의 성과는 리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조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한 결과가 조직의 성과로 나타난다. 조직의 성과는 합창단의 지휘자처럼 리더가 조직원이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준 결과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다음과 같은 지혜를 가지고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지혜 활용법

지혜로운 리더는 참을 줄 안다. 업무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서 회식할 때 다른 사람보다 많이 먹는 사람을 보면서 마음이 편한 사람은 없다. 이때 밥값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면 당사자뿐 아니라 회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의 마음이 얼어붙게 된다. 지혜는 미운 한 사람 때문에 일을 열심히 한 다수를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한다.

지혜로운 리더는 기다릴 줄 안다. 봄에 씨앗을 뿌린다고 바로 열매를 맺지 않는다. 씨를 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과 영양분을 주고, 주변의 잡초를 뽑는 등 충분한 노력과 시간이 튼실한 열매를 가져다 준다. 리더도 농부와 마찬가지로 조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 동안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리더의 기다림은 충분한 보람을 가져다 주는데, 주변에서 대기만성형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혜로운 리더는 조직원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한다. 리더가 조직원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조직원의 능력이 갑자기 생길 수 없다. 리더는 “이런 식으로 일하면 승진하지 못하게 된다” 혹은 “당신 같이 무능력한 사람은 회사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다”와 같은 말로 협박하면서 조직원이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변하기를 바라지만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리더의 바람대로 조직원 모두가 출중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이런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은 찾기 어렵다. 그러므로 조직원의 능력 부족을 탓하기보다는 조직원이 가진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바람직하다.

경험은 지혜의 보고이다. 언젠가부터 대부분 조직에서 ‘경력이 오래된 사람’을 조기 퇴직시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회사에서는 부장직급의 한 사람을 줄이면 사원 둘 이상을 채용할 수 있다는 경제 논리를 적용해 경력이 많은 사람부터 회사 밖으로 내모는 추세이다. 이렇게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랜 경력이 주는 지혜는 포기해야 한다.

지식은 지혜를 대체할 수 없다. 고려장의 설화처럼 많은 사람이 지식을 나누더라도 지혜를 대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조직이 어려울수록 지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조직에서 경제 논리만으로 경험이 많은 사람을 내쳤을 때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조직이 무너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기능은 떨어지고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수용하는 것과 같은 변화에 대한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단지 나이가 많고, 연봉이 높다는 이유로 조직에서 밀어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혜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조직에서는 조직원을 조직 밖으로 밀어내기 전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혜를 활용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화려한 스펙이 조직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원의 지식과 지혜가 함께 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조직원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지식을 활용해 조직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 2019년이 시작되었다. 새해에는 조직의 발전을 위해 지식수준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지혜를 더 많이 활용하는 기회를 만들자. 아마도 시간이 지날수록 지혜의 놀라운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