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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작년보다 훈련량 줄인 ‘한화이글스’ 왜 더 잘하지?
작년보다 훈련량 줄인 ‘한화이글스’ 왜 더 잘하지?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18.07.02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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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많이 할수록 효율 떨어져…업무량 아닌 업무 질이 중요

2018년 프로야구 경기가 절반 정도 진행되었다. 퇴근 후 경기장에서 직접 야구를 관람하거나 TV를 시청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다.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승리를 기뻐하며, 응원하는 팀이 지면 응원의 마음으로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하는 치킨은 하루의 피로를 가시게 만드는 청량제의 역할을 한다.

10개 팀들의 성적을 작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팀 중 하나가 ‘한화 이글스’이다. 현재까지의 한화 이글스 성적만을 놓고 보면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해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환화 팬들이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는 가을 야구의 가능성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는 한화가 이런 좋은 성적을 내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화 이글스는 작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프로야구에서 ‘야신’으로 불리던 감독이 물러나고 한화 이글스에서 오랜 기간 선수와 코치로 몸담았던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다. 신임 감독은 팀 운영과 관련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임 감독과의 운영 방향에 대한 차이로 ‘외부 선수 영입’과 ‘훈련량’에 대해 많이 언급했다. 전임 감독은 성적을 단시간에 향상시키기 위해 외부에서 주전급 선수를 영입했지만 구단이나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런 팀 상황에서 새로운 감독이 외부에서 우수한 선수의 영입을 포기한다고 선언하자 팀 성적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승승장구하면서 전문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훈련량이다. 전임 감독은 훈련량이 성적에 비례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선수들을 강하게 훈련시켰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해외전지훈련에서 점심을 30분 이내에 먹고 나머지 시간은 훈련하도록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화 이글스의 훈련량을 보면서 많은 걱정을 했었다. 다른 팀들은 지나친 훈련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해 훈련량을 줄였지만 한화 이글스는 다른 팀들과 달리 훈련량을 줄이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고, 성적은 훈련량과 반대로 하위 그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훈련량은 성적과 비례하지 않는다”

신임 감독은 훈련량이 성적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해외 훈련지에서 선수들에게 다른 팀들과 비슷하게 휴식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1년 전과 비교해 급격하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훈련량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지만,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런 우려를 비웃듯이 성적은 상위권에 계속 머물고 있다.

야근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야근을 많이 할수록 업무시간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이 말은 프로야구 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조직과 관련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한국기업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종합보고서(2017)’에 의하면 한국 기업들의 조직문화 수준은 글로벌 하위 25%로 ‘습관적 야근’의 조직문화가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야근 일수는 주 5일 기준으로 평균 2.3일이며, 일반 직장인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이 57%인 반면, 상습 야근자의 노동생산성은 45%에 불과했다. 이처럼 야근은 직장인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도한 노동시간은 조직과 개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제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OECD 평균인 46.8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31.8달러로 34개국 중 28위에 해당하며, OECD 평균의 68% 수준이다. 이처럼 오랜 노동시간은 직장인의 생산성뿐만 아니라 개인의 심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노동시간의 증가는 폭식행동을 하게 만들고, 피로, 우울, 불만과 분노와 같은 부적정서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전반적인 건강수준을 떨어뜨리며 노졸증이나 심장질환이나 근골격 질환 등을 일으켜 신체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시간 노동은 직장인의 삶의 만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OECD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OECD 평균 6.5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으며, ‘World Happiness Report 2017’에서 우리나라 삶의 행복지수는 조사대상 155개 국가 중 56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최하위에 해당한다.

직장인에게 퇴근 이후의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회복이다. 직장인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며, 업무로 소진된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 밤늦게까지 일을 하다 퇴근한 직장인은 에너지를 회복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단시간 동안의 야근이라면 수용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야근은 직장인을 만성피로 상태로 만들게 되면서 업무 수행에 필요한 에너지의 절대양도 부족하게 된다.

만성적으로 피곤한 직장인은 가정불화도 더 많이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밤늦은 퇴근은 가사에 기여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두 사람이 분담해야 할 가사노동을 한 사람이 전담해야 되면 그 사람의 피로와 스트레스 수준 또한 저절로 높아진다. 일로 인해 피곤해진 사람과 가사노동으로 인해 지친 사람의 스트레스 수준은 일반인보다 높기 때문에 상대를 도와줄 여력이 없어지게 된다. 이 상태에서 사소한 의견차이라도 발생하면 평소보다 과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싸움이 커지게 되고, 마음속에는 상대에 대한 불신의 벽이 쌓이게 된다.

“노동시간 단축은 시대 흐름”

90% 이상의 성인 직장인은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으며, 80% 이상의 직장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렇게 일과 삶과 관련된 과제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수입, 가족구조 등과 무관하게 모든 직장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결과처럼 직장인의 장시간 노동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모든 직장인이 반기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불안해 하는 계층 중 하나는 조직의 리더이다. 특히 ‘근무 시간과 성과는 비례한다’고 믿는 리더라면 특히 더 불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리더가 이런 불합리한 믿음을 버리지 못한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없게 된다.

업무성과는 업무의 양이 아니라 업무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 조직에서 회의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자. 회의의 질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회의 시간에 늦게 오는 사람, 회의 내용도 제대로 모르고 참석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딴 생각하는 사람, 자신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비난 등은 회의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행동들이다. 이런 행동 대신 정시에 도착해 회의 주제에 대해 집중하고, 실행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역할을 명확하게 정해 실행력을 높이는 회의가 되도록 조직원들이 노력한다면 불필요한 시간이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그렇게 절약된 에너지는 보다 생산적인 일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모여 생산성을 높이게 되고, 원하는 업무성과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노동시간 단축은 시대의 흐름이다. 예전과 같이 리더가 조직원의 업무시간을 마음대로 정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편하고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엄청난 저항을 받게 된다. 업무성과를 위해 조직원의 시간을 함부로 사용하는 리더는 성과를 내기 전에 본인이 먼저 조직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와 조직원 모두는 업무시간과 생산성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런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 먼저 리더에게 필요한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리더는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조직에서 리더는 대부분 60년대에서 70년대 초반 출생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성장한 환경과 지금의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들은 생존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을 했었다. 가정보다 업무를 우선시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졌지만 지금은 직장만큼도 가정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조직원들이 늘고 있다. 이런 조직원에게 가정보다 조직을 강조하면 조직원들은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 조직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리더는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직원이 퇴근 이후 개인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리더는 자원의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조직원의 시간이나 에너지와 같은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하루에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으로 동일한 것처럼 이렇게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과가 결정된다. 만약 불필요한 업무에 시간을 소모하게 되면 가치있는 업무에 사용할 시간이 부족하게 되면서, 조직의 경쟁력이나 업무성과는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를 지시할 때 ‘꼭 필요한 업무인가?’를 스스로 물어보고,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 때 조직원에게는 기대하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지시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많은 경우 리더가 자신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불필요하거나 명확하지 않은 업무지시로 조직원의 한정된 자원을 낭비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조직원의 자원을 낭비하게 되면 조직원은 리더를 불신하게 된다.

리더와 조직원에게 필요한 변화

조직원이 리더를 불신하면 자원 소모가 발생한다. 리더의 지시가 수시로 바뀌면 조직원은 ‘언제 또 바뀔지도 모르는데…’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실제로 업무에 집중하기보다는 업무를 하는 척 한다. 조직원의 업무성과는 책상에 앉아 있었던 시간보다 집중한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즉, 업무성과는 시간의 양이 아니라 시간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조직원들이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의 질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리더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조직원의 변화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직원은 항상 ‘업무에 집중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해 ‘Yes!’라고 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업무시간의 단축으로 인해 매일 6시에 퇴근할 수 있게 되면 퇴근 후 조직원은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자기계발을 위해 도서관으로 가거나 건강을 위해 헬스장으로 가는 등 건설적인 시간을 갖는 조직원도 있는 반면 과도한 음주와 같은 건강하지 못한 결과를 만드는 조직원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직원 모두가 자기관리에 철두철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일과 삶 두 가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직장과 가정 두 영역 중 한 영역이라도 소홀히 하게 되면 다른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 가정불화를 겪게 되면 업무에 집중할 수 없어 업무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반대로 가정에만 충실하면 업무에서 무능력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되면서 자신감을 잃게 되고 이것이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과 삶 모두를 완벽히 수행하지는 못하더라도 균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은 두 영역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직장에서 퇴근하는 순간 가정으로 출근하게 된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가정으로 출근하는가? 자신이 출근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할 때 일과 삶 모두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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