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조원태 진에어 무단결재, 손해배상 책임 져야"
"조양호‧조원태 진에어 무단결재, 손해배상 책임 져야"
  • 강민경
  • 승인 2018.05.23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책도 없이 조씨 부자 결재란까지 존재...법조계 "'사실상이사' 해당, 등기이사와 동일한 책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자회사 진에어 내부문건에 무단결재를 진행해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는 상법상 ‘사실상이사’에 해당돼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물을 수 있다는 법조계 의견이 제기됐다.뉴시스
조양호(가운데)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자회사 진에어 내부문건에 무단결재를 통해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자회사 진에어 내부문건에 무단결재를 통해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상법상 ‘사실상이사’에 해당돼 등기이사와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경영에 사실상 참여한 이들이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손해배상이나 배임죄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조 회장과 조 사장이 진에어 내 공식 업무권한이나 직책이 없음에도, 내부문서 75건을 결재한 사실을 확인해 관계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에 통보했다.

국토부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진에어 등기임원 재직과 관련한 자료를 검토하던 중 2012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조 회장과 조 사장의 결재가 수리된 75건의 내부문서를 발견했다. 내부문서에는 조 회장과 조 사장의 결재란까지 있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진에어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조 사장은 지난해 6월 진에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직함이 없는 상태였고, 이에 국토부는 그룹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진에어 결재 문서 및 구체적인 자료 등을 바탕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없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또 공정위는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제를 위반하지 않았는지도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회사에 문제 터질 땐 ‘분리경영’ ‘나 몰라라’ 일관”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양호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STOP 촛불집회'에 저항을 상징하는 벤데타 가면과 선글라스를 끼고 참석한 모습.뉴시스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양호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STOP 촛불집회'에
저항을 상징하는 벤데타 가면과 선글라스를 끼고 참석했다.<뉴시스>

대한항공은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이 진에어 관련 문서에 결재한 것은 위법이 아니란 입장을 내놨다. 자회사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지주사 회장과 모회사 사장이 임의 결재를 했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20일 입장 자료를 통해 “조 회장과 조 사장은 모회사 또는 지주사의 대표이사로, 그룹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직무전결기준에 따라 중요 사안에 대한 결재 또는 협의를 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격 해명”이라고 반발한다. 특히 대한항공 기타 자회사 직원들의 반응은 차갑다.

대한항공 자회사이자 지상조업 기업인 한국공항 관계자는 “직원이 과로사로 사망하고, 농약성분 소독제 때문에 직원들이 대거 기절을 해도 대한항공은 자회사와 분리경영을 하기 때문에 일절 책임이 없다고 잡아뗐다”며 “결재할 때는 자회사 경영 효율화에 관심이 있고 막상 문제가 터지면 나 몰라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에어 이외에 조씨 일가가 뒤에서 경영에 참여한 다른 자회사들은 없는지 명백히 밝혀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정찬무 조직국장은 “회사라는 한 법인이 상법에 기반을 두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는 것을 완전히 무력화 한 것”이라며 “뒤에서 내부간섭을 했겠거니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결재 라인까지 만들어 무자격자가 회사 경영에 개입한 것은 재벌 체계가 가진 병폐”라고 지적했다.

법조계 “상법에 따라 ‘사실상이사’도 손해배상 책임져야”

법조계는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이 공식 직책이 없음에도 진에어의 사실상 임원 역할을 한 것을 두고, 상법상 ‘사실상이사’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조 회장과 조 사장의 경우에는 상법 401조의2 1항 1호에 따라, ‘업무집행지시자’의 유형에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업무집행지시자는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를 뜻한다.

또 상법 401조의 2와 402조 22항에 따르면, 회사의 이사 지위에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여한 자(사실상이사)에 대해서는 지시하거나 집행한 업무에 관해 이사와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하며, 회사 또는 제3자에 대해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는 이사는 사실상이사와 연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직책이 없는 자가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임원의 대리 권리를 누렸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 및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 해당 법의 취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김남근 부회장은 “사실상이사도 이사와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며 “사실상이사로써 회사 경영에 참여했고 또 어떠한 이유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으면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 상법에 명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나라 재벌 총수들이 이사로 등기는 하지 않고 배후에서 권한을 행사하면서 문제가 생길 땐 등기이사들이 모두 책임을 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업무상 지시자의 역할을 한 경우에 있어서는 등기이사와 동일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진에어의 항공 면허 취소 여부에 대해 법리 검토를 의뢰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진에어 직원들은 국토부가 진에어에 대해 ‘면허 취소’ 혹은 ‘정지’ 등의 처분을 내릴 경우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검토 단계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면허 취소' 조처가 내려지면, 진에어에 근무하는 1900여명의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