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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심층취재] '좀비기업' 한국GM, 단물만 빨아먹고 '먹튀' 노리나
[심층취재] '좀비기업' 한국GM, 단물만 빨아먹고 '먹튀' 노리나
  • 권호
  • 승인 2018.02.2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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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본전 뽑고도 남는 장사...정부 겁박해 더 뜯어내려는 속셈

 

[인사이트코리아=권호기자]한국GM이 군산공장을 전격 폐쇄하면서 GM 경영진의 책임론이 일고 있다. 글로벌 GM이 한국GM을 상대로 ‘고리대금 장사’ ‘이전가격’ 등을 통해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GM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무슨 목적으로 GM 본사는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더 나가서 한국GM 철수 '협박'을 하는 것일까.       

군산공장 폐쇄는 '먹튀' 위한 사전작업?

한국GM의 위기는 글로벌 GM(제너럴모터스)의 유럽시장 철수와 깊은 관계가 있다. 

GM은 2013년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했으며, 지난해 3월 GM의 자동차 브랜드인 '오펠'과 '복스홀'을 프랑스 PSA그룹에 매각하면서 한국GM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 이유는 한국GM의 수출 물량 절반가량이 유럽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GM의 수출량은 GM이 유럽 철수를 선언한 2013년 63만대에서 2014년 48만대로 급감했다. 2015년 46만대, 2016년 42만대 등 감소세가 이어졌다. 덩달아 매출도 줄었다. 한국GM의 매출은 2013년까지 18조원을 유지했으나 ▲2014년 14조2797억원 ▲2015년 12조1397억원 ▲2016년 12조311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당시 PSA그룹은 오펠과 복스홀 브랜드 유지를 위해 유럽 현지 생산공장과 한국GM으로부터 수입 물량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국GM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로 다가왔다. GM은 지난 13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 발표했다. 그것도 설 명절을 앞둔 시점이라서 공장 근로자들의 충격과 상심은 컸다. 공장 폐쇄 발표 시점도 고도의 전략에 따른 것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GM 임직원,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와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만 놓고 보면 군산공장 폐쇄는 구조조정 과정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GM 측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GM본사가 한국GM에서 얻을만큼 얻고 일자리를 빌미로 우리 정부를 겁박해 지원을 더 받아내려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군산공장 폐쇄가 '먹튀'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GM은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4억 달러(4332억원)를 투자했다. 2009년 유동성 위기 때 유상증자를 통해 4912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GM이 한국GM에 실제로 투자한 액수는 총 9244억원 가량인 셈이다.  반면 GM 본사가 한국GM을 통해 가져간 돈은 총 3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GM 본사, 한국GM에 고리대금 장사 

먼저 한국GM이 본사로부터 높은 이자를 내고 빌려온 차입금에 문제가 있다. 한국GM은 지금까지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본사로부터 총 2조4000억원을 빌렸다. 미국의 이자율은 제로금리에 가까운데도 연 4.7~5.3%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물게 해 한국GM의 경영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GM 본사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챙겨간 이자만 5159억원에 이른다.

특히 쉐보레가 유럽에서 철수한 직후인 2013년부터 이자비용이 급격이 늘어 한국GM은 2013~2016년까지 3년간 1조971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GM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해온 셈이다. 지난해 예상 손실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국GM 측은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GM 관계사를 통해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손실은 한국GM이 안고 이득은 GM 본사가 챙겨   

고비용 구조도 문제다. 한국GM의 매출 원가율(매출 대비 매출 원가 비율)은 2009년부터 90%대에 진입했고 2015년 96.6%까지 올랐으며 2016년에는 93.2%를 기록했다. 경쟁업체인 현대차(76.72%)·쌍용차(83.69%)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원가율을 보인 것으로 '이전 가격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즉 GM 본사가 한국GM에 부품 등 원재료를 고가에 넘기고, 한국GM이 생산한 완성차를 헐값에 사들여 이득을 챙겼을 수 있다는 의심이다.

GM 본사가 이번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처리비용 8억5000만 달러(9090억원) 전액을 올해 한국GM 회계에 반영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손실은 한국GM이 지고, GM본사는 이득만 보겠다는 속셈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전가격 정책 관련 질문에 "이전가격은 글로벌 기업이 흔히 사용하는 정책으로 합리적이다"며 "책정하는 수출 가격은 시장의 경쟁적 환경에 맞춰 결정되고 있다"고 강변했다.

 

GM, 6년 간 R&D 비용으로 3조6525억원 가져가 

한국GM이 본사에 지급한 R&D(연구개발비) 비용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6년 한국GM의 영업손실액은 5220억에 달하는데, 그해 GM은 한국GM으로부터 R&D 명목으로 6140억원을 받아가는 등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3조6525억원을 챙겼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출시된 신차 수만 보더라도 본사에 보낸 R&D 투자가 헛된 비용임을 알 수 있다”며 “교묘한 장부 작성을 바탕으로 한국GM에서 뽑아낼 수 있는 자금을 모두 뽑아냈다는 판단을 내리고 우리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또 한국GM을 인수할 당시 매입했던 공장 땅값이 꾸준히 상승해 1조원 이상 자산이 늘었다. GM이 인수한 직후인 2003년 말 한국지엠의 유형자산 규모는 공시지가 3457억원(장부가액 3778억원)에서 2016년에는 공시지가 1조7162억원(장부가액 1조847억원)으로 다섯배가량 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GM이 한국GM을 인수한 이후 9252억원을 투자하고 최소 3조원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한 것도 GM 입장에서 당장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더라도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GM본사는 이달말까지 한국GM장에 배정될 신차물량을 결정한다. 한국GM이 글로벌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GM이 사실상 한국에서 단계적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로부터 연산 50만 대 규모의 장기적인 신차 배정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노조가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GM 본사의 여유로운 태도와 달리 우리 정부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한국GM이 철수하면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GM과 협력사의 총 고용 인원은 2016년 기준 15만6000명에 달한다. GM이 철수하면 국내 자동차산업 종사자 10명 중 4명이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0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원은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한데 장기적 경영 개선에 대한 GM의 투자 약속을 가져와야 한다”면서도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전체적인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맞춰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GM 노조도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GM은 고금리 이자, 이전가격 장난, 과도한 매출원가율, 사용처가 불분명한 업무지원비로 한국GM 재무상태는 밑빠진 독이었고 이제껏 노동자들의 고혈로 글로벌 GM의 배만 채워 왔다"며 GM 본사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 발표와 구조조정에 대해 정부가 즉각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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