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권호기자]한국예탁결제원이 전자투표·전자위임장 모바일 서비스를 오픈했다.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대기업지배구조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란 평가다.

한국예탁결제원(사장 이병래)은 지난 12월 20일 서울 사옥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유관기관·발행회사 임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자투표·전자위임장 모바일 서비스 오픈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금융위원장 축사에 이어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이 전자투표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발행회사와 주주대표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전자투표시스템 홍보대사(배우 조연우) 위촉, 홍보영상 상영, 시스템 오픈 세리머니, 시연회 등도 있었다.

예탁결제원은 2016년 말 전자투표 모바일 서비스 구축 사업계획을 수립한 이후, 작년 8월 21일부터 개발에 착수해 4개월여간 설계·구축·테스트를 거쳐 이날 행사에서 완벽한 시연을 펼쳤다.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제 활성화를 통한 소액주주의 주주총회 참여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주 본인확인과 전자투표 시 공인인증 다양화를 꾀하고 전자투표 행사 주주에 대한 인센티브(모바일 쿠폰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상장회사에 대해 전자투표 기간 동안 투표 현황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주고 증권사와 연계해 소액주주의 주총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 1월부터는 전자투표 활성화를 위한 홍보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자투표, 소액주주 참여 전환점 될 듯

전자투표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발행회사 등 전자위임장 권유자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위임장용지 및 참고서류를 게시하고, 주주는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해 공인전자서명을 통해 전자적인 방식으로 위임장을 수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주요 기업들의 주총이 동시에 열리는 이른바 ‘슈퍼주총’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제한되는 것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최대주주에 집중돼 있는 대기업의 기업지배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이 되고 있는데, 전자투표제는 이를 상쇄할 중요한 방안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예컨대 SK(주)는 지난달 주요 그룹 지주회사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해외에 있거나 바쁜 일정으로 총회 참석이 어려운 경우에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사례가 대기업 전체로 확산할 경우 지배구조 문제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제 활성화를 위해 TV광고, 신문, 인터넷포탈, 버스, 지하철 등의 광고와 함께 증권사 HTS, MTS 배너광고와 예탁결제원 전자투표서비스의 링크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 객장에도 전자투표 홍보 포스터를 배포할 예정이다.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은 “정책당국과 상장회사의 소액주주 주주총회 참여노력에 맞춰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말 폐지된 ‘셰도우 보팅’에 대한 효율적 대안으로 전자투표에 대한 홍보와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