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중국 시장 현대기아차 150만대 판매 전략
정의선 부회장, 중국 시장 현대기아차 150만대 판매 전략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8.01.2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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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친환경 자동차, SUV 앞세워 대륙 정벌...베이징에 ‘오픈 이노베이션' 설립 주도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뉴시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3월부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 직격탄과 함께 노조파업, 통상 임금 소송 등 악재가 겹쳐 실적이 저조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에서 전체 판매량이 40% 가까이 급감한 게 타격이 컸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 기아차는 통상임금 영향으로 영업이익 1조원대가 무너졌다.

지난해 상반기 반 토막 났던  중국시장 판매량이 작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현지 전략형 신차와 하이브리드(엔진+전기모터)·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면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47)은 올해 스마트·친환경 자동차, SUV 등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연초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100만대, 기아차 45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과감히 주력 모델을 교체하고 현지 맞춤형차와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의선 부회장, 현지맞춤형·친환경차로 반등 시도 

현대차 2017년 연간 경영 실적.<자료:현대차, IFRS 연결기준>

현대차는 1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7년 연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6조3671억원, 4조5747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6.4%가 줄어든 450만6527대(도매기준)였다. 원화강세, G2판매 부진, 영업비용 증가, 해를 넘긴 파업 등으로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내려간 적은 처음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기아차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난해 통상임금 소송 1심 패소에 따른 1조원 가량의 충당금 적립, 중국 판매 부진 등으로 매출 53조5357억원, 영업이익 66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73% 줄었고 영업이익은 2010년 이후 최저치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1월 2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올해 세계 자동차 예상 판매량은 총 9372만대로 지난해(9260만대)보다 1.2%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수치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국내(-1.1%), 미국(-1.7%), 중국(-1.3%) 등 주요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구매세 인하 종료 영향 등으로 판매량이 줄어 1.3% 감소한 2423만대로 추산됐다. 올해 중국 시장이 수요는 감소하고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점을 예고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현대기아차 글로벌 자동차 판매 목표를 작년 825만대보다 적은 755만5400대로 낮춰 잡았다. 현대기아차가 연간 판매 목표를 낮춘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드 여파 등으로 중국 시장 부진을 단기간에 회복하기엔 역부족인데다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무리하게 몸집을 키우기보다는 권역별 사업관리 체제로 재편하면서 판매와 생산, 손익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 정 부회장의 구상이다.

올해 중국시장 전망은 좋지 않다. 최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내 모든 브랜드 완성차 총 판매대수는 2888만대로 전년 대비 3%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체 시장 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대수 증가율은 1.4%에 머물렀다. 반면 전기차, SUV 판매량 증가율은 각각 53.3%, 15.3%로 나타났다. 중국 소비자가 전기차나 SUV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1월 24일 현대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사드 사태 발발 이전인 2016년 중국 시장 판매량은 모두 114만5012대다. 전년 대비 36.1%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현지 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정 부회장은 올해 중국 시장을 ‘현지 맞춤’과 ‘친환경차'로 공략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신차 부대'는 올 뉴 위에동, 위에나, 루이나, 올 뉴 포르테, 페가스 등 현지 소비자에 맞춘 준중형과 소형 신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K5 하이브리드 등이다.  

특히 지난해 3월 선보인 준중형급 ‘올 뉴 위에동’은 지난해 12월까지 10개월 동안 2만702대가 팔렸다. 기존 구형 모델까지 합한 총판매량이 4만317대에 달한다. 2016년 2만1092대에 비해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현대차가 2016년 중국 현지 소비자에 맞춰 출시한 소형차 ‘위에나’도 잘 달리고 있다. 같은 해 말까지 월평균 1만3000대 이상 팔리다 사드 문제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10월 이후 월 판매 1만대선을 회복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소형 신차 ‘올 뉴 루이나’도 12월까지 4개월 간 2만7069대가 팔리면서 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기아차 역시 현지 맞춤형차가 중국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인 취향에 맞춰 지난해 10월 준중형 시장에 내놓은 신차 ‘올 뉴 포르테’가 연말까지 3개월 동안 6060대 팔렸다. 지난해 12월에만 3093대가 팔리면서 2015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3000대를 넘어섰다.

기아차는 소형 맞춤차가 2015년 수준의 판매 실적을 회복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소형차 페가스는 작년 12월까지 4개월간 1만612대가 판매됐다. 기존 소형 모델 K2가 주름잡던 소형차 부문에서 월 1만5000대 이상 팔리면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글로벌 시장 주도할 미래차 개발에 앞장

정 부회장은 빠르게 변하는 자동차 시장, 특히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미래차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 베이징에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건립한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해왔다. 정 부회장은 국내외 오픈 에노베이션 기획부터 모빌아이, 엔비디아, 바이두 등 글로벌 ICT 기업과 협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베이징 오픈 이노베이션은 중국 관련 기술 확보를 비롯해 현지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는 혁신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클리대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 제시한 개념이다. 기업이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경영 전략이다.

당초 기업 내부의 연구개발 활동을 중시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자율주행, 전동화 등 자동차 분야 기술 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연구기간과 비용 부담이 늘면서 기업 내부만의 연구개발은 한계를 보이면서 여러 기업들이 속속 도입 중이다.

현대차는 중국 IT기업인 바이두와 아폴로 프로젝트 2.0도 진행 중이다. 바이두는 '2018 CES'에서 아폴로 2.0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바이두와 협업으로 개발된 AI 기반 음성인식 커넥티비티 시스템이 탑재된 중국 전략형 SUV ‘신형 iX35’를 출시했다.

정 부회장은 1월 17일 현대차그룹 환경기술연구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 5년 동안 차량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인공지능(AI), 미래에너지,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육성 등 5대 미래 혁신성장 분야에 23조원을 투자, 4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그룹 차원의 관심사인 미래 신사업 추진과 미래도시 생태계 구축 계획도 세웠다. 중국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을 겨냥한 다목적 포석인 셈이다.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각각 2034대, 4096대가 팔렸다. 중국 시장 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전년 대비 3.7배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8월부터 ‘엘란트라 EV(전기차)’와 ‘쎄라토 EV(현지명 화치 300E)’ 등 중국 전략형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제품 전담조직인 중국제품개발본부를 신설하며 중국 현지 특화 모델 개발에 한창이다. 이는 중국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해 현지화를 가속화하고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품질을 높이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한편 정의선 부회장은 1월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8'에서 “지난해 중국시장 위기는 굉장히 심각했지만 좋은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상품과 디자인, 조직 등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되돌아봤다. 연구소 조직도 중국으로 옮겨 현지인을 다수 채용하는 등 현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나 내년부터 효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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