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영주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과 의회를 동시에 장악하고도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CNN 보도에 따르면 행정부와 의회를 장악하고도 셧다운에 돌입한 것은 미국 근대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20일 0시(현지시각)를 기해 ‘셧다운’에 들어갔다. 미 상원은 19일(현지시각) 오후 10시(한국시각 20일 정오)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 지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부결됐다.

셧다운에 따라 미 연방정부는 국방, 교통, 보건 등 필수 분야는 업무가 계속되지만 연방 공무원 보수 지급은 중단된다.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 사태를 맞은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기인 2013년 1월 이래 4년 3개월 만이다. 1976년부터 지금까지 미 연방정부는 총 18번 셧다운에 들어갔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자정 직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늘 그들은 국가 안보와 군인 가족, 위기에 처한 어린이들, 모든 미국인들에게 봉사하는 우리 국가의 능력 보다 정치를 우선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불법적인 이민자들의 상황과 (예산안 문제를)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신중치 못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합법적인 시민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다카(DACA,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며 예산안 처리를 거부했다.

극적 타결 가능성은 열려 있다. 관공서 업무가 시작되는 오는 22일 이전에 협상이 타결되면 실질적인 셧다운 피해는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멀 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CNN 인터뷰에서 “지금은 주말 휴일이다. 우리는 여기서 좀 더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해 24시간 이내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