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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최환규의 하모니 코칭] 주인 밉다고 곰팡이 필 때까지 청소 안 하면 누가 손해?
[최환규의 하모니 코칭] 주인 밉다고 곰팡이 필 때까지 청소 안 하면 누가 손해?
  • 최환규 전문위원 겸 코칭엔진 대표
  • 승인 2018.01.03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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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동들

얼마 전에 오랫동안 살던 아파트에서 이사를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가장 먼저 한 경험은 새로운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집의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원하는 시기에 이사를 할 수 있고, 아파트 층수도 마음에 드는 집이 있었다. 이 집을 1순위로 생각하고 구입을 결정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그 집을 방문했다. 사전에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집에 사는 사람이 출장이 잦아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해 집이 조금 지저분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하고 그 집에 들어갔지만,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살고 있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거실과 방 그리고 주방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청소를 한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그 집의 구입을 포기하게 만든 것은 베란다였다. 앞 베란다에는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는데 청소를 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앞 베란다도 청소상태가 불량했지만 뒷베란다는 최악이었다. 뒷베란다 벽면 전체에 곰팡이가 피었고, 벽에 난 실금 사이에도 곰팡이가 있어 청소를 하더라도 곰팡이를 없애기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은 같은 세입자가 오랫동안 살던 집이었는데 만약 자기 집이었더라도 이렇게 관리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집도 몇 집 있었다. 아파트에 살면서 자신의 가족 수나 취향에 맞춰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베란다 앞을 막아 베란다로는 다른 방으로 가지 못하게 한 집이 있었다.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였더라도 새로운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은 구조일 경우에는 살던 사람이 그 집을 떠나는 순간 철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집에서는 세대 분리를 위해 거실에 출입문을 만든 집도 있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같은 공간을 사용하기가 불편하자 문을 달아 시어머니의 거실 출입을 막은 경우이다. 그 집의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그 문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집주인 vs 세입자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기 집을 전세주면 집을 팔 때 힘들다는 말을 오랜 전부터 들었다. 앞의 사례에서 곰팡이가 핀 집의 경우 정말 어렵게 집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집에 들어가고 난 다음 왜 그렇게 집을 보여주지 않았는지 이해가 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집을 구입하기를 꺼려해 집주인 입장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싸게 팔아야 해 손해를 봤을 것이다. 세입자의 경우 집주인이 비싼 값에 집을 팔 수 있도록 협조해 주면 좋겠지만 자신이 편한 대로 살다 계약기간이 끝나고 나가면 그만이다. 집주인 입장에서 세입자가 집을 훼손했다면 손해를 청구할 수 있겠지만 청소를 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속으로야 화가 나겠지만 겉으로 불만을 드러낼 수는 없다. 또한 집주인이 급한 사정이 생겨 집을 팔고 싶어도 계약기간 중에는 세입자가 이사를 거부할 경우 매도가 쉽지 않다.

이런 일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집주인은 나름대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된다. 전세금액을 높일 수도 있고, 집의 관리 요건을 강화하거나 가족의 수나 직업을 따지는 등 세입자의 부담이 늘게 된다. 결국 몇몇 세입자의 행동으로 인해 집주인과 다수의 선량한 세입자가 피해를 보는 불행한 결과를 낳게 된다.

세입자 뿐만 아니라 집주인의 태도도 집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원인이기는 마찬가지다. 집주인이 집의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목적으로 세입자가 이사를 하고 난 다음 수시로 찾아가 “청소를 깨끗이 자주 해라” 혹은 “벽에 못을 박으면 집 망가진다”와 같은 잔소리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했으니 내 집처럼 깨끗하게 써야지’와 같은 세입자의 결심은 여름에 아이스크림 녹듯이 사라지면서 ‘집 가졌다고 사람 너무 괴롭히는 거 아냐? 내가 누구 좋으라고 청소를 해. 그냥 대충 살다 나가자’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청소는 집주인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을 위한 것이지만 집주인의 강요로 인해 ‘청소는 주인을 위한 것이다’라는 왜곡된 생각을 하게 된다.

집주인이라고 자신의 집을 모두가 깨끗하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내 집이니까 내 마음대로 쓰겠다’고 생각하면서 청소를 하지 않고, 층간소음을 일으켜 아랫집에 피해를 주면서까지 주인의 권리를 마음껏 누리는 사람도 있다. 물건만 함부로 다루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신의 가족까지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그 중에서도 최악이다.

상사와 부하의 업무 태도

조직에서도 조직원의 잘못된 행동으로 조직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자주 언론에 보도되는 조직원들의 횡령, 성폭행이나 성추행과 같은 문제행동은 조직 전체에 피해를 주는 대표 사례이다. 극소수의 조직원들의 일탈된 행동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조직원들이 보게 되고, 이런 사람들로 인해 조직원과 조직의 사기는 떨어지게 된다.

조직에서 조직원이 일하는 태도를 보면 ‘집주인’과 ‘세입자’로 나눌 수 있다. 신입사원은 입사한 다음부터 선배들로부터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라’는 소리를 수시로 듣는다. 주인의식을 말하는 선배는 후배에게 회사 업무를 자기 일처럼 생각해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말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배를 대하는 선배의 태도는 후배가 주인의식을 갖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 생각한다. 세입자가 집을 깨끗하게 사용한다고 해도 집주인의 눈에는 청소하지 않은 곳이 먼저 보이는 것처럼 선배의 눈에는 후배의 부족함이 먼저 보이게 된다. 이런 후배를 향해 “일 열심히 해라”, “그렇게 일하면 회사 망한다” 혹은 “학교 다니면서 배운 게 뭐냐?”와 같은 말을 하게 된다. 이런 말을 하는 선배의 의도는 후배의 성장을 바라는 마음에서 충고를 했지만 후배는 선배의 의도와는 다르게 ‘잔소리’로 받아들인다.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잔소리는 부정편향의 결과이다. 부정편향은 ‘사람은 긍정적인 경험보다 부정적인 경험을 더 빨리, 더 많이 그리고 더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다. 부하가 상사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경우를 보자. 거의 모든 직장인의 경험 상 대부분의 경우 상사로부터 지적을 받는다. 내용에 대한 지적을 받지 않더라도 오탈자나 글씨체와 같은 사소한 것으로 심하게 질책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부하가 상사로부터 지적받는 내용은 전체 보고서 중 일부이고 나머지 부분의 내용은 상사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다.

상사가 부하의 보고서를 보면서 ‘자신과 의견이 일치하는 내용’을 먼저 말하면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내용’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는다면 부하는 상사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부하의 보고서에서 부족한 내용부터 먼저 지적을 하면 부하는 상사의 지적을 납득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지시를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하고 난 다음 지적질은…. 정말 웃기고 있네. 이래도 욕, 저래도 욕. 그냥 대충 하자’와 같은 태도로 일을 하게 되면서 주인이 아니라 세입자와 같은 태도로 일을 하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은 세입자나 마찬가지이다. 앞에서 설명한 세입자처럼 자기 집이 아니라고 살고 있는 집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집의 가치는 떨어진다. 물론 집 가치가 떨어지는 것과 세입자는 관계가 없을 수 있다. 세입자는 다음 세입자를 신경 쓸 필요 없이 그 집에 사는 동안 자기 편한 대로 살다 떠나면 그만일 수 있다. 그 사람이 이사 가고 난 다음 들어오는 세입자야 속상한 마음에 전 세입자의 뒷담화를 주변사람들에게 할 수도 있겠지만 이사 간 세입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하지만 조직의 경우는 다르다.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몸 담았던 조직에 흔적을 남기게 된다. 조직에 있었던 모든 사람의 이름 뒤에는 근무했던 조직이 꼬리표처럼 달린다. 만약 자신이 몸 담았던 회사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가 되었다고 가정하자. 아마도 주변 사람들은 그 회사에 근무했던 사람에게도 “그 회사 왜 그래?”와 같은 말로 회사를 비난할 가능성이 크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은 그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지만 한 때 몸 담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날리는 비난의 화살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세입자처럼 경영자도 조직의 가치를 떨어뜨리는데 한몫 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의 경영자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한 조직원들이나 협력업체 혹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한다.

조직의 가치를 높이는 행동

조직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동에는 폭행과 횡령과 같이 눈에 보이는 행동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행동들이 더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뒷담화이다.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라는 책의 제목처럼 뒷담화는 알게 모르게 조직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은 부하는 아는 사람에게 ‘억울함’을 호소하게 된다. 동료에게 하소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질책한 상사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상사에 대한 험담을 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사의 험담을 할 때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

상사를 향한 자신의 뒷담화는 독화살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자신의 상사에 대한 험담을 했다고 하자. 그 친구는 겉으로는 위로하겠지만 ‘내가 왜 저 얘기를 듣고 있어야 하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만날 때마다 이런 불편한 상황이 되면 그 친구는 그 만남 자체를 꺼려하게 되면서 친한 친구와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 동료도 마찬가지이다. 그 상사로부터 비슷한 상황을 겪은 동료는 처음에야 맞장구를 치겠지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이러다 나까지 위험해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만남을 회피하게 될 수 있다.

고객에게 상사나 동료에 대한 불만을 말하는 것은 최악이다. 특히 고객이 제품이나 제도에 대한 불만을 말할 때 “저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회사에서 반대해 어려움이 많습니다”라고 말하는 직원을 가끔 경험한다. 조직원의 이런 말속에는 ‘나는 회사의 조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불만을 말하지 말라’ 혹은 ‘나는 고객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줄 수 없는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상사나 동료에 대한 험담은 자신, 동료 그리고 가족의 마음에 곰팡이가 생기게 만든다. 곰팡이는 생기면 청소가 쉽지 않은 것처럼 우리 마음속에 만들어진 상대에 대한 미움의 곰팡이를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청소용 세제로 곰팡이를 지우면 겉으로는 없어진 듯이 보이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그 자리에 다시 생기는 것처럼 마음속 곰팡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은 미움의 곰팡이는 베란다에 칸막이를 해 다른 방으로 통할 수 없게 만드는 것처럼 상대와의 관계에 조금씩 벽을 쌓게 만들어 어느 순간 상대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집안 청소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한 것이다. 상사나 동료의 행동으로 인해 불편한 상황이 되었다면 먼저 ‘나와 조직에 도움이 되는 행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질 필요가 있다.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을 때 ‘자기나 잘하지?’라고 상사를 향한 비난과 ‘나의 성장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분발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어떤 태도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조직원들이 경영자나 상사로부터 ‘주인의식’이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나를 혹사시키려고…’와 같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말을 너무 부정적이고 부담스럽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세입자의 경우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소유권은 주인에게 있지만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다. 주인이 밉다고 곰팡이가 쓸 때까지 청소를 하지 않고 지낼 수도 있지만 그동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피해는 고스란히 가족이 보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몸 담고 있는 조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실천하자. 아마도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은 고스란히 자신의 몫일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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