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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을 증권사 직원들이 공부하는 까닭은?
방탄소년단을 증권사 직원들이 공부하는 까닭은?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7.12.27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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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획사가 치밀한 ‘SNS 전략’으로 글로벌 K팝스타 만들어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우리나라 ‘3대 연예기획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곳은? ‘YG, SM, JYP’. 연예 기획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들 세 곳의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업계가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 지금, 이들 틈바구니에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불쑥 머리를 내밀었다. 빅히트 엔터는 2017년 영업이익에서 JYP 엔터를 역전해 업계 3위에 올라설 것이 유력하다. 이 모든 성과는 오로지 전 세계 음악시장을 뒤흔든 ‘방탄소년단’ 한 팀으로부터 나왔다. 이젠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조차 빅히트 엔터와 방탄소년단의 성공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케이팝 ‘불모지’ 같았던 미국 음악시장을, 방탄소년단과 빅히트 엔터는 어떻게 개척해 주류로 올라서게 됐을까? 그들은 여타 대형기획사들보다 자본력에서는 뒤지지만, 규모가 작고 기민한 조직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을 취했다. 이들은 대형기획사에서 이미 실패한 전례를 답습하지 않으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뛰어난 음악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를 생산함과 동시에 전략적으로 SNS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고, 때마침 그것이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콘텐츠 생산, 구체적으론 유튜브(Youtube) ‘리액션 영상’의 확산과 맞물리면서 2015년경부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려나갔다.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알아보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과거와는 다른 오늘날의 특별한 SNS 시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2017년, 방탄소년단의 해가 되다

2017년 케이팝(K-POP)은 단연 방탄소년단의 해였다. 지난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BMA·Billboard Music Awards)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수상에 이어 앨범 <LOVE YOURSELF 承 ‘HER’>는 ‘빌보드 200’ 차트 7위에 오르며 미국 팝음악 시장 주류에 편입됐다. 지난 11월에는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s·American Music Awards) 퍼포머로 초청받았고, 12월에는 미국 빌보드 연말 결산 ‘2017 톱 아티스트’ 차트에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남스타일’ 원히트원더(One-Hit Wonder·한 곡만으로 대 흥행을 거둔 아티스트)인 싸이(PSY)를 제외하면 미국 팝음악 시장을 이 정도로 뒤흔든 케이팝 스타는 방탄소년단 외에 없다.

지난 11월 <AMAs>의 방탄소년단 무대에 앞서 EDM 그룹 ‘체인스모커즈(The Chainsmokers)’는 “인터내셔널 슈퍼스타란 수식어로도 부족한 팀”이라고 이들을 소개했다. 뒤이어 방탄소년단의 <Love Yourself 承 ‘Her’> 앨범 수록곡 <DNA(디엔에이)>가 무대에 울려 퍼지며 멤버 7인이 현란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인종을 초월한 팬들은 환호와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날 이후 한 달간 유튜브에는 팬들이 직접 찍은 무대영상과 관객 영상, 리액션 영상(Reaction Video) 등이 총 7만5000개나 올라왔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공연 직후 네티즌들의 구글 검색량을 반영하는 ‘구글 트렌드(Google Trand) 1위를 차지했고, 트위터(Twitter)에선 2000만 건의 트윗에 언급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1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회사 ‘링크브릭스(linkbricks)’가 앨범 발매 당일부터 한 달 간 게시물 수를 분석한 결과 방탄소년단 관련 게시물이 약 200만 건으로 저스틴 비버(58만 건), 아리아나 그란데(22만 건)를 훌쩍 뛰어넘었다. 게시물을 국가별로 나눠보면 미국이 한국보다 약 두 배 더 많은 언급량을 보인다. SNS 영향력만 놓고 보면 한국보다 미국에서 반응이 더 뜨거운 셈이다.

SNS 인기지표를 나타내는 빌보드 차트 ‘소셜50(Social 50)’ 부문에 방탄소년단이 처음 이름을 올린 건 더욱 극적이다. 2016년 10월 첫 등장 만에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린 이래 방탄소년단은 2017년 12월 27일까지 1위를 54번째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팝 아티스트 간 SNS 부문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그들이 2016년 10월 이전까지는 단 한 번도 이 차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는 것이다. 2012년 전 세계를 열광시킨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벼락같은’은 히트곡도 없는데 그들은 어떻게 한순간에 소셜50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린 이후 줄곧 그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싸이와 방탄소년단은 무엇이 다를까

이유는 간단하다. 빌보드 측에서 그 전까지 소셜50에 방탄소년단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2016년 10월 이전까진 소셜50 부문에서 방탄소년단은 차트 집계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타 팝음악 가수들보다 SNS에서 훨씬 많이 언급이 되는 통에 빌보드 측에서 차트에 넣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1년 이후 6년이나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저스틴 비버(Justin Beaver) 이후 처음으로 이 상을 차지했다. 또한 저스틴 비버(161번)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소셜5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스토리는 2012년 강남스타일의 사례와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르다. 싸이와 방탄소년단 모두 유튜브와 SNS를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싸이의 경우 ‘강남스타일’ 한 곡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한 순간에 국제적 인지도를 확보한 반면, 방탄소년단은 팀 차원에서 SNS를 전략적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팬텀이 직접 SNS에 자체 콘텐츠를 생산해 확산시키면서 인지도를 서서히 넓혀갔다.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방탄소년단은 10∼20대와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제성이 방탄소년단을 잘 모르던 사람은 물론 기존 미디어마저 관심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영어가 아닌 한글로 된 케이팝이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됐을까. 사실 언어가 큰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1990년대 스페인 곡 마카레나(Macarena)의 사례로 증명된 바 있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마카레나의 그것과 유사하다. 영어가 아님에도 따라 부르기 쉽고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쉬운 춤 동작, 그리고 유쾌한 뮤직비디오가 버무려져 있다. 영어로 된 가사는 ‘헤이 섹시 레이디(Hey Sexy Lady)’와 ‘강남스타일(Gangnam Style)’ 단 두 개뿐이다. 그럼에도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나온 뒤 얼마 되지 않아 유튜브에는 외국인들의 ‘리액션’ 영상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영상 화면에 컴퓨터를 쳐다보는 유튜버의 모습이 나오고, 한쪽 가장자리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띄워서 현재 유튜버가 보는 영상을 시청자들도 함께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은 뮤직비디오와 함께 그 영상에 대해 다양한 반응(주로 놀라는 반응)을 보이는 유튜버를 본다. 당시 유튜브에 강남스타일을 검색하면 뮤직비디오와 함께 이 같은 리액션 영상이 줄지어 검색됐다. 한국인들 일반의 뇌리에 리액션 영상을 각인시킨 첫 사건이었다.

리액션 영상이 방탄소년단을 글로벌 스타 만들어

리액션 영상은 특별한 콘텐츠가 아니다. 그저 특정 영상을 보는 자신의 반응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게 전부다. 이 같은 영상은 유튜브에 셀 수 없이 많다. 오로지 리액션 영상으로만 구독자 수를 수만 명 이상 확보하고 있는 유튜버(유튜브 개인 업로더)도 있다. 이들 대다수는 외국인이다. 한국어나 한국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케이팝 리액션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면 수만 명의 시청자들이 찾아서 보는 것이다.

현재 유튜브에는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방탄소년단 리액션 영상을 500만개나 확인할 수 있다. 경쟁 아이돌 그룹인 엑소나 트와이스, 빅뱅, 소녀시대 보다 그 숫자가 월등히 많다. 특히 2015년 구독자 수가 수만~수십만 명에 달하는 유명 유튜버들이 방탄소년단 ‘쩔어(영문명 Dope)’ 뮤직비디오의 리액션 영상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은 외국 팬들의 자발적 리액션 영상에 대해 “글로벌 팬들이 뮤직비디오를 독해하고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독특한 팬 문화에서 파생되는 콘텐츠가 플랫폼 자본주의 콘텐츠보다 파급력이 더 크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한국의 팬덤 문화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창적이다. 팬들의 콘텐츠가 인터넷에서 공유되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팬들이 유입되는 식의 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3년간 SNS 등 미디어 환경이 극대화 되면서 케이팝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방탄소년단은 뮤직비디오와 함께 군무 등 퍼포먼스가 화제가 됐고 팀 멤버 개개인의 재능 또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팬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영업활동’을 펼친 것이 성공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현 문화 칼럼니스트도 칼럼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국내 중소기획사로부터 미약하게 시작했다. 변방으로부터 중앙으로 진출해야 하는 난제를 갖고 있었다. 그들의 첫 좌표는 한국 가요산업이 세계무대에서 가지는 위치와 겹친다. 멤버들은 이를 시작부터 명확히 했으며 팬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을 부탁했다. 때문에 아이돌과 팬덤 사이의 흔한 권력 관계 대신 팬덤이 곧 해당세력의 주체가 돼 당사자성을 갖는다. 여기에 리액션 영상 제작자들은 공감 확산자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이돌, 팬덤, 공감 확산자로 이루어진 이들의 관계는 감정을 기반으로 하는 유대감으로 결속되고, 결국 이름 없던 한 보이그룹을 세계 연예산업의 메카인 미국 주류 무대에까지 올려놓았다. 리액션 영상은 공감의 확산이 세력의 점진적 확장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간 서브컬처(하위문화)로 인식되던 케이팝이 유튜브를 통해 인지도와 팬덤을 넓혀나갔고, 그 과정에서 방탄소년단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의 현재, 케이팝의 미래가 될까

방탄소년단이 ‘빅히트’를 거두자 소속사 빅히트 엔터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 엔터는 2016년 매출액 355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에 이어 올해 600~700억원 대 매출에 200억원 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빅히트 엔터가 이미 JYP엔터를 순이익에서 뛰어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방시혁 프로듀서가 2005년 JYP의 품에서 독립해 빅히트를 세운지 12년 만에 ‘청출어람’을 이뤄낸 격이다.

2016년 3대 기획사의 매출 중 영업이익 비율(SM 7.3%, YG 10.8%, JYP 18.8%)과 비교해 빅히트 엔터는 이 비율이 31.0%로 매우 높다. 현재 소속 아티스트가 방시혁 대표 겸 프로듀서와 방탄소년단, 이창민(2AM), 이혁(에이트) 뿐인 상황에서, 2017년 매출은 사실상 방탄소년단 한 팀에서 창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방탄소년단이 뜨자 기업공개(IPO)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미국 미디어 그룹 블룸버그는 지난 11월 18일 방시혁 대표의 인터뷰를 공개하면서 빅히트 엔터 주주들인 중국계 레전드홀딩스, 국내 벤처 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 등과 IPO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실었다. 앞서 업계에서 IPO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왔지만 공식석상에서 방 대표가 이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빅히트 엔터의 IPO 주관사가 되기 위한 주요 증권사 직원들이 빅히트 엔터 본사에 찾아가는 등 구애도 이어지고 있다. 상장 증권 주관사가 될 경우 IPO 공모액의 2~3%의 주관수수료를 받고 청약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연 1.25%의 예치이자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방 대표는 새로운 케이팝 그룹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다른 그룹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성공공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터 업계에선 방 대표가 말하는 성공공식이 사실상 SNS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팬들의 자발적인 콘텐츠 창출을 유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방법을 무턱대고 ‘공식화’하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능 있는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내는 데 긴 시간이 걸리거니와 방탄소년단과 유사한 케이스가 계속 나올 경우 그만큼 전략적 희소성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즉, 방탄소년단이란 우수 사례가 이미 등장한 이상 ‘포스트 방탄소년단’은 지금의 방탄소년단보다 더욱 전략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장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화려한 뮤직비디오와 함께 가수들의 재능, 퍼포먼스와 함께 SNS를 통한 팬들의 자발적 활동이 더해진 결과”라면서도 “방탄소년단 성공 케이스만으로 비슷한 방식으로 ‘포스트 방탄소년단’이 나올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의 빛나는 성공은 그 자체만으로 뛰어나다. 대형 기획사들이 미국시장을 자본력으로 뚫어내려다 번번이 실패한 것을, 방탄소년단과 빅히트 엔터는 SNS 전략으로 멋지게 돌파했기 때문이다. ‘작은 거인’ 방탄소년단은 한국에서 1등이 아닌 상품일지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2018년에는 미국 빌보드 최고의 음악 차트인 ‘탑(TOP) 100’에서 10위 안에 들고 싶다는 방탄소년단의 당찬 꿈이 이뤄질지 기대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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