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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단독] 이대목동병원은 빚덩어리..."이러니 사고나지"
[단독] 이대목동병원은 빚덩어리..."이러니 사고나지"
  • 권호
  • 승인 2017.12.20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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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868억원 중 90%는 부채...적자운영으로 의료 질 하락 불가피

 

[인사이트코리아=권호 기자]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대목동병원의 경영 부실에 따른 의료 시스템 마비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인사이트코리아>가 이 병원의 경영 상태를 확인한 결과 무리한 제2의 부속병원 건설로 인해 자본의 90% 이상이 부채였으며 3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8일 질병관리본부는 신생아 3명을 대상으로 사망 전에 실시한 혈액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3명의 신생아에게서 ‘시트로박터 프룬디’ 균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시트로박터 프룬디는 정상적인 장내 세균으로 평소에는 위험하지 않지만 미숙아와 같이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발견된 균이 항생제 내성을 가진 것으로 의심된다는 점이다. 항생제 내성을 가졌다는 것은 병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질병관리본부는 발견된 균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감염 경로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퇴원한 신생아 4명에게서는 로타 바이러스도 발견됐다. 로타 바이러스는 영유아 설사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다. 아이 기저귀를 교환한 후 손을 씻지 않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을 경우 쉽게 전파된다.

실제로 이대목동병원의 부실한 감염관리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기저귀를 교환한 후 손을 씻지 않고 젖꼭지를 물리는 장면을 봤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병원 환자실에 아이를 맡겼던 한 보호자는 "간호사가 비닐 장갑 없이 휴지로 인큐베이터 옆의 바퀴벌레를 잡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호자는 "가족 면회객들이 마스크를 안 쓰거나 손을 알코올 등으로 소독하지 않는 경우가 꽤 됐다"고 밝혔다.

병실 관리가 허술해지면 병원 내 감염으로 이어진다.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장은 "이대목동병원의 감염 관리가 부실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며 "시트로박터 프룬다균의 감염 경로를 더 조사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의료진이 매개체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과거 이대목동병원은 감염 관리를 잘하는 의료기관 중 하나였다. '2014년 의료기관 평가 인증' 당시 '감염 관리' 51개 항목 가운데 50개에서 가장 높은 등급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대목동병원이 무리하게 제2부속병원을 건설하면서부터 병원의 부실이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병원이 적자 경영에 허덕이면서 의료 서비스 질이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실제 '2017년 이화여자대학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의 총 자산 3868억원 가운데 90.5%(3500억 원)가 부채였으며 자본은 367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부채(3868억원)에서 1108억원은 의료발전준비금으로 쓰였다. 이 금액은 현재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건설 중인 이대서울병원의 토지를 취득하는데 사용됐다.

부속병원 짓는데 돈 쏟아부어 적자 늪서 '허덕'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은 장기차입금 965억원이다. 이 또한 이대서울병원 건설에 드는 비용으로 토지구입자금 170억원, 건축자금 510억원이다. 쉽게 말해, 제2의 이대부속병원을 짓는데 한 해 2000억원 이상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이대목동병원은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의료 서비스 개선에 써야 될 돈을 대부분 무리한 병원 확장에 쓰고 있으니 이대목동병원 관리가 부실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해 12억6583만원 ▲2015년 5억7540만원 ▲2014년 88억8512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2017년 3월 기준 이 병원의 결손금은 659억8748만원에 달한다. 결손금은 지출이 수입보다 많아서 생긴 손실을 말한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적자에 시달리면 임금을 삭감하고 환자를 위한 각종 편의 시설 및 치료를 위한 장비 구입 등에 투자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등 병원의 생존에만 매달리게 된다"며 "이는 결국 적정주기의 의료장비 교체와 적정수준의 의료인력 배치를 어렵게 만들어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대목동병원의 연간 응급실 운영비는 겨우 2억6100만원에 불과하다. 광고선전비(10억6900만원)의 4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4명의 신생아가 동시다발적으로 숨지는 유례없는 사고가 일어난 배경에는 병원 시스템과 인력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대목동병원이 무리하게 제2 부속병원 건설을 추진하면서 화를 자초했다는 점이다. 2018년 하반기에 준공 예정인 제2 부속병원(이대서울병원)은 지하 5층, 지상 10층에 1036병상 규모로 이대목동병원보다 훨씬 크게 지어질 예정이다. 의과대학은 지하 5층, 지상 12층 규모다. 총면적은 19만8,000㎡로 이대서울병원이 16만5000㎡, 의대가 3만3000㎡다. 시공은 대림산업이 맡았으며 계약금액만 3357억6800만원에 달한다.

재미있는 점은 이대서울병원의 경우 완벽한 감염 관리를 위해 공조 시스템이 분리된 호흡기 내과 병동과 음압 격리 병동 및 응급의료센터 내 음압 격리실, 병동 내 별도 면회실 등을 설치하는  등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 부정입학 사태로 물러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은 당시 착공식에서 “새 병원과 의과대학 건립은 이화여대의 새로운 혁신과 도전의 시작”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및 연구, 진료 시스템을 갖춰 ‘세계 최고를 향한 혁신 이화’라는 비전 실현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의료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거기서 번 돈을 빼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을 만든다는 것은 심각한 자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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