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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 포브스 400대 부자를 꿈꾼다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 포브스 400대 부자를 꿈꾼다
  • 이필재 인물스토리텔러
  • 승인 2017.12.04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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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후 일곱 번 망해…“용돈 중 책값이 가장 큰 비중”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은 세계 1위 도시락 회사 CEO다. 김 회장이 2005년 미국에서 창업한 스노우폭스는 유럽·호주·한국에 진출, 전 세계 1300여 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연 매출액은 3500억 원대에 이른다.
 스노우폭스는 세계 최초의 그랩&고(GRAB?N?GO) 개념 레스토랑이다. 김밥과 스시를 파는데 편의점과 식당의 중간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유사 모델인 투고(to go)나 테이크아웃과의 차이점은 메뉴도, 주문(단계)도 없다는 것이다. 자기가 먹을 걸 담아 계산한 후 들고 나가면 된다. 맥도널드 같은 투고 식당은 주문을 하면 계산, 대기, 착석, 그 자리에서 먹거나 들고 나가기의 과정을 거친다. 

불량고객과 좋은 고객은 분리해야“

 김 회장은 이 식당의 노하우에 대해 “폐점 시간까지 재고량을 충분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지 않으면 투고나 테이크아웃 모델로 돌아갑니다. 결국 고객도 외면하게 되죠. 식당은 일반적으로 테이블 회전율을 극대화하지 않으면 실패합니다. 하지만 그랩&고 모델은 이런 회전율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비즈니스예요.” 

 그는 “그랩&고야말로 업주와 소비자는 물론 매장을 임대한 건물주까지 모두가 윈윈 하는 공생형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이 모델에서 건물주는 임대인을 착취하는 악당이 아니다. 

2년여 전 그는 국내 매장에 ‘공정 서비스 권리 안내문’을 붙였다.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만일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고객의 갑질이 무성한 시대 이 안내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일로 그는 70여 회나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고 한다. 이 사례를 다룬 기사에 몇몇 사람들이 “우리도 지켜 주세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들을 읽고 그는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불량 고객과 무례한 고객을 좋은 고객으로부터 분리해야 합니다. 경영자는 직원을 상대로 한 고객의 부당한 갑질을 회피하거나 방치해선 안 돼요. 우리 회사의 경우 본사 직원이 제 몫을 하려면 2년은 걸리고 비용이 5만 달러 듭니다. 이렇게 키운 직원이 그만두면 막대한 손실이죠. 존중받는 직원이 더 친절하고 자기 사업처럼 열심히 일합니다.”

그는 모교인 중앙대 외식산업경영아카데미에서 외식사업을 하는 사장들을 가르친다. 중대가 모교지만 졸업장은 없다. 영문과 3학년을 마치고 도미했기 때문이다. 그는 CEO 제자들에게 “선의를 잃지 말고 직원, 고객, 협력사는 물론 경쟁사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 환경을 만들라”고 가르친다. 

“그게 이 거친 외식업계에서 가장 멀리 가고 가장 높이 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경쟁자를 제거하면 다음날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게 마련이죠.”

그가 미국에서 김밥·스시 매장을 처음 열었을 때의 일이다. 미국 지도를 사다 벽에 걸고 미 전역에 앞으로 낼 300개 지점을 일일이 표시했다. 뜬금없는 행동에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지점 수가 1300곳을 넘어서자 의심의 눈길을 거뒀다. 그는 “이제 매장을 3000개로 늘리겠다고 해도 사람들이 내 말을 믿어준다”고 말했다. 

“사람의 생각은 물리적 힘을 지녔습니다. 생각을 효율적으로 하는 사람이 세상을 이끌고, 지배도 하죠. 절실한 생각을 머리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게 저의 성공 비결입니다.” 

“목표를 매일 100번씩 손 글씨로 써” 

그는 “그 절실한 생각을 글로 적고 이미지로 표현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목표가 생기면 그는 종이에 매일 100번씩 100일간 손 글씨로 썼다. 매장을 새로 차릴 땐 매장 안 모습을 그려 본다. 이미지화다. 

“100번 쓰기는 단순한 행동입니다. 막상 실행에 옮기려면 생각보다 어려워요. 하다가 중단하면 그렇게 절박하지는 않은 거죠. 목표를 명확히 인지하면 주변 상황의 변화 등 변수가 생겼을 때 쉽게 알아챌 수 있어요. 반대로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기회가 있어도 잡을 수 없죠. 물론 운도 작용합니다. 그런데 행운도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준비된 사람을 찾아가요. 이렇게 100번씩 쓴다고 해서 꿈이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에요. 그러나 실현될 확률은 현저하게 높아집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일곱 번 꿈을 이뤘습니다.”

 미국 이민 전 대학 1학년 때 만난 아내와의 결혼이 그랬다. 당시 그녀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고 한다. 사귀기도 전 그녀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이런 바람을 매일 100번씩 종이에 썼다. 심지어 결혼도 하지 않은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들에게도 편지를 썼다고 한다. 

스노우폭스라는 상호는 그가 아내의 성(백白)을 딴 것이다. 

1987년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텍사스 주 휴스턴의 가난한 흑인 동네에 정착했다. 이민자 가정의 장남이었던 스물셋 청년은 아버지와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벌인 사업은 번번이 실패했다. 스노우폭스로 성공하기 전 그는 일곱 번 망했다. 

이불가게를 할 땐 남대문시장의 베갯잇, 커튼 등을 사다 팔았다. 두 나라의 가격차가 최대 20배였다. 결과는 실패였다. 미국사람들은 이들 제품을 세트로 구매하는 걸 몰랐던 게 패착이었다. 

지역 신문사를 차렸을 땐 동업자들과 문제가 생겼다. 7명의 주주가 기사 마감 때마다 서로 부딪쳤다. 신문은 엉망이 됐다. 증권·선물회사는 전문성도, 경험도 없이 뛰어들어 결국 문을 닫았다. 연이어 한국식품점, 컴퓨터조립회사, 건강식품점 등을 차렸지만 차리는 족족 망했다. 

일곱 번째 사업에 실패한 후 귀가한 그는 아내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들썩이는 그의 어깨를 다독거리며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여보. 내가 나가서 웨이트리스 할 테니 다시 한 번 도전해 봐요.” 
 이런 가족의 지지가 없었으면 거기서 쓰러졌을 거라고 그는 말한다. 
“다양한 사업을 하는 동안 겪은 갖가지 실패는 교훈이 됐습니다. 스노우폭스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예방주사를 맞은 격이죠.”

100명의 주변사람 백만장자 만들기

그는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하는 400대 부자 진입을 꿈꾼다. 스노우폭스 말고도 여러 사업체를 거느렸다. 이들 회사의 경영을 그는 7명의 사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증자 여부, 임원 인사, 신규 사업 진출 등 세 가지만 그가 결정한다. 

“저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제가 너무 많이 관여해야 하는 사업은 아예 벌이지 않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농장도 운영한다. 이 농장에 그가 울타리를 치려했을 때의 일이다. 그의 어설픈 솜씨를 보고 릭이라는 그 마을 중노인이 나섰다. 

“내가 죽은 후에도 멀쩡하게 서 있을 울타리를 만들어 주겠소.” 
 과연 솜씨가 달랐다. 그 튼튼한 울타리가 그만 그가 불도저로 건드리는 바람에 손상이 됐다. 울타리를 손질하는데 릭이 지나가다 보고 벌컥 화를 냈다. 

“남의 농장에 와서 어이없게도 그가 ‘내 울타리를 왜 이렇게 만들어 놓았느냐’는 거예요. 그런 관점에서 일하는 사람을 그때 처음 봤습니다. 일종의 장인정신이죠. 릭 덕에 내가 하는 일의 스탠더드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높은 수준에서 일을 해야 일의 성과를 높일 수 있죠. 이런 성찰 역시 생각의 소산입니다.”

그는 해마다 명함 뒷면에 0.3㎜ 볼펜으로 갖고 싶은 것들을 적는다고 했다. 사고 싶은 건물, 갖고 싶은 자동차 같은 것이다. 그 중 약 70%를 손에 넣었다고 한다. 요즘은 다섯 가지 목표만 적어 넣는다. 

“포브스 400대 부자 진입, 100명의 주변 사람 백만장자 만들기, 회사 매출액 목표 등이죠. 백만장자 만들어 주기는 저로서는 영악한 목표입니다. 이들을 백만장자로 만들려면 저부터 억만장자가 돼야 하거든요.”

그는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공부하듯이 독서를 한다. 책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었다. 학창 시절 그는 아주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소심했고 성적도 중하위권이었다. 어느 날 버스에서 문고판 책을 한 권 주웠다. 그의 책상 위에 놓인 이 책을 보고 담임교사가 교무실로 그를 불렀다. 121권의 책 제목이 적힌 목록을 건넸다. 정진호 선생님. 난생처음 교사에게서 받은 관심이었다. 그 후 2년에 걸쳐 그 책을 다 읽었다. 
“책을 읽으면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이 생기죠. 지금도 용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책값입니다.”

협력과 공생구조, 모두에게 이익

그에게 경영론에 대해 물었다.
“협력과 공생, 공정한 경쟁이야말로 기업이 이익을 내는 막강한 도구입니다. 우리 매장에서는 사진을 마음대로 찍게 합니다. 남들이 우리 비즈니스를 모방하면 우리가 더 노력하게 되고 산업 자체도 커져요. 고객으로서도 좋은 일이죠.

협력과 공생의 구조를 만들어 내면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됩니다. 현대 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톰 피터스는 ‘훌륭한 경쟁자보다 더 큰 축복은 없다’고 했습니다. 훌륭한 경쟁자는 사업에 긴박감을 불어넣어 업계에 역동성을 만들어 냅니다. 결국 시장을 함께 키우게 되죠. 문제는 고객 가치입니다. 고객 가치가 아니라 경쟁자의 전략에 집중하면 사업의 본질을 망각하게 됩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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