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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B급 감성' 자극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B급 감성' 자극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7.12.01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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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막내들의 페르소나가 되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지난 10월 29일 배달 어플리케이션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네이버로부터 350억 원을 투자받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3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우아한형제들의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우아한형제들의 이번 투자 유치는 중국계 벤처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그룹(570억 원)과 골드만삭스(4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우아한형제 관계자는 “신주 인수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투자를 계기로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과 소상공인 지원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이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와 배달 시장 강자 우아한형제들이 온·오프라인 연계(O2O) 시장 석권을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지분 참여로 카카오에 밀리는 O2O 시장에서 강력한 우군을 확보했고, 우아한형제들은 네이버 지원을 통해 AI 플랫폼 성장 등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음식 주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참신한 발상의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우아한형제들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배달 패러다임 바꾸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을 어플로 출시하면서 국민의 음식 주문 습관을 전단지에서 모바일로 바꿔 놓았다. 2010년 6월 출시된 배달의민족은 4년 만에 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849억 원을 기록했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00만 건에 이르며(2017년 7월 기준), 현재 배달 어플리케이션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창업 초기부터 국내외 유명 투자사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계적인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와 아시아 최대 규모 투자사 힐하우스 캐피털,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털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총 146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배달의민족의 시작은 아이폰의 국내 도입과 궤를 같이 한다. 2009년 말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당시 IT 분야에 있던 전문가들이 직접 앱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로 연결하려고 시도했다.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당시 김 대표는 친형·주변 지인들과 함께 회사를 다니면서 짬짬이 재미 삼아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회의가 필요하면 주로 메신저나 화상 통화를 이용했다. 주말에는 서울 답십리에 있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모여 작업을 했다. 함께 뭔가를 만드는 것 자체에 재미를 두던 시절이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 용 114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모든 업종의 전화번호 데이터 양이 방대해 개인이 수집하고 분류하는 작업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타깃을 좁힌 것이 배달음식점이었다. 음식 배달은 전화를 통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경제 활동이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만들 당시에는 현재처럼 비즈니스가 성행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데이터베이스를 늘리기 위해 ‘원시적’인 방법으로 초창기 구성원들이 다 같이 거리로 나가 전단지를 모으기도 했다. 재활용 센터를 돌거나 아파트 경비원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시 사람들 반응이 ‘재미있기는 한데 어차피 대기업이 하면 끝 아닌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뭘 더 잘할까‘ 고민하다가 살아있는 시장 정보를 모으기로 했다. 전단지를 얻고자 쓰레기통도 뒤졌고, 전단지를 구하는 대로 스캔해서 데이터베이스에 넣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초기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들어간 것은 앱을 제작하고 1년 후였다. 초창기에는 기본 앱을 기획하고 만드는 것보다 앱 이용자와 가맹업소 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이용자의 트래픽이 만들어지면 그것으로 가맹 업소의 매출이 나고, 그 매출로 가맹 업주가 배달의민족에 광고를 집행하면 배달의민족은 그 비용으로 다시 서비스에 투자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당시 영업 매니저가 업소를 찾아가면 대부분 업주들은 배달의민족을 몰랐다.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을 통한 주문량이 얼마나 많은지를 증명하기 위해 ‘콜멘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배달의민족으로 주문을 하면 업소의 수화기에 ‘배달의민족을 통해 걸려온 전화’라는 멘트가 나오는 방식이다. 주문 숫자가 파악되면서부터 업주들은 서비스를 이해하고 신뢰하기 시작했다. 현재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전국 등록업소 수는 18만여 개, 거래액 기준 연간 약 2조 원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2017년부터 업계 최초로 자체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배민데이빗’을 출범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음식, 맛, 양, 취향, 상황 등 배달음식 주문과 관련된 우리말 표현을 배우고 익혀 이용자들이 더 쉽고 편한 방식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음식점 80% 배달의민족 등록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스마트폰을 통한 서비스 이용에 익숙해진 한국 소비자들은 빠르게 배달의민족을 받아들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3년 외식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84.2%가 모바일 기기 보급으로 외식 생활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최근 조사된 ‘2016 배달음식점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음식점 중 80%가 배달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배달의민족은 홍보 수단이 전단지에 국한됐던 음식점을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자와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음식점 정보를 보여주고, 사진 리뷰 기능, 통합 포인트 적립 기능 등을 제공했고 배달업소에는 광고 효과뿐만 아니라 주문량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배달의민족은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배달의민족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00만 건을 넘어섰고 배달의민족을 통한 월간 주문 수는 2017년 7월 기준 1300만 건을 돌파했다. 전국의 등록 업소 수도 18만 개를 넘어섰다. 배달문화에 익숙한 젊은층의 구매력이 확대되고 1~2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배달 음식 시장이 더욱 커지고 모바일 음식 주문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IT 기술을 활용해 오래도록 굳어져 왔던 배달 주문의 습관을 바꿨다. 이용자는 가까운 위치에 있는 배달음식점 정보를 쉽고 편하게 찾아볼 수 있게 됐고, 리뷰를 보며 먼저 먹어본 사람들의 후기를 참고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당장 현금이 없어도 되고, 문 앞에서 카드 승인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달의민족이 전단지나 정보 책자 같은 기존 광고·홍보 수단으로 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기능을 통해 음식점 가맹주들의 광고비 부담을 줄이고 매출 증대 효과는 늘리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평가한다. 투자 대비 매출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에 기반을 둬 스마트하게 장사를 운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리뷰를 통해 댓글로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큰 변화로 꼽힌다.

배달의민족은 한국의 배달 문화까지 바꿔가고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성장을 돕기 위한 무료 교육 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 안전한 오토바이 운행을 위한 ‘민트라이더’ 캠페인,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위한 ‘청결왕’ 캠페인 등을 벌이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등 최신 IT 기술을 통해 미래 배달 산업과 문화를 더 크게 혁신하기 위해 투자를 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푸드테크 산업을 발전시켜 온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음식 주문(배달의민족)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이후 외식 배달 서비스(배민라이더스)와 모바일 반찬 서비스(배민찬) 등 다양한 사업을 론칭하고 있다.

‘B급 감성 마케팅’으로 ‘우아하게’ 비상하다

지난 2016년 배달의민족 관련 서적을 발간한 홍성태 한양대 경영대학과 교수는 배달의민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배민다움’이라 명명하며 3가지 요소를 지목했다. 그중 가장 특징적인 점은 배달의민족이 주안점을 두는 ‘B급 감성 마케팅’이다. 

배달의민족은 언어유희를 통한 유머 코드로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등 일명 ‘B급 감성’을 홍보 문구에 담았다. 독특한 포맷의 TV 광고로 홍보를 시작했고 최근에는 참가자들을 모집해 치킨의 맛을 평가하는 ‘치믈리에’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배달의민족 성공 비결은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데 주력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배달의민족은 사업 초창기부터 메인 타깃이 누구인가를 확실히 정했다. 배달음식 주문을 하는 주체들. 바로 조직의 막내들이었다. 김봉진 대표의 설명이다. 

“사람도 각각 다른 매력이 있듯이 브랜드도 ‘페르소나’를 가져야 하는데 배민은 ‘막내’들이 좋아하는 페르소나가 되고 싶었고, 그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다. 회사에서 팀의 막내나 대학 동료들 중 가장 후배, 즉 20~30대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B급 문화, 유머, 패러디, 키치한 느낌의 브랜드 정체성이 만들어졌다.”

회식을 할 때 ‘부장님’과 ‘과장님’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전화번호를 누르는 신입사원 등 20대를 핵심 고객으로 상정해 이들을 사로잡을 문화 코드로 ‘B급 정서’를 떠올린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가 밝히는 ‘배달의민족이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항상 철저히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한다는 것, 둘째는 지금까지 구축해 온 그들만의 색깔, 즉 ‘배민다움’을 유지하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꾸준함’에서 브랜드의 힘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배민스럽다’ 혹은 ‘배민다움’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그 결과 애플이나 나이키, 샤오미 같은 글로벌 브랜드에만 있다는 팬클럽이 생겼다. ‘배민을 짱 좋아하는 이들의 모임’이라는 일명 ‘배짱이’들은 자발적으로 배민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뿐만 아니라 함께 모여 배민문방구의 신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그야말로 브랜드와 친구가 돼 함께 즐기는 관계로 이어진 것이다. 

김봉진 대표 100억 기부 “세상에 대한 감사

김 대표는 지난 10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 지분을 처분해 3년간 1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세상에 대한 감사함을 행동으로 보여줄 의무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배우고 싶었던 미술을 제대로 못 배우고 전문대를 나와서 나중에야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해 대학원까지 마칠 수 있었다”며 “은퇴하고 죽기 전에 사회에 환원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사회 환원을 실천해서 기쁨과 변화를 느끼고 싶었다. 과거의 저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사회환원은 오래전부터 가져온 생각으로 2016년 중순부터 투자자들과 상의해왔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우선 100억 원 중 절반을 저소득층 아이들의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음식 배달원들의 안전과 복지, 사원들의 퇴직연금, 고독사 예방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SNS에서 시작된 한 번의 다짐이 아니다. 배달의민족은 2012년부터 서울 금호동에 위치한 ‘옥수중앙교회’의 ‘우유 안부 캠페인’을 후원했다. 우유 나눔 봉사는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에게 무료로 우유를 배달해드리고 배달한 우유가 쌓여 있으면 적절한 비상조치를 취해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사회 단절 현상을 완화시키자는 취지로 2003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배달의민족 투자자인 골드만삭스가 동참하면서 규모가 확대됐다. 2014년 400억 원 규모의 컨소시엄 투자를 계기로 인연을 맺은 골드만삭스의 각국 파트너 20명은 우유배달 기부 활동을 듣고 수 억 원을 모아 한국으로 보냈다. 배달의민족과 골드만삭스의 후원으로 2015년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이 설립됐다. 빈곤층 독거노인 안부 확인 프로그램은 기존 성동구 지역 독거노인에서 서울 전역 1000가구로 확대됐다.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기업과 지역 교회를 매칭 시켜주는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혼자 나누는 것은 어렵지만 함께는 조금 더 쉬운 것 같다. 함께 나눔은 즐겁고, 보람도 더 크다”고 말했다. 

음식은 여럿이서 함께 나눠먹을 때 가장 맛있지 않던가. 인간미가 녹아있는 푸드테크를 향한 김 대표의 경영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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