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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5:55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이원섭의 통통마컴] 남자 화장실 소변기 파리 한 마리가 세상 바꾸다
[이원섭의 통통마컴] 남자 화장실 소변기 파리 한 마리가 세상 바꾸다
  • 이원섭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 승인 2017.11.01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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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효과’의 유명한 사례…‘나’의 시각에 집착 말아야

이런 말들이 있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 역경을 거꾸로 하면 ‘경력’, 내 힘들다를 거꾸로 하면 ‘다들 힘내!’. 이 말의 의미는 거꾸로, 다르게 보면 정 반대의 세상이 보인다는 뜻이다. 우리는 너무 있는 그대로의 세상에 집착한다. 몰두한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인 양 말을 하고 산다. 내가 아는 것이 모든 것인 양 그렇게 관점을 고집해 거꾸로, 다르게 보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래 2개의 <그림:유튜브 사진 캡처>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윗 그림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보자면 검정은 글씨요, 밝은 건 종이라는 개념으로 보면 어두운 색의 막대들만 보일 것이다. 그러나 학교 교육을 아직 받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보이는 대로 말한다. 즉 어른은 보지 못하는 그 사이에 보이는 사람들을 말하는 아이들이 많다.

아래 그림은 전 세계 4만4000여 곳에 사무실을 갖추고 가까운 곳에서 발송물을 빠르게 접수해 신속하게 배달하겠다는 월드와이드 베송업체 ‘페덱스’의 로고다. 하지만 저 로고 안에 그들의 철학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우리의 관점으로 파랑과 노랑의 글자만 보았지 그들의 익스프레스 철학이 들어 있는 화살표를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64년 만에 타이틀 바꾼 칸 국제광고제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 물어보는 의문의 생각을 바꾸면 답과 인식이 바뀌고 그것은 또 다른 세상을 보게 하는 혜안을 준다. 세계적인 국제광고제인 칸이 올해로 64회를 맞는 동안 광고제 타이틀을 2017년처럼 쓴 것은 처음일 것이다.

2016년에는 ‘2016 cannes international advertising festival award’라고 통상의 개명으로 타이틀을 썼지만 올해는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라고 표기를 했다. 광고라는 직접적(위의 두 그림들처럼) 표기보다는 그 속에 담긴 보이지 않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광고는 예전처럼 더 이상 광고에 머무르지 않고 그 속에 다르게 보이는 철학과 뜻을 담으려는 창작으로 변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수상작들은 광고라기보다는 차라리 작품이라 할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판매자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보다는 직접 광고에서 벗어나 감성에 호소하고 소비자 스스로 느끼게 하는 소구점 시각 변화의 작품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어떻게 보면 “저 광고가 저 회사와 무슨 상관이 있지?”라며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광고들이 많았다. 그래서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글쓴이가 강의를 할 때 자주 활용하는 영상물이 있다. 단어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주제인데 내용은 이렇다. 한 시각장애인이 거리에서 동냥을 하는데 그 피켓에는 아래 화면처럼 쓰여 있다. 

“저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하지만 지나가는 행인들은 그에게 눈길을 주지도 않고 도와주지도 않는다. 이를 지켜본 한 숙녀가 지나치다 다시 돌아와 그 피켓의 내용을 고쳐 써주고 간다. 그러자 지나가는 행인들 대부분이 그에게 돈을 건네고 간다. 시각장애인은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그 숙녀는 다시 돌아온다. 그리곤 시각장애인이 그 숙녀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는다. 

그 답은 이렇다. “참 아름다운 날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아름다운 날을 볼 수가 없습니다.” 똑 같은 상황이지만 시각장애인의 시각이 아니라 돈을 주려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바꾸니 그렇게 된 것이라는 주제다. 그리고는 마지막 자막에 이렇게 쓴다. “단어 하나 바꾸었을 뿐인데 세상이 바뀐다.” 올해 칸의 주제처럼 크리에이티브가 빛나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그 아는 것이 세상을 답답하고 어렵게 한다. 아는 것으로부터 탈출하지 못하고서는 시각은 바뀔 수 없다. 내가 보고, 듣고, 아는 것이 열이라면 내가 아직도 못 보고, 못 듣고 알지 못하는 것은 수천, 수만이다. 그런데 이 조금 아는 것으로부터 우리는 오류를 너무 많이 저지른다. 그것도 자기의 시각에서, 화자(話者)의 시각에서.

2017 노벨경제학상 안긴 ‘넛지효과’

이런 사례도 있다. 글쓴이가 브랜드 강의를 할 때 활용했던 것인데 위의 영상물과 비교하자면 이름 하나 바꾸었을 뿐인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책이 바로 우리가 과거에 보았던 <성자가 된 청소부>다. 

이 책을 처음 출간했을 때 제목은 바바하리다스라는 원저자에 집중해 출판사 사장이나 편집자의 시각에서 아주 만족스럽게 지은 ‘바바하리다스의 칠판’이었다. 이 제목은 책을 구매하는 독자에게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책을 만든, 소위 말하는 자칭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만족스러운 이름이었으니 판매가 부진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1998년 당시 시인 류시화는 친구가 출간한 이 책이 팔리지 않자 책 이름을 <성자가 된 청소부>로 바꿔줬다. 초판 4000부도 팔리지 않던 이 책은 이름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무려 100만권이나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역시 출판사의 시각이 너무 강해 가장 중요한 독자의 시각은 등한시하고 고집한 결과였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넛지효과(Nudge Effect)’라는 것이 있다. nudge의 본래 뜻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인데, 바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교수와 캐스 R. 선스타인(Cass R. Sunstein)의 공저 <Nudge>에서 팔꿈치로 슬쩍 찌르는 것처럼 강제와 지시에 의한 억압보다는 부드러운 유도로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 주장에서 널리 알려졌다. 글쓴이가 위에서 말한 시각의 변화와 다르지 않다. 

이 넛지효과의 유명한 사례가 바로 남자 화장실 소변기 안에 그려져 있는 파리 한 마리 그림이다. 우리나라 공중 남자 화장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이 파리 그림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 남자화장실에서 시작됐다. 남자들이 소변을 볼 때 무심하게 볼 경우 주변으로 튀거나 또는 소변기 밖으로 떨어지는 소변 때문에 그 냄새와 불결함이 문제가 됐다.

이것을 막아보려고 여러 노력을 기울여 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 궁리해 내 것이 바로 이 시각적인 소변기 안의 파리였다. 아무리 좋은 문구와 설득에도 별 효과가 없었으나 소변기 중앙에 파리그림 하나 그려 놓은 것만으로 효과는 엄청났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남자 화장실에 파리 그림이 퍼져 나갔던 것이다. 

넛지효과도 캠페인을 하려는 주체자의 시각을 갖지 말고 수용자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수용자의 시각을 가졌기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지금 우리의 시각이, 내 시각이 정답이라고 주장할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그동안 너무 ‘나’의 시각에 집착하고 있어 풀리지 않은 것들이 분명 많을 것이다. 이제 그 시각을 내가 아닌 밖으로 바꾸어 보자. 그러면 분명 세상이 바뀔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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