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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7:47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하이트진로·롯데주류·신세계 ‘소주 삼국지’…승리 ‘건배’는?
하이트진로·롯데주류·신세계 ‘소주 삼국지’…승리 ‘건배’는?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7.10.31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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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 49%, '처음처럼' 16% 점유...신세계, '푸른밤'으로 도전장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롯데주류 ‘처음처럼’으로 양분된 국내 소주시장에 거대 유통기업 신세계가 ‘푸른밤’을 출시하면서 삼국지를 연상케 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9개 소주사들의 전국 판매실적에서 하이트진로 참이슬이 약 49%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16% 점유율로 뒤를 이었다. 선두업체 두 곳의 점유율을 합치면 70%에 육박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주 사업에서 매출 1조93억816만원을 올렸다. 전체 소주 매출에서 참이슬이 차지하는 비중이 98% 이상임을 감안할 때 단일 브랜드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참이슬 출시 18년 만에 첫 매출 1조원 달성인 셈이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도 지난 2007년 출시 이후 꾸준히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주류가 최근 마케팅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향후 전국 점유율 20% 도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사실상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전국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레드오션’ 소주시장에 신세계가 뛰어들었다. 지난해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소주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신세계는 지난 9월 14일 푸른밤을 론칭했다. 주류 사업 키우기에 나선 신세계가 강력한 유통망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0년 소주 역사 그 자체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주)는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합병하면서 출범한 기업이다.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진로’는 1924년 평남 용강에서 설립돼 곧 창업 100주년을 앞둔 국내 최장수 브랜드로 손꼽힌다. 오랜 역사를 가진 진로는 단일 브랜드 최고 판매량을 기록 중인 ‘참이슬’을 내세워 국내 소주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참이슬의 원조격인 ‘진로소주’는 1924년 10월 순수 민족자본으로 세운 진천양조상회(眞泉釀造商會)에서 출시한 이후 우리나라 소주의 대명사가 됐다. 진로는 생산지와 생산방식의 글자를 각각 따서 만들어졌다. ‘진’은 생산지인 진지에서 따온 글자로 ‘진지’는 원래 ‘참못’이라 불리던 물 좋기로 이름난 용강 땅을 상징하고, ‘로’는 순곡으로 소주를 증류할 때 술방울이 이슬처럼 맺힌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1924년 첫 출시 당시 진로 소주의 도수는 35도였다.

이후 소주의 도수는 1965년 30도, 1973년 25도 등으로 점차 낮아졌다. 식량부족 문제로 정부가 양곡을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해 알코올을 물에 희석시키는 지금의 희석식 소주가 대량생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후 ‘25도 소주’는 30년간 사랑받았다.

그러나 25도의 벽은 1998년 23도의 ‘참이슬’ 출시로 깨졌다. 당시 파격적인 도전에 의견이 분분했지만 출시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00억병을 돌파하며 소주 역사상 최고 판매고를 기록했다. 1998년 10월 19일 국내 소주시장에 첫 선을 보인 참이슬은 ‘소주는 25도’라는 사회의 인식을 깨며 소주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깨끗하게’ 바꿨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특유의 깨끗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도입한 대나무 숯 여과공법을 통해 잡미와 불순물을 제거했다. 2012년 1월에는 100% 천연원료와 100% 식물성 천연 첨가물만을 사용한 리뉴얼 제품을 선보이며 더욱 깨끗한 이미지로 소주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참이슬은 지난 2012년 11월 누적 판매량 200억병을 돌파했다. 참이슬이 1998년 10월 출시된 이후 14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국내 장수상품 중 칠성사이다가 66년간 190억병, 부채표 활명수가 119년간 84억병을 판매한 것과 비교할 때 참이슬의 단기간 200억병 돌파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 272억 병 판매는 우리나라 성인(4015만여 명 기준) 1인당 677.4병을 마신 양이며, 소주병을 누인 길이(21.5cm)를 환산하면 서울-부산(428km)을 6832회 왕복할 수 있고, 지구 둘레를 146회 돌릴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소주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참이슬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의 주류전문지인 ‘드링크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위스키, 보드카, 럼, 진 등의 판매량을 훨씬 앞질러 2001년부터 전 세계 증류주(Distilled Spirits) 판매량 16년 연속 1위를 기록, 2위 브랜드와 2배 이상 차이 난다.

‘진로소주’에 이어 소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참이슬’. 업계 관계자들은 참이슬에 대해 “품질, 브랜드 파워, 판매량 등에서 소주시장의 역사를 바꾼 획기적인 제품”이라고 평가한다.
 

롯데주류 ‘처음처럼’, 부드러운 소주·저도주 선구자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세계 최초로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한 소주로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처음처럼은 참이슬이 주도하던 국내 소주시장에서 부드러운 맛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전략으로 단기간에 시장을 강하게 흔들어 왔다.

당시 상품명 ‘처음처럼’은 ‘술을 마신 다음 날에도 몸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것으로 이는 원료로 사용된 알칼리 환원수의 특징인 숙취가 적은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2006년 2월 첫 선을 보인 처음처럼은 출시 17일 만에 1000만병을 돌파하고 6개월도 안 되서 1억병이 판매되는 등 소주와 관련된 각종 기록을 경신했다. 2009년 롯데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처음처럼은 21세기 화두인 웰빙, 감성, 개성 등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했다. 특히 소주 원료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물을 ‘알칼리 환원수’로 바꾸고, ‘물 입자가 작아 목 넘김이 부드러운 소주’ ‘세계 최초 알칼리 환원수 소주’라는 점을 강조했다.

처음처럼은 소주 시장의 ‘저도주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는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21도가 주를 이뤘던 출시 당시 ‘20도 처음처럼’으로 부드러운 소주를 각인시켰고 2007년에는 도수를 19.5도로 낮추면서 1위 업체까지 동참하는 ‘19.5도 소주시대’를 열었다. 2014년에는 ‘부드러움’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18도 처음처럼’을 출시해 ‘19도 벽’을 무너뜨렸고, 그 해 12월부터 17.5도로 다시 한번 리뉴얼하면서 부드러운 소주의 선구자라는 걸 확고히 했다.

처음처럼은 마케팅 전략에서도 소비자에게 ‘부드러운 소주’라는 점에 일관되게 주안점을 두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한 ‘흔들어라 캠페인’은 ‘흔들수록 더 부드러워 지는 특징’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처음처럼이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임을 인식시켜 왔다. 2016년부터는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수지’를 모델로 택해 처음처럼의 ‘처음 느낌 그대로 부드러운 소주’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처음처럼은 주류업계 후발주자다. 시장 점유율도 아직까지 경쟁 브랜드와 격차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처럼이 찾은 또 다른 마케팅 전략은 ‘새로움’.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가져가자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롯데주류는 캐릭터 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주병을 캐릭터 모양으로 만들어 판매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뿐만 아니라 단체 고객들에게 ‘연인처럼’ ‘롯데처럼’ ‘친구처럼’ 등 조직의 이름이나 구호 등을 소주 라벨에 붙여주는 ‘해피라벨’ 마케팅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롯데주류 마케팅팀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랜드가 오래 지속되려면 젊고 트렌디 한 이미지를 가져가야 한다. 코카콜라가 출시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지속적으로 젊은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었던 배경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대중과 소통해왔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올드해지면 대중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처음처럼은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국가고객만족도(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NCSI)’ 조사에서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소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NCSI는 한국생산성본부와 미국 미시간대학이 공동 개발한 고객만족 측정모델이다. 고객의 제품·서비스 기대수준, 인지 품질, 종합만족, 고객 충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계량화한 지표다.
 

신세계 ‘푸른밤’, 소주 시장 2강체제 흔드나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7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소주시장에 신세계가 출사표를 던졌다. 신세계는 2016년 12월 제주소주를 인수했고 설비 추가·확충을 위해 최근까지 총 250억 원을 투입했다. 이후 지난 9월 14일 신세계는 신제품 소주 ‘푸른밤’을 공식 론칭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제주도의 낭만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푸른밤’이라는 제품명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출시되는 제품은 총 두 가지로 알코올 도수 16.9%의 ‘짧은밤’과 20.1%의 ‘긴밤’ 등이다. 마케팅 전략에서도 신세계는 ‘제주’의 특징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제주의 청정 화산암반수가 함유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브랜드 모델로 활동 중인 제주 출신의 가수 ‘소유’가 ‘제주도의 푸른밤’ 리메이크 음원을 발표하며 제주도 ‘푸른밤’의 서정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푸른밤이 품은 강점은 막강한 신세계 유통망이다. 거대 유통망을 가진 신세계가 소주시장에 등장하면서 시장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와 2위 롯데주류 등 기존 2강 체제에 어떤 변화가 올지 관심이 쏠렸다. 당시 주류업계에서는 일단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주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성향이 보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시장이 레드오션 시장이기도 하고, 동시에 굉장히 제한적인 시장이다. 소주를 주문할 때 소주를 달라고 하기보다 콕 찍어서 참이슬이나 처음처럼을 달라고 한다”며 “사람들은 자기 입에 들어가는 술에 대해 보수적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애주가’로 통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술 사랑이 실제 주류사업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2008년 주류 수입사인 신세계L&B를 설립해 와인과 맥주는 물론 기타 음료 및 주류 2500여종을 수입해 팔고 있다. 신세계L&B는 현재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는 10개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출점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이러한 신세계가 와인, 수제맥주에서 이제는 소주 사업까지 뛰어든 것이다.

푸른밤 론칭 당시 신세계 관계자는 푸른밤이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직접 겨냥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푸른밤 포지셔닝 자체가 기존 형성돼있던 소주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보겠다는 것 보다는 기존에 정상화가 어려웠던 기업을 신세계가 인수해서 특색 있는 소주를 선보인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라는 게 신세계 측 설명이었다.

또 국내시장 외에 중국, 동남아 등 해외로도 판로를 넓힐 계획이라는 것이다. 현재 주류 업계에는 긴장과 느긋함 사이의 기묘한 분위기가 감돈다. 기존 “시장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새로 제기된 “강력한 유통망을 통한 신세계의 질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푸른밤은 일단 주목 끌기에는 성공한 모양새다. 벌써부터 ‘정용진 소주’로 불리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푸른밤은 출시 한 달 여 만에 몽골에 수출되며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이번에 수출된 물량은 짧은밤 1만9200병, 긴밤 4800병 등 총 2만4000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출시 한 달 만에 몽골 수출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푸른밤이 기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푸른밤은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130만병을 판매하며 현재 제주 지역 이마트 전체 소주 카테고리 내 7% 이상의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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