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특혜 채용, 이광구 행장은 몰랐나
우리은행 특혜 채용, 이광구 행장은 몰랐나
  • 권호 기자
  • 승인 2017.10.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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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권 채용 시스템 전반 점검...검찰 수사로 확대될 수도
▲ 우리은행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이광구 행장에 대한 금감원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뉴시스>

우리은행 특혜 채용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직원들이 우리은행에 특혜 채용 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난 금융감독원은 물론, 은행권 전체가 어디로 불똥이 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금감원은 내부 감찰은 물론 은행 전반의 채용 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우리은행 특혜 채용 사실을 고위층에서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가 규명돼야 할 첫 번째 과제다. 2016년 한 해 동안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인력이 특혜 채용됐다는 게 심상정 의원(정의당) 주장인데, 사실이라면 이광구 행장 등 고위층에서 몰랐을 리 없다는 게 정치권의 생각이다.

심상정 의원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 150명을 공채하면서 금감원, 국가정보원, VIP 고객의 자녀·친인척, 지인 등 10% 넘는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 의원은 그 근거로 우리은행 인사팀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 현황 및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합격자 16명에 대한 청탁 정황으로 보이는 유력인사·기관과 우리은행 간부 이름이 적혀 있다. 

특히 ‘금감원 전 부원장보 요청’ ‘금감원 요청’ ‘국정원 자녀’ ‘전 행장 지인 자녀’ 등 유력 기관 인사들의 채용 청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여신 및 급여이체 등 우리은행과의 고액·중요 거래 내용으로 보이는 사항이 ‘비고’란에 기재된 경우도 있다.

최흥식 금감원장 “법률검토 후 검찰 수사의뢰” 

심상정 의원은 국감에서 “국정원, 감독기관이 되어야할 금감원, 고액 고객의 자녀가 망라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금감원 조사는 물론 철저한 조사 후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에 고발하는 등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흥식 금감원장은 18일 우리은행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은행 채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뉴시스>

이에 대해 최흥식 금감원장은 “면목이 없다”며 “은행권 채용 과정을 검토하고, 비리가 발견되면 법률검토를 거쳐 검찰에도 수사의뢰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의 발언 이후 금감원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감원은 물론이고 은행권 전반의 채용 시스템 점검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내부 감찰 뿐 아니라 은행 전반의 채용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대한 일제 점검을 포함해 유사한 사례가 다른 은행에서도 있는지 사실관계 파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18일 오전부터 대책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은행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국회에서 강도 높은 조사 요구를 받은 만큼 실태를 파악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초강수에 가장 긴장하는 곳은 역시 특혜 채용 의혹 진원지가 된 우리은행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선 어느 정도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고위 경영진 어느 선까지 보고 및 결재가 이뤄졌는지를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고위층 조사 불가피할 듯

금감원 관계자 말대로라면 어떤 형식으로든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혜 채용과 관련해 이광구 행장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광구 행장은 2014년부터 행장을 맡아왔다.

신입사원 채용 문제는 사회적으로 예민한 사안이다. 특히 취업이 어려워 젊은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에서 힘 있는 기관 직원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금감원이 서둘러 조사에 나서겠다는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은행 구조상 채용 담당 부서 간부 또는 직원이 임의로 채용 청탁을 수용할 수는 없다는 게 은행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혜 채용 사실이 드러날 경우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점을 다들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은행 최고위층에서도 특혜 채용 사실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시중은행의 한 간부는 “요즘 직원에게 대출 지시만 해도 ‘지점장님이 책임져라’고 하는 세상이다”며 “금감원·국정원 인사 자녀의 특혜 채용 같은 중요한 사안은 당연히 은행 최고위층에 보고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보유했던 지분 51.06% 가운데 29.7%를 민간에 매각했지만, 18일 현재까지 잔여 지분 18.52%를 갖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정부가 인사권, 경영권을 행사해왔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에서 일어난 특혜 채용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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