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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기획]'모피아'가 국가 경쟁력 갉아먹는다
[기획]'모피아'가 국가 경쟁력 갉아먹는다
  • 권호 기자
  • 승인 2017.09.1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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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공공기관장 '싹쓸이'...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꼽히지만, 금융시장 경쟁력 면에선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직자들의 '낙하산' 관행이 금융발전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2016년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38개국 가운데 26위를 기록했다.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3년 연속 같은 순위다.

한국 경제의 경쟁력은 2007년 역대 최고인 11위까지 올랐지만 매년 순위가 하락해 2014년 이후 최저 순위인 26위까지 떨어졌다.

세계경제포럼 관계자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가 대상 15개국 가운데 지난 10년간 국가 경쟁력 지수가 내려간 국가는 한국과 태국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포럼에서 한국 경제는 기초는 튼튼하지만, 기업 혁신은 정체됐고 노사관계와 금융 부문에서 최악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과감하고 신속한 개혁 조치를 시행해야 국가 경쟁력이 도약할 수 있다”며 “금융 분야에서 만성적 취약성을 보이고 있어 이를 위한 입법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결 과제 중 하나는 ‘금융시장의 후진성’ 극복이다.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는 80위로 경제 후진국 우간다(77위)보다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건전성’ 부문에서도 102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같은 금융 관련 문제점은 국내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2015년 하반기 금융연구원(KIF)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한 ‘KIF 금융신뢰도 지수’에 따르면 ‘금융신뢰지수’는 92.7점으로 상반기(86.2점)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금융신뢰지수는 금융권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나타내며, 100보다 크면 긍정적, 작으면 부정적인 답변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금융 감독당국의 감독 효율성(63.4점)이 9개 항목 중 8위로 꼴찌 수준이었다. 감독기관을 금융회사보다 더 불신한다는 얘기다.

감독당국에 대한 불신의 배경에는 ‘관치금융’이 있다. 관치금융이란 정부가 금융을 지배한다는 말로 특히 군사정권 시절부터 뿌리를 내린 공직자 '낙하산' 관행은 금융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 요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융 공공기관 CEO 3명 중 2명 '모피아’

이는 수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융권 공공기관 역대 최고경영자(CEO) 3명 가운데 2명은 옛 재무부 출신 관료인 '모피아(재무부+마피아)로 나타났다.

모피아란 1990년대 나온 말로 재무부 출신 공무원이 금융감독당국과 민간 금융기관에 잇따라 낙하산으로 내려와 금융권을 장악했고, 이후 이들을 재무부(Ministry of Finance)와 이탈리아 범죄조직 '마피아'의 합성어인 ‘모피아’로 부르기 시작했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11곳의 2000년 이후 전·현직 CEO 72명 가운데 63.9%인 46명이 모피아 출신이었다.

특히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 2000년 이후 취임한 7명의 CEO 모두 경제 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한국수출입은행장은 같은 기간 10명 중 9명이 관료 출신이다. 최근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도 경제 관료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거쳐 수출입은행장으로 일한 바 있다.

예금보험공사도 만만치 않다. 기재부 국고국장 출신의 곽범국 현 사장과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출신의 김주현 전 사장 등 8명 가운데 7명이 모피아 출신이다.

산업은행과 예탁결제원이 8명 중 5명으로 같았고, 신용보증기금과 한국투자공사가 6명 중 3명, 기업은행 7명 중 3명, 한국조폐공사 6명 중 2명이 관료 출신 CEO다.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5명 중 1명으로 가장 적었으며 지난해 7월 개원한 한국재정정보원은 현 원장이 모피아 출신이다.

민간 금융회사에도 모피아가 여럿 진출해 있다.

한국증권금융의 경우 성격상 민간회사지만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다 자리를 옮긴 정지원 현 사장을 비롯해 2000년 이후 사장을 역임한 7명 중 5명이 모피아 출신이다. 최근에는 4차례 연속 모피아 출신이 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 CEO 선임 과정에서 잡음을 빚은 한국거래소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지만, 여전히 금융위 그늘막에 있다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정찬우 이사장은 모피아 출신은 아니지만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냈고 최경수 전 이사장은 모피아 출신으로 증권사 사장을 역임했다.

관행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카드 사태, 키코 사태, 론스타 사태, 저축은행 사태 등 수많은 피해를 낳았던 대형 금융사고가 일어날 때면 어김없이 모피아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교수 시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감독 체계를 왜곡하는 힘의 원천은 결국 모피아"라면서 "막강한 금융감독 권한을 모피아들이 조직적 이익을 위해 오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금융 분야에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했는데 모피아 출신 금융관료들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거나 해결 모색을 위해 민감한 정책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며 "옷 벗고 나와 낙하산으로 어디로 갈지만 생각하는, 집단적 사익을 추구하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융산업 정책에 관한 권한을 제외한 모든 금융감독 권한을 민간 공적기구에 이관하는 식으로 모피아의 세력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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