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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9 19:07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부장님, 퇴근한 부하에게 ‘메신저’ 보내지 마세요
부장님, 퇴근한 부하에게 ‘메신저’ 보내지 마세요
  • 최환규 전문위원 겸 코칭엔진 대표
  • 승인 2017.09.0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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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빙자한 ‘갑질’로 회사 자원 낭비해선 안 돼

일상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업무출장을 위해 광주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점심 먹을 시간이 부족해 터미널에 있는 분식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과 어묵탕을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주방에 있던 아주머니의 행동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큰 통에 있던 어묵 국물을 작은 그릇에 담은 다음, 쓰던 숟가락을 그릇 옆에 놓아둔 행주에 쓱 닦더니 그 숟가락으로 작은 그릇에 담긴 어묵 국물을 맛보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 그 숟가락을 씻지도 않은 채 큰 통에 담그더니 어묵을 떠서 작은 그릇으로 옮기는 게 아닌가. 이렇게 위생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고서는 그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위생은 기본이다. 많은 사람이 “음식 만드는 것을 보고는 그 음식을 못 먹는다”는 말을 하는 이유도 위의 사례처럼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위생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 중에는 음식 맛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위생을 소홀히 하는 행태를 언론보도를 통해 종종 볼 수 있다.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라도 위생 상태가 불결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망할 가능성이 큰 것처럼 식당에서의 위생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음식점에서 위생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게으름’ 때문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자원 소모를 줄이기를 원한다. 자원에는 돈과 같은 물질 자원과 시간과 같은 심리 자원이 있다. 상대방에 대한 자원 사용 행태를 보면 두 사람 사이의 인간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친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거나 밥을 사는 것과 같이 기꺼이 자신의 자원을 소모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인색하게 군다.

손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식당 종업원이라면 자신이 힘들고 불편하더라도 자주 설거지도 하고 주방 청소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사례가 발생한다. 손님을 위해 자신의 자원을 아낌없이 쓰지 못하는 사람은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음식 맛이 변했다”

사람이 일을 하는 목적에는 3가지가 있다(인사이트코리아 2017년 6월호 참조). 일을 직업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얻는 물질에 주로 관심을 둔다. 이런 사람들은 손님을 맞을 때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의 정도’에 따라 손님을 평가하고, 그 평가에 따라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값비싼 음식을 시키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경우가 많은데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물질적 이익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원을 적게 사용하면서 고객으로부터 많은 이익을 얻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현명하지 않다. 이것은 인건비를 적게 주면서 많은 일을 시키겠다고 생각하는 사업주와 같다. 이런 전략은 어쩌다 한 번은 통하겠지만 오랫동안 지속되기는 어렵다.

유명한 ‘맛집’도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로부터 “음식 맛이 변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쇠락의 길로 들어서면서 그저 그런 식당으로 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진정한 맛집은 음식 맛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기 때문에 그 맛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이런 힘든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가 없는 사람은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돈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손님과의 이런 즐거운 교감을 얻기 어렵다. 돈을 목적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남길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음식을 준비하게 된다.

몇 년 전에 ‘조미료만으로 냉면 육수 만드는 비법’이 문제가 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고기와 야채를 사용해 육수를 만드는 대신 화학조미료를 사용해 비슷한 맛을 내는 방법을 쓰는 사람이 있었다. 상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이 방법을 사용해 만든 냉면을 파는 사람은 어느 정도 금전적인 이익을 볼 수 있었겠지만 고객의 얼굴을 보면서 서로에게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경험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물질적인 이익 외에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손님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잘 먹었습니다”와 같은 따뜻한 인사다. 손님은 음식을 먹으면서 음식을 준비하는 주인의 정성을 느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았다는 기쁨에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인사를 하게 된다.

자신이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고, 그 음식을 먹은 손님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을 때 주인은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피로를 모두 잊게 된다. 이것은 마치 오랫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격려의 말을 들었을 때와 같은 기분이다.
이럴 때 주인은 돈을 벌었다는 기쁨보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생각에 즐거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주인과 손님 사이에서 주고받는 따뜻한 인사는 서로에게 기분 좋은 경험으로 남게 되고, 주인에게는 더욱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동기로 작용하게 된다.

선순환 위해선 서로 노력해야

최근 ‘갑질’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프랜차이즈의 경우를 보자. 프랜차이즈 본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번성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본사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가맹점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본사의 가맹점 지원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자신들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런 선순환은 본사와 가맹점 모두를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문제는 선순환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련 사업에 대한 경험이 적은 가맹점을 위해 프랜차이즈 본사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잘하는 가맹점과 못하는 가맹점이 확연히 드러날 것이고,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가맹점주 대신 새로운 가맹점주로 교체하면 손쉽게 본사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이를 위해 가맹점주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그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가맹점주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고 교체하는 과정에서 사회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갑질을 하는 프랜차이즈가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을 상대로 갑질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가맹점을 하겠다는 수요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사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그 요구를 수용하는 새로운 가맹점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계속해서 갑질을 한다.

이런 생각은 큰 착각이다. 가맹점주가 되려는 사람이나 고객들은 가맹점 본사의 태도를 제품 구매 기준으로 삼게 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려는 사람은 가맹점의 태도를 보면서 선택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고, 고객들 또한 갑질하는 프랜차이즈의 제품 구매를 꺼리게 되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도 몰락하게 된다.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일반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반 조직 내부에서 볼 수 있는 갑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상사의 갑질이다. 조직원의 직급이 올라갈수록 수행해야 할 업무도 다양해지고 회사로부터 많은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상사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직급이 높을수록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직급이 높은 사람은 직급이 낮은 사람보다 회사의 중요한 업무에 더 많이 관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갑질이 발생한다.

상사는 업무를 빙자해 갑질을 한다. 자신이 시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집중하는 부하를 갑자기 불러 구두를 닦아오라고 시키거나 은행 업무를 시키는 상사의 명령은 회사에서 위임받은 정당한 권한 밖이다. 물론 상사가 처리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아 부하에게 자신의 심부름을 대신 시키는 경우라면 부하도 그 상황을 이해하고 기꺼이 심부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입으로만’ 업무를 하는 경우다.

상사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상사에게 인사와 예산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는 이유도 필요할 때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라는 의미다. 문제는 이런 권한을 회사를 위해 사용하는 대신 개인을 위해 사용할 때 갑질이 되는 것이다.

요즘 문제가 되는 ‘퇴근 후 메신저’의 경우를 보자. 상사가 근무시간에 집중하거나 체계적으로 업무를 진행했다면 퇴근 후에 업무 지시를 할 이유가 없다. 만약 본인이 혼자 남아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라면 부하가 싫어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자신의 불안이나 무능력을 감추기 위해 퇴근 후에도 부하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는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부 고객에 대한 갑질

두 번째는 부서의 갑질이다. 많은 조직원들은 인사와 돈을 관리하는 부서가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인사나 경리와 같은 힘 있다고 말하는 부서에 근무하는 사람은 힘없는 부서를 대상으로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횡포로 피해를 보는 부서 중 하나가 ‘영업부서’다. 사실 회사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부서가 영업 관련 부서지만 회사에서 제일 박한 대접을 받는 부서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조직원은 영업 관련 부서를 기피하게 된다.

영업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외부 고객보다 내부 고객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내부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 자원을 사용하게 되면 외부 고객에게 쓸 자원이 줄어든다. 회사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도 외부의 경쟁자를 물리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 내에서 자원을 사용하게 되면 그 만큼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내부 고객에 대한 갑질 또한 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앞에서 예를 든 식당의 경우나 프랜차이즈와 회사의 갑질은 자신의 역할을 잊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식당의 경우 모든 종업원은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청결함과 위생을 위해 설거지와 청소를 자주 하고, 맛을 위해 가성비가 뛰어난 재료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고객은 그 노력을 알기 때문에 더 자주 찾게 되면서 식당은 번성하게 된다.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다.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는 서로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 가맹점을 계약하겠다고 하는 사람의 요청을 과감하게 거절할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몇 년 전 일부 지방에서 ‘죽’과 관련된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용량을 속이는 경우가 있었다.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손님들은 제대로 정량을 지키는 죽집에도 발길을 끊으면서 타격을 받는 가맹점들이 많았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금전적인 이익에만 초점을 두면 이런 가맹점주의 계약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자신들의 경영철학을 명확하게 수립하고, 그에 부합되는 형태의 사업을 해야 한다.

일반 조직도 마찬가지다. 모든 조직원은 조직의 비전을 명확하게 숙지한 후, 조직으로부터 부여받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회사로부터 지급 받은 모든 자원을 회사의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술을 마시고 싶은 상사가 억지로 부하를 데리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상사는 회사의 인적 자원인 부하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면서 인적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이렇게 술을 마시다 서로 싸우거나 교통사고라도 발생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발전을 원하는 사람은 자원을 아끼려는 본능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조직원은 회사의 경영 철학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회사의 경쟁력은 높아진다. 제대로 된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먼저 움직여 보자. 아마도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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