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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5-16 10:54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박상기의 협상스토리]상대를 달래되 정 안 되면 판을 엎어라
[박상기의 협상스토리]상대를 달래되 정 안 되면 판을 엎어라
  • 박상기의 협상 스토리
  • 승인 2017.09.0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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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배우는 협상술

<캐비리언의 해적>에서 여자주인공 엘리자베스가 해적에게 붙잡혀 온다. 엘리자베스가 해적들이 찾고 있던 금화를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엘리자베스는 강단 있는(혹은 까칠한) 귀족 아가씨다. 거칠고 무식하기 짝이 없는 해적들 앞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신분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전혀 괜찮은 점이 없는 해적 앞에서 엘리자베스가 순순히 정보를 털어놓을 리가 없다.


‘Good Guy Bad Guy’ 전략

엘리자베스를 잡아온 해적들은 그녀를 마치 포로나 죄인처럼 함부로 대한다. 목숨이 아깝지 않다는 그녀에게 실제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는, 그들만의 대화방식으로 상대하는 것이다. 이 때 바르보사 선장은 모든 상황을 저지하고 사과하며 예의를 갖춘다. 거친 바다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선장에게 한명의 여자는 단번에 제압가능한 상대일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엘리자베스가 가지고 있는 금화의 출처와 내용을 알아내는 게 더 급선무다. 그래서 그는 귀족여자에 대한 예의를 표하면서 협상의 물꼬를 튼다.

여기서 포인트는 협상상대가 심리적으로 격앙된 상황이거나, 적대감이 있다고 판단되면 부정적인 심리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상대에게 경청하고 공감을 표하며, 상대가 공격의 대상자가 아니라, 당신을 문제 해결을 위한 조력자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마음을 열었을 때와 열지 않았을 때, 얻어낼 수 있는 정보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협상 상대가 심리적으로 격앙된 상황이거나, 당신에 대한 적대감이나 반감이 감지되면, 제일 먼저 상대의 부정적 심리를 누그러뜨려라. 당신에 대한 부정적 심리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당신의 얘기를 객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들어 줄 수 있는 고매한 인격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방법은 첫 번째, 상대가 느끼는 적대감·반감·분노·근심에 대해 경청하고 공감을 표현하라(Empathy 전략). 두 번째, 상대의 공격대상을 당신이 아닌 다른 회사 규정, 전산 시스템, 타 사업부로 돌리고 당신은 상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조력자로 인식시켜라(Good Guy Bad Guy 전략). 협상은 그 다음이라는 걸 명심하라.

 

모르는 척, 무식한 척, 압박에서 빠져 나와라

바르보사 선장의 의외의 신사다운 모습에 엘리자베스는 마음을 놓는다. 그리고 협상에 응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보다 바르보사는 한 수 위.

미국의 협상 전문가 로저 도슨은 유능한 협상가에게는 “현명한 것이 어리석은 것이고, 어리석은 것이 현명한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사람이란 지식과 권위를 내세운 사람보다 겉보기에 잘 난 것이 하나도 없고 선량한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바르보사 선장의 어리석은 이미지는 상대의 협상 목적을 더 알아볼 수 있는 도화선이 된다. 경계선을 흩트리는데도 유용하다.

로저 도슨의 말처럼, 유능한 협상가에게는 현명한 게 어리석은 것이고 현명한 것이다. 사람이란, 자신보다 뛰어난 지식과 권위를 내세워 어떻게든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보다는 겉보기에 나보다 잘 난 것 하나 없고 오히려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는 어리석고 선량한 사람을 도와주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 어수룩한 행세를 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상대의 적대감이나 경쟁심리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둘째, 당신이 감당하기 힘든 고단수의 협상 전략·전술을 구사하지 않도록 상대의 경계를 흩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일부 지나친 요구나 양보를 요청하는 경우, 의외로 큰 저항이나 반감 없이 상대의 관대한 처분을 얻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안철회 기법(Withdrawing an offer)

자, 다시 영화로 가보자. 바르보사는 매너 있게 하지만 소신 있게 협상을 이끌어 간다. 그러자 본인의 제안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제안을 모두 철회하기로 한다. “정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며 대범하게 협상을 엎어버리는 것이다. 이 협상은 협상자끼리 상호신뢰가 있을 때보다는, 마치 마지막 한 푼까지 긁어내려는 듯 시종일관 지나친 양보를 요구하며 물고 늘어지는 상대에게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단, 이 제안철회 기법은 상대를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으니, 동양문화권에서 사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한 전략이다.

일반적인 요령은 당신이 이제껏 제시했던 가격 인하, 경비 분담, 추가 서비스 제공 등의 양보 내용이 본사에 확인 결과 전체 혹은 일부에 대해 절대 불가하다고 통보하는 방법이다. 동시에 본사가 정한 최종 양보조건을 함께 제시해 상대의 지나친 양보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제안철회기법은 자칫 상대를 지나치게 자극한다거나 곤경에 빠트려 어렵게 다져 온 상호 신뢰관계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개인적 인간관계보다 비즈니스를 최우선(Deal-focused culture) 하는 서구와 달리 유대관계를 중시하는(Relationship-focused culture)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엔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심쩍은 정보는 역정보 흘려 진위 확인

상대가 전혀 진위를 드러내지 않을 때,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상대가 원하는 대상을 없애버리는 연출! 그때 상대의 진위가 나올 수밖에 없다. 협상의 주요 이슈에 대해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는 반드시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애초 예상했던 상대의 협상목표와 전략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그로 인해 우리의 협상 전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보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협상이란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목표가 설정되고 전략이 수립된다. 결국 정보가 부족하거나 왜곡된 상황 하에서 어쩔 수 없이 협상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상대가 기만책(Misdirection)을 쓰기 위해 당신에게 의도적으로 흘린 조작되거나 왜곡된 정보(Planted information)를 검출해내지 못할 경우, 협상은 재앙으로 종결될 수 있다.

모든 정보의 진위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주요 협상 이슈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선 반드시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당초 예상한 상대의 협상 목표와 전략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그로 인해 우리 측의 협상전개에 결정적 영향을 야기하는 정보에 대해선 철저한 검증(Verification)이 불가피하다.

 

계약서 작성을 상대에게 맡기지 마라

모처럼 엘리자베스가 협상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당당하게 협상을 주도해 나간다. 하지만 여기서 아차! 한 것이 있다. 바로 엘리자베스가 메달을 먼저 해적에게 건네 준 것이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구두로만 이야기한 채 내어주니, 해적이 약속을 지킬 리 없다. 문서로 조목조목 상세히 남겨두어야 하는 것은 업무 보고뿐 아니라, 협상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협상은 서면 계약서를 최종 점검하고 서명한 뒤에 이루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 특히 계약서가 오가면서 변경사항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하여 구두협상이 종결되면 합의안에 대한 상대의 서명을 가급적 신속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 영화 속에서 협상을 펼치는 엘리자베스와 바르보사 선장은, 마치 협상의 초보와 달인의 관계와 닮아 보인다. 신분이 좋은 엘리자베스처럼, 협상 상대보다 큰 규모, 매출이 높은 기업이라고 해서 상대를 무시하게 되면 그 협상은 졸속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문서로 조목조목 상세히 남겨 두어야 하는 상황이나 사안임에도 구두로 협상을 진행하다 보면 간혹 빠트리고 넘어가는 사안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경우, 서면 계약서를 최종 점검하고 서명하는 자리에서 그 누락된 사안들에 대해 상대의 승인을 유도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계약서를 주도적으로 작성하는 측이 비주도적으로 작성하는 측보다 엄청난 이점을 누리게 된다.

구두협상에서 간과하거나 누락된 문제 몇 가지는,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을 달아 첨가시킬 수 있고, 시간 압박에 쫓기는 상대로서는 협상 시한이 종료로 치닫거나 혹은 이미 경과한 시점에서 큰 문제가 안 된다면 계약서상의 변경 사항에 대해 충분히 검토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졸속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구두 협상이 종결되면, 합의안에 대한 상대의 서명을 가급적 신속히 받아내라. 당신이 문서화된 서류를 처음 보는 때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당신은 상세한 계약내용에 대해 정확한 기억을 못하게 되고, 시간 압박에 몰린 상황에서 상대가 제시하는 계약서안을 면밀히 검토 수정하지 못한 채 받아들일 확률은 그 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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