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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3 19:08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삼성 ‘금융 3인방’은 돼지꿈을 꾸나
삼성 ‘금융 3인방’은 돼지꿈을 꾸나
  • 권호 기자
  • 승인 2017.07.04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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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임 성공한 김창수·안민수·원기찬의 성공 인사이트

김창수의 세 가지 앵커(anchor)

“혼을 담아 마라톤 하듯 얼마나 꾸준히 노력하느냐에 따라 성공이 결정됩니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은 1955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삼성물산 수입관리과에 입사해 30년 동안 재직하면서 카자흐스탄과 멕시코, 호주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플랜트 수출에 기여했다. 이후 삼성물산 상사부문 부사장을 거쳐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뒤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 입지를 다졌다. 

김 사장은 2014년 1월 삼성생명 사장에 선임돼 순이익 1조원 벽을 돌파했다. 그는 취임 첫 해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으로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경영지표 개선에 노력했다.

지난 3월 24일 그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세상에 가치 없는 일이란 없습니다. 내가 맡은 일에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고 이를 실현하고자 치열하게 뛰었습니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이것이 제가 경험한 ‘성공 방정식’이었습니다.”

그는 과거 삼성화재 재임 시절 경남 진해의 해군사관학교 강당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생도 1200여 명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해군사관후보생(OCS·66기)으로 37년 만에 해군사관학교를 다시 찾았다.

삼성그룹이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개최하고 있는 최고경영자 강연 콘서트인 ‘열정樂(락)서’ 강사로 초청받아 삼성그룹에서 32년 동안 근무하면서 CEO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성공담과 경험을 얘기하는 자리였다. 

김 사장은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그룹 비서실 인사팀, 삼성물산, 에스원, 삼성화재 등을 거쳐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중·고등학교를 1차에 실패해 2차로 진학하던 ‘2차 인생’에서 나를 잡아준 첫 번째 앵커는 어머니였다”면서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물러서지 말 것을 가르친 어머니 덕분에 고교 시절부터 복싱을 시작하고 추운 겨울에도 새벽마다 달리기를 빼먹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 결과 전문경영인이 되겠다는 바람대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합격, 처음으로 ‘1차 인생’에 들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꼽은 두 번째 앵커는 ‘해군 생활’이다. 그는 “일주일 내내 잠도 못 자고 식사시간 10초, 기합과 훈련의 반복이던 지옥주가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기마전이든 배구든 어떤 승부에서도 해병중대가 순식간에 이기는 것을 경험하면서 인간의 정신력이 얼마나 크고 강한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 겪은 단체생활의 경험과 리더십, 해군으로서의 자긍심이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는 것이다. 

김 사장의 세 번째 앵커는 ‘삼성’이다. 삼성물산에 근무하는 동안 1년에 100일 이상 아프리카 등 세계 오지를 누볐고, 그때마다 해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그는 “삼성물산에서 에스원·삼성화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이동할 때마다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 2배 이상 노력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바로 ‘제3의 앵커’였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삼성에 입사해 사장이 되기까지 지난 32년간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 방정식 세 가지를 얘기했다.

김 사장은 먼저 “자신의 일에 대해 확고한 가치를 찾은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첫 번째 성공 방정식은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를 구축하는 것이다.

자기 일에 대해 확고한 가치를 찾은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라”는 이야기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소중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 외부로부터의 작은 자극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가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가 그 가치를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보면 저도 새로운 업무를 맡을 때마다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사장의 자리가 부러울 순 있으나 성공의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공의 길은 많습니다. 우리 모두가 성공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하든 자기 일에 숭고한 가치를 부여하고 성취해 나간다면 그것이 곧 성공한 인생일 것입니다. 가치는 누가 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부여하는 것입니다. 크고 작건 간에 가치부여를 위해 노력하는 사관생도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주변 사람과 국민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치입니다.”

이어 그는 “준비된 사람에게 미래가 있다. 준비는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면서 “나 역시 항상 책과 회사자료를 보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5년째 매일 아침 한 시간씩 영어공부와 주말에는 아파트 독서실에서 자료와 책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매 순간의 인연이 내 인생을 만든다”고 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도 ‘해군 출신’이라는 인연이 만들어 낸 자리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 나의 능력과 인성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는 인연을 만들고자 노력하면 언젠가는 그것이 나에게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되어 성공의 기회로 돌아오고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인생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모든 인연에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의 두 번째 성공 방정식은 준비된 자에게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준비하고 생각하라는 조언이다. 

“고등학생은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생은 사회에 나오면 공부가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생이란 마라톤에서 학창 생활은 불과 몇 년에 불과합니다.다. 42.195km의 마라톤에서 몇 km 먼저 달렸다고 우승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을 하던 자기 일에 최고의 실력을 쌓는 것 이외에는 자신을 지켜주는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준비는 완료형이 아닌 진행형입니다. 집에 있거나 이동 중에는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하루에 1시간씩 15년째 영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결국 절실하게 혼을 담아 마라톤 하듯이 얼마나 꾸준하게 노력하느냐가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세 번째 성공 방정식은 매 순간의 인연이 내 인생을 만든다는 것.

“우리 인생은 인연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나의 능력과 인성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인연을 쌓아가라는 것입니다. 언젠가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제가 좋은 인생의 계기를 만들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있습니다. 운이 칠할, 기회가 삼할 이라는 뜻입니다. 운 칠할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인연을 쌓아온 사람에게 우연찮게 찾아오는 것일 뿐이지 순수한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생활하다보면 인간관계로 힘들 때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역지사지하는 입장을 생각하며 어려운 때를 겪어 나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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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수의 외유내강 리더십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은 삼성그룹 내 손꼽히는 금융 전문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서 20년 이상 근무했으며 특히 운용업에 있어서 넘보기 힘든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안 사장은 1956년 11월 14일 경상남도 김해에서 태어났다. 경남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 졸업 후 1982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삼성생명으로 옮겨 뉴욕투자법인장과 투자사업 부장을 거쳤다. 주로 해외 투자 등 자산운용 관련 업무를 맡아왔고, 2003년 삼성생명 자산포트폴리오운용팀 상무를 시작으로 자산운용본부장 부사장까지 승승장구했다. 

안 사장은 삼성화재 취임 2년 동안 ‘조용하게’ 회사를 운영해왔다. 취임과 함께 그가 내세운 삼성화재의 목표는 ‘글로벌 초일류 보험사로의 도약’이었다.

세부 추진 전략으로 그는 △사업별 손익경영 체계 구축 △건강보험 중심 보장성 보험과 재물보험 강화 △인터넷 완결형 자동차보험의 차별화 △해외사업 견실화 등을 내놨다. 

안 사장은 그룹에서 성실함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삼성생명 자산포트폴리오운용팀 상무로 재직할 당시 오전 7시에 출근해 국내 주요 일간지와 외신 수십여 종을 읽는 일을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고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 사장은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는 경영자다. 보험업계에서 운용업을 주로 맡았고 영업직을 거친 경험이 없는데, 이런 배경 때문에 화재 사장에 오른 뒤 지방 영업 현장을 문턱이 닳도록 다녔다. 오죽하면 서울 본사 집무실에 머무르는 날이 일주일 중 하루나 이틀에 불과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소통하는 CEO로도 정평이 나 있다. 평소 직원들과 점심 도시락 미팅, 등산을 함께 즐기며 소통한다. 지난해부터 분기마다 갖고 있는 CEO-임직원 간 소통 간담회도 꼬박꼬박 참여하고 있다. 올 초에는 신임 부서장, 임직원 등 90여명과 리움미술관을 관람하고 남산 둘레길 걷기를 통해 기부에 참여했다. 

이 덕분인지 보험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는 것과 달리 삼성화재의 경영지표는 꾸준히 개선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7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삼성물산 주식 처분 손실이 포함된 수치로,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면 85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셈이다. 손보업계 골칫거리인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꾸준히 개선 중이다. 

안 사장은 올해 자동차보험의 비효율적인 부분 개선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일반보험은 국내 사업의 효율과 수익성을 강화한다. 해외는 우량한 현지 물건 중심의 영업을 지속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장기보험은 데이터 기반 손익관리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출범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터넷보험 판매 경쟁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터넷 등 CM(사이버 마케팅) 채널은 성장 한계가 온 대면 채널보다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지금이야 자동차보험 독보적 1위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9년 경쟁사보다 상당히 늦게 자동차보험 CM채널을 가동했다. 텔레마케터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 완결형 상품 모델을 내세워 5년 만인 2014년 당시 시장 1위였던 동부화재를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보험다모아 출범으로 한층 경쟁이 심해졌으나 여전히 시장점유율 30% 수준의 독보적인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견실경영’으로 대변되는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목표로 한 변혁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기 초부터 ‘수익성’을 강조해온 안 사장은 외형 확대를 노리고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경쟁사들과 달리 시장점유율이 소폭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손해율 개선과 그로 인한 수익성 확대에 집중했다.

그 결과 삼성화재는 보험업계가 경영지표 악화로 몸살을 앓던 것과 반대로 수치가 개선됐다. 2013년 국내 손보사들의 평균 경과손해율은 84.97%였으나 2014년 상반기 85.8%로 악화됐다.

그 가운데 삼성화재의 경과손해율은 동기간 85.45%에서 83.97%로 개선됐다. 영업이익률 역시 손보업계 평균 0.27%포인트 개선됐으나, 삼성화재는 동기간 3.92%로 0.64%포인트 올랐다.

‘칭찬택시’ 등 직원과의 소통에 힘써 

‘안민수 리더십‘의 또 하나 특징은 ‘소통 경영’이다. 여타 보험회사 경영진과는 다르게 영업직을 거치지 않은 안 사장은 이를 의식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평가다. 특히 직원들과 함께 소풍을 가면서 들은 사업 아이디어나 건의 사항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안 사장은 매분기 ‘소통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임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소통간담회를 통해 1월에는 신임 부서장과 남산을 산책하며 신년 경영 철학을 공유했고, 4월에는 직원들과 함께 한양 도성길과 종묘를 걸었다.

이날 소통간담회를 마친 안 사장은 “서로가 공감하고 호흡하고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공감대를 넓혀 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 또 이를 통해 회사가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에서는 창의적이고 열린 기업문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소통 채널이 활용되고 있다. 고객 감동을 실천한 직원과 설계사의 사례를 소개하는 ‘칭찬택시’ 사내방송, 인사이트를 주는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소통하는 삼성화재’ 프로그램 등이 그것이다.

특히 안 사장은 지난해 6월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라는 책을 추천하며 “까지고 부러지고 찢어진 내 두발, 30년 동안 아물지 않은 그 상처가 나를 키웠다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씨에게서 성장과 성공에 필요한 기본 자세를 배우게 된다”는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다.

직원들과의 소통 뿐 아니라 고객들과의 소통 창구도 확대했다. ‘회사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 전략을 세워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 안 사장은 2015년 ‘고객의 소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소비자보호 전담조직인 ‘소비자보호센터’를 전국 5개 권역(강남, 강북, 강서, 부산·대구, 충청·호남)으로 확대하고 영업·보상 등 실무경험이 풍부한 추가 인력을 배치해 고객 불만과 불편사항 개선에 나섰다. 

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저금리·저성장의 뉴노멀 환경 심화와 IFRS17 등 규제환경의 변화가 더해지면서 보험 산업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를 차별화와 질적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지난 3년간의 견실경영 1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견실경영 2기, 새로운 도약’을 경영기조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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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찬의 성공 인사이트 ‘긍정’ ‘열정’ ‘재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남매들과 두부 한 모를 놓고 다툴 정도로 어려운 집안에서 성장했다. 대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 1984년 삼성그룹에 들어갔을 때 삼성물산과 해외영업팀을 소망했지만 삼성전자 인사팀에 배치 받았다. 

그는 매일 저녁 동료들이 퇴근한 사무실에 앉아 라면을 먹으며 부서 내 모든 문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2달이 지나니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해되지 않는 기존의 관행과 제도들을 ‘한번 바꿔볼까’라는 생각과 함께 도전의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부사장이 계획하던 ‘승진제도 개선작업’ 기획안을 제출해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일에 인정을 받게 되면 재미를 느끼게 되고 그래서 열심히 하다보면 더 잘하게 되는 선순환을 경험한 그는 이를 자신의 업무에도 적용해 누구나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힘썼다. 

원 사장은 인사팀 입사 2년 만에 통계학 지식을 활용해 기획한 ‘승진제도 개선안’이 채택되는 등 빠르게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 인사팀 과장이 된 뒤 30여 년 동안 삼성그룹 인사팀에서 일했다. 

그는 ‘열정락서’에 5번이나 강연자로 섰을 만큼 대학생들에게 인기다. 노타이에 청바지를 입고 강연장으로 뛰어나오는 그는 아직도 패기가 넘치며 웃음이 끊이지 않게 만드는 언변으로 좌중을 압도한다.  

“여러분 스스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뭔지 잘 파악해보세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약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보완한다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강연에서 그는 청중들에게 구체적으로 세 가지 질문을 던져 보라고 조언했다. 첫째, 나는 어떤 사고방식의 소유자인지, 둘째, 나는 무언가에 정말 미쳐본 적이 있는지, 셋째, 나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라는 것이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고민하던 원 사장은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 좋은 삼성물산 해외영업부 근무를 희망하며 삼성그룹에 지원했다. 하지만 1984년 배치 받은 곳은 삼성전자 인사팀. 인사업무는 꿈조차 꾸지 않았던 그에겐 ‘멘붕’ 그 자체였다. 그는 해외를 누비며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는 상사맨을 꿈꾸다 사무실에 박혀 인사 업무만 하고 있으려니 일에 대한 애착은커녕 회사에 대한 원망만 늘어 갔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당시 보고서는 주로 손으로 썼는데 “발로 쓴 글씨가 이것보다 낫겠다”며 상사한테 혼나는 일이 많았고 나중에는 좌절감이 밀려왔다. 원 사장은 “하루빨리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만 굴뚝같았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원 사장은 이왕 시작한 일 인사 업무를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바꾸자 업무 효율도 오르고 일에 재미가 붙기 시작했다고 했다. 마음을 고쳐먹고 ‘이 일을 잘하는 방법은 뭘까’ ‘다른 일과 어떻게 엮여 있을까’ 등 하나하나 업무를 뜯어보니 인사 업무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일에 빠져들었다. 

그 결과 입사 2년 차에 회사에 제안한 ‘승진제도 개선안’이 채택되면서 ‘인사 업무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후 원 사장은 그토록 싫어했던 인사 업무에서만 30년 가까이 일하며 삼성그룹 인사 전문가로 유명해졌다. 

원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열정을 다해 나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든 청중에게 ‘홀가분 물병’을 선물한 원 사장은 “이 물병에 무엇을 채울지는 여러분의 선택”이라며 “긍정의 사고와 열정, 재능의 에너지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연임 배경 된 ‘꾸준한 성과’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다.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안정적인 성과다.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카드업계는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은행 계열사가 아닌 전 업계 카드사 8곳의 전체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2000억 원 줄었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1년 전보다 4.7% 늘어난 3494억원의 순익을 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상품 자산이 증가하고 디지털·모바일 중심의 프로세스로 바꾼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 12월 삼성카드 사장으로 취임한 후 카드업계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선언했다. 금융과 기술을 접목한 핀테크(fin-tech)를 기반으로 모바일 결제와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 등으로 카드업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다.

2014년 11월 디지털 채널 개선 전담팀을 구성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빅데이터 활용 강화를 위해 마케팅과 BDA(Biz Data Analytics)실을 통합, 빅데이터 활용을 구체화하는 BDA센터도 개설했다.

원 사장은 빅데이터를 미래 성장 기반으로 키워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4월 빅데이터 기반의 카드 서비스 ‘링크(LINK)’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회원별 소비패턴 분석을 통해 회원이 선호하는 업종이나 지역의 인기 가맹점 등을 예측하고 개인별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에서 삼성카드 모바일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한 뒤 ‘삼성카드 링크’ 메뉴를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다. 

‘2017년 1분기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기준 1013만 명의 유효회원(개인회원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9794만 명에서 3분기에 1001만 명으로 늘면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입하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선 원 사장의 디지털을 통한 ‘채널 승부수’가 통했다고 자평한다. 

원 사장은 올해도 디지털 전략에 집중하면서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는 “지난해 구축한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흥행 상품과 서비스개발, 업무 디지털화 등을 통해 ‘디지털 1등 카드사’로서의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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