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하만덕에 ‘보험’ 들다
박현주 회장, 하만덕에 ‘보험’ 들다
  • 권호 기자
  • 승인 2017.07.0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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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부회장에 미래에셋·PCA생명 통합작업 ‘특명’
▲ 하만덕 PCA생명보험 부회장<뉴시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이 올해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재선임으로 하 부회장은 2011년부터 수장 자리를 굳건히 지키게 됐다. 그가 올 한해 미래에셋생명의 부진한 경영실적을 회복하고 PCA생명과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연임이 발표된 지 세 달도 채 되지 않아 하 부회장이 PCA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지난 6월 2일 PCA생명은 주주총회를 열고 하만덕 부회장을 PCA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하 부회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미래에셋생명 대표 자리는 김재식 현 미래에셋생명 부사장이 맡는다. 

이번 인사는 PCA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화학적 결합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내년 1분기로 예정된 양사 통합에 앞서 두 회사 간 원활한 소통을 이루고 PCA생명의 내실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1986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입사한 하 부회장은 2011년 1월 미래에셋생명 대표에 취임하면서 성장을 이끌어왔다. 

하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경남 산청 출신이다. 진주 대아고와 부산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전신인 SK생명으로 입사해 보험영업부문에서 경험을 쌓은 보험영업 전문가다. 

하 부회장은 여러 거점지역 지점장을 거치며 풍부한 현장경험을 쌓았다. 2011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2014년까지 미래에셋생명의 영업 관리를 책임졌다. 2015년부터는 경영관리 총괄업무를 맡았다가 지난해 미래에셋생명의 경영을 총괄하던 최현만 수석 부회장이 미래에셋대우로 자리를 옮기면서 하 부회장 단독 대표 체재가 완성됐다. 

그는 미래에셋 창업공신이 아닌 인사로는 처음으로 부회장에 올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 그룹 차원의 보험 강화를 위해 전면에 하 부회장을 내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하 부회장은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생명 영업력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하 부회장의 승진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며 “탁월한 전문성으로 미래에셋그룹 내에서의 역할과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이 상장 이후 본격적인 전문 보험사로 도약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생명, PCA생명 인수로 ‘업계 5위’ 도약

“보험업을 바라보는 패러다임과 고객의 요구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가치 중심의 성장과 고객 행복의 극대화를 위해 PCA생명 인수를 추진해왔다. 상품과 자산 운용의 강점을 바탕으로 은퇴설계 시장을 리딩하는 연금전문 1등 보험사의 역할을 다하겠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인수 승인을 한 후 하 부회장이 한 말이다. 올해 하 부회장의 최대 과제는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합병작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인수로 총자산이 33조를 넘어서 ING생명을 제치고 업계 5위로 도약하게 됐다. 설계사(FC) 수도 5600여 명으로 업계 5위로 올라선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지분 100%를 1700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 5월 2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대주주 변경 및 자회사 편입 심사를 통해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인수를 승인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PCA생명 통합을 내년 1분기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곽운석 미래에셋생명 경영혁신부문장을 필두로 양사 임원과 실무자 40여명으로 구성된 ‘통합추진단’을 발족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통합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며 PCA생명 전 직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만덕 부회장은 “PCA생명 통합 이후 상품과 자산운용의 강점을 바탕으로 은퇴설계 시장을 이끄는 연금전문 1등 보험사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생명보험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의 해외투자 비중도 PCA생명 합병 후 57.2%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 평균인 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래에셋생명은 양사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판매 채널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회사가 상호보완적 판매구조로 되어 있어서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다양한 채널을 판매 운영 중인 미래에셋생명은 상대적으로 FC 등 전속 채널의 비중이 높은데 반해 PCA생명은 독립판매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 채널에 집중하고 있다”며 양사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 하반기 PCA생명과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합병 마무리와 합병 후 상품 라인업 정비, 마케팅 등 영업 전 부문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 제고 역시 하 부회장의 과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변액보험을 특화한 보험사인 만큼 합병 후 국내 변액보험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화 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그간 기틀을 다져놓은 자산운용 전문성에 PCA생명의 다양한 상품을 더해 차별화된 변액보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5조8400억원 수준이던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자산은 PCA생명과 통합 후 9조67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두 회사의 변액보험 우수성은 이미 입증됐다.

PCA생명은 77%에 달하는 업계 최상위 수준의 변액보험 비중을 갖추고 있다.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IFRS17(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됐을 때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이 적은 회사로 꼽힌다. 

합병 후 사업 전 부문의 성장세도 기대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우선 보장성 보험과 변액보험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납입하는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한 다음, 그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성과를 나눠주는 보험 상품이다. 

합병 시 미래에셋생명의 자산과 순이익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 10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총자산은 약 27조8000억원. PCA생명과 통합하면 총자산 규모가 33조650억원으로 늘어난다. ING생명을 제치고 업계 5위로 도약하게 된다.

하 부회장은 올해 경영전략회의에서 “지난 10여 년간 미래에셋생명은 자산관리와 투자역량에 집중해 고객의 평안한 노후를 위한 은퇴설계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왔다”며 “올해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행복한 은퇴설계에 기여하는 동시에 PCA생명 통합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은퇴설계 리딩 보험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재무건전성 위기에서 자유로워

‘예고된 폭풍’은 금융당국이 2021년 적용하는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이다. IFRS17은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기준으로 적용 시 보험사의 부채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상품 대부분이 변액보험상품인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은 웃음을 짓고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 모두 변액상품(특별계정) 위주의 재무상태를 갖고 있으므로 장점인 ‘Fee-Biz(수수료 기반 사업)’를 강화하면서 다른 생명보험사들과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오는 IFRS17에 연착륙시키겠다는 전략이다.

‘Fee-Biz’는 변액보험, 퇴직연금 등 특별계정에 들어간 상품 수수료에 기반을 둔 사업을 말한다. 일반적인 저축보험은 적립금이 회계상 일반계정으로 구분돼 보험사로 잡힌다.

반면 변액보험은 적립금이 특별계정으로 구분돼 자본 건전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래에셋생명이 변액보험에 적극적인 이유다. 

미래에셋생명의 보험부채 평균 부담금리도 3.93%로 상장 생명보험사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평균 부담금리가 낮을수록 회사의 부채 부담도 줄어든다. 과거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했는데, 최근 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미래에셋생명의 낮은 부담금리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든든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퇴직연금 등의 영업을 통한 Fee-Biz 자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는 미래에셋생명이 추구하는 보험영업의 기본 수익구조인 보장성 고수익과 안정적 운용수수료가 발생한 Fee-biz 자산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은 타 생보사보다 수수료 기반 사업(Fee-Biz)에 특화됐다”며 “Fee-Biz의 강점은 대부분 특별계정에 속해있어 향후 예정된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재무건전성 위기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PCA생명은 미래에셋생명의 사업구조와 비슷하고 특별계정 자산이 대부분인 만큼 향후 리스크가 적을 것”이라며 “변액보험 펀드의 경우 운용자산이 커짐으로써 자산운용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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