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폭풍성장' 이끈 정용진 부회장의 안목
신세계 '폭풍성장' 이끈 정용진 부회장의 안목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7.07.0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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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소통하는 '트렌드 세터'...재계 순위 11위 도약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9월 9일 쇼핑 테마파크인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신세계>

신세계그룹이 자산 총액 32조3000억 원을 기록하며 재계 11위에 올랐다. 주요 유통사 뿐 아니라 지난 17년 동안 30대그룹 지위를 유지해 온 그룹 12곳 중 가장 높이 뛰었다. 

신세계의 성장 중심에 이마트가 존재한다. 이마트는 전체 신세계그룹의 총매출 21조3774억 원 중에서 54.4%(11조6312억 원)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탁월한 안목이 이마트를 키운 원동력이라고 평가한다. 

정용진 부회장은 소비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유통업계에서 개성 있는 트렌드 세터로 인정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6년 스타필드 하남 개장 여세를 몰아 쇼핑테마파크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는 1996년 이마트 창동점을 오픈한 이후 대형마트 시장에 진입해 해마다 몸집을 불렸다. 2006년 월마트 인수와 함께 출점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점포 수는 147개로 늘었다. 고 성장세를 보인 창고형 마트 트레이더스 점포도 11개까지 늘렸다. 

SNS 대화 통해 경영 영감 얻어

신세계그룹은 2015년 말 이마트 부문은 정용진 부회장이, 백화점 부문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나눠서 경영하고 있다. 그 이후 실적은 꾸준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분리경영 1년 만에 총자산이 2015년 결산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13.1%(3조9210억 원) 증가했다.   

지난 해 선보인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 가전전문점 ‘일렉트로마트’, 자체 상품인 ‘노브랜드’ 등이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이들 사업은 정 부회장의 치밀한 기획력과 추진력에 따른 결과다. 

지난 2000년 이후 국내 30대 그룹 중 절반에 가까운 13곳이 해체되거나 탈락하는 등 극심한 판도변화를 겪었다. 그 가운데서도 신세계는 재계 순위 24위에서 11위로 뛰어올랐다. 외형이나 내실 면에서 괄목할 성장을 거둔 셈인데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기인한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스타 못지않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거느린 정용진 부회장은 5만 명이 넘는 SNS 팔로어와 대화한다. 그 내용은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모든 장소와 음식에 대한 것이다. 피코크에서 차린 삼시세끼부터 요즘 트레드인 먹을거리, 해외에서 어떤 음식이 유행인지 식품업계 트렌드까지 여기서 파악한다.

그는 파인 다이닝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섭렵하며 전 세계 식품 유통 관련 박람회를 직접 챙기는 등 업계의 방향성을 읽는데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 부회장은 어떤 전문가보다도 이 분야의 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부회장은 전 세계의 푸드 박람회, 마트, 레스토랑을 다니면서 트렌드를 읽는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나온 모든 PL(Private Label) 브랜드 제품은 다 먹어본다고 한다. 그가 안 먹고 출시된 것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제품에 관심이 많은 그는 바로 “정용진도 먹는데 나도 먹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기 위함이다. 

이런 정 부회장의 안목은 매출과 연결됐다. 피코크 간편 가정식이 인기를 모으면서 2015년 1월부터 9월 21일까지 피코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2% 늘어 매출 1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피코크는 국내뿐아니라 한식의 세계화에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정 부회장은 기대하고 있다. 

고객 라이프 셰어를 점유하라

정 부회장은 고객의 라이프 셰어를 점유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고객이 어떻게 해야 더 오랫동안 이마트 안에 머무르게 하는 가이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이마트타운을 기획했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비밀연구소 등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마트의 프로젝트들은 라이프 셰어 전략의 일환이다. 정 부회장은 자체 콘텐츠와 플랫폼을 여럿 만들어 고객이 기꺼이 와야 할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리빙브랜드 더라이프, 가전 매장 일렉트로마트, 식음 공간 피코크 키친 등을 오픈했다. 또 한식 뷔페 올반, 중식당 초마와 같은 맛집을 입점시켜 F&B의 변화도 추구했다. 아이들을 위한 키즈스포츠클럽과 애견 전문점 몰리스도 있다. 분야별 전문 매장과 대형 리테일이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리테일 플랫폼은 정 부회장의 작품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2013년 홍콩 왐포아허치슨그룹의 파켄샵에 대한 상품공급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해외 수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이마트를 ‘수출전문 기업’으로 정하고 내년까지 해외 매출을 1000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수출액 320억 원을 기록했다.   

▲ 이마트의 PL상품이 입점해 있는 홍콩 파켄샵.<신세계>

이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매장을 운영하며 매출을 올려왔지만 최근 정용진 부회장은 적자를 이유로 현지 점포 철수를 선언했다. 지난 5월 31일 정 부회장은 실적이 부진한 편의점 위드미에 대한 발표도 곧 있을 것이며, 소상공인들의 반발로 난관에 봉착한 부천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 건은 포기하지 않고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이번 발언을 두고 일부에선 “깜짝 발표”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거침없는 그의 발언에 신세계 홍보팀이 뒷수습에 진땀을 흘렸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하지만 그의 평소 고객 소통 스타일을 보면 이번 발언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에 속한다. 소비자나 시장 관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책임 있게 전달해 길게 보면 오히려 회사에 플러스가 됐다는 것이다.

이번 그의 발언 중 압권은 ‘20년 이마트 중국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신세계 안팎에서 말로만 떠돌던 사안에 대해 정 부회장이 처음으로 드러내놓고 인정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런 발표를 하게 된 배경은 신세계그룹이 국내 주요 유통 그룹사 중 해외사업 성과가 가장 저조하다는 데이터에 근거한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롯데그룹 9조2734억 원, CJ그룹과 현대백화점 각 7384억 원, 2647억 원이다. 

반면 신세계그룹 34개 계열사 중 해외서 매출을 올린 곳은 단 4곳으로 이마트를 제외하고 모두 내부거래를 통한 것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311억 원으로 대부분 중국에서 나왔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다. 2011년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이후에도 적자가 지속되자 현재 남은 6개 점포 마저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이마트는 올해 연말까지 수출 대상 국가를 20개국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마트 첫 수출의 시작은 2011년 일본 대지진이 발단이었다. 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일본 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고 일본의 유통기업인 이온 그룹이 이마트 측에 한국 상품 수출을 타진해왔다. 당시 일본 수출이 성사되지는 않았으나 한국 상품 수출 시장에 눈을 뜬 이마트는 수출 전담팀을 꾸려 2013년 홍콩 유통업체인 파크앤숍과 첫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에는 수출 담당 직원이 2명에 불과했으나, 2015년 해외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대폭 확충되면서, 지금은 수출업무 종사자가 200명이 넘는다. 현재는 이마트 해외사업 담당 내에 ‘해외사업 전략팀’ ‘트레이딩 운영팀’ ‘트레이딩 MD팀’ 등이 있다.

이마트는 2015년 ‘백만 불 수출의 탑’에 이어 지난해에는 ‘2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가 2년 연속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것은 이마트가 최초다.

스타필드 役事는 계속된다
 

▲ <자료=신세계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노덕천>

정 부회장은 그동안 복합쇼핑몰 개발에 적극 나섰다.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코엑스몰 오픈에 이어 올 8월엔 스타필드 고양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에 이어 정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 이마트가 그룹 복합쇼핑몰 개발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면서 단독경영을 통한 복합쇼핑몰 사업 강화에 탄력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당시 이마트는 공시를 통해 주식 취득 목적을 ‘복합쇼핑몰 단독경영을 통한 사업주도 및 의사결정 효율화’라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복합쇼핑몰 개발에는 전문점 구성이 중요한 축”이라며 “전문점 사업에 강한 이마트가 복합쇼핑몰 사업을 주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타필드 하남에는 이마트의 유통 노하우가 집적된 전문점들이 대거 입점해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하남을 개발했으며 강남 코엑스몰도 운영하고 있다. 또 올해 문을 열 스타필드 고양을 비롯해 고양·청라·안성 등에서 복합쇼핑몰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31일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복합쇼핑몰 개발 계획에 대해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 오픈 과정에서 발견된 부족한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처음 생각을 다 지워버리고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합쇼핑몰이 최근 새 정부의 규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신세계그룹의 신성장 동력인만큼 정 부회장은 관련 사업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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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약력

2009년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
200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회장
2000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1995년 신세계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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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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