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은행 대출 이자 결정 한다
AI가 은행 대출 이자 결정 한다
  • 이정훈 핑거 전략본부장
  • 승인 2017.07.03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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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빅데이터 전쟁…고객 기호·행동 정보 입력
요즘은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사거나 커피 전문점에 가면 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알맞은 책이나 음료를 추천해준다. 더 나아가 자동차나 집안의 가전 기기들도 사용자의 취향과 날씨 등 외부 환경을 분석해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한다. 
 
모바일 기기와 주변에 있는 수많은 디지털 기기 덕분에 개인에 대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어디에선가 만들어지고 분석되고 있다. 이른바 ‘빅데이터’의 시대다.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의류 소매 소프트웨어 회사인 트루핏(True Fit)의 사례를 살펴보자. 소비자들은 트루핏의 디스커버리 엔진(Discovery Engine)TM을 이용해 자신에게 잘 맞고 돋보이게 해주는 의류 브랜드와 새로운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소비자의 피팅 데이터와 1500개 이상의 브랜드와 소매점 네트워크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개인화된 추천을 하고 있다. 제휴 브랜드와 소매점들도 트루핏의 디스커버리 엔진에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마케팅, 제품 기획 및 제품 개발을 위한 풍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트루핏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더 많은 의류를 사고, 더 적게 반품한다.
 
트루핏은 수십억 개에 달하는 데이터 포인트를 이용해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본 옷과 신발이 실제로 얼마나 잘 맞을지를 보여준다. 1분 이내에 소비자가 자신의 간단한 프로파일을 만들면 소비자는 웹, 모바일, 점포 등의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각 스타일에 대해 개인 맞춤화된 피팅 점수와 사이즈에 대한 추천을 받을 수 있다. 
 
구매 이력이 있는 소비자들은 프로파일을 작성하지 않고도 자동적으로 트루핏의 개인 맞춤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트루핏의 디스커버리 엔진은 기계 학습을 통해 각 소비자에게 무엇이 정말 잘 맞는지를 더 많이 학습하고, 계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업은 그 자체가 데이터로 운영되고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상품과 고객과 돈, 모든 것이 데이터로 존재한다. 또한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거나 고객의 불만을 처리하고, 사기 가능성을 찾아내거나 고객에게 프로모션 하는 모든 일이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 <자료: 핀테크(이정훈,강창호著, 2015년)>
과거 은행 데이터는 주로 고객 정보나 고객의 계좌·거래 정보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훨씬 더 많은 형태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과거 고객들이 주로 은행 지점을 방문해 거래할 때는 알 수 없었던 고객의 기호와 행동에 대한 많은 정보를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고객 웹사이트 이용 로그나 이메일, 소셜미디어 대화에서부터 다양한 센서나 RFID1)장치를 통해 획득된 데이터, 3-Party 제휴사를 통한 연계 데이터, 모바일 기기를 통해 획득되는 위치 정보까지 새로운 원천과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외국 선진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고, 운영 효율을 높이며, 리스크를 관리하거나 고객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 빅데이터 활용사례<자료:일본 금융정보시스템센터(FISC: Center for Financial Industry Information System), 이충석, <빅데이터 시대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국으로 유명해진 구글 딥마인드(DeepMind Technologies Limited)의 알파고가 기보 분석을 시작으로 필승 전략을 만들어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국내 시중은행들은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금융 산업의 필승 전략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4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여신심사나 리스크 관리 등 은행업무의 디지털화를 통해 디지털 은행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과거 은행원들이 고객들과의 대면 접촉을 통해 습득했던 자산규모·투자성향 등의 정보는 빅데이터로 수집 분석돼 고객 개인화 및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실제로 각 시중은행은 빅데이터 관리를 위한 전담 부서를 신설·확충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 또한 음성뱅킹과 로보어드바이저 등 AI 기술을 적용한 각종 비대면 기반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서 오픈 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활용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빅데이터의 적극적인 활용은 쉽지 않은 상태다. 여러 정부 규제가 가로 막고 있어 빅데이터 경영을 현실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금융지주회사의 계열사 간 고객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도록 했고,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한 개인정보조차 빅데이터 사업에 활용하기가 어렵도록 법과 규제가 촘촘하게 돼 있다.
 
개인정보에 대한 문제가 생길 때만 처벌(옵트아웃·opt-out)하는 미국이나 빅데이터 산업을 국가 주도로 집중 육성대상으로 지정(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한 중국과 비교하면 규제의 장벽이 상당히 높은 셈이다. 
 
다행이 정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는 하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2015년 6월 공식 발표한 ‘금융권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에서 “외국은 모든 업권에서 빅데이터가 새로운 방법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빅데이터 활용이 초기단계”라고 진단했고 관련 규제를 순차적으로 완화할 것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4차 산업혁명 산업 육성 정책과 관련,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기에 본격적으로 금융권의 빅데이터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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