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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신동주는 왜 동생 신동빈을 '저격' 하는가
신동주는 왜 동생 신동빈을 '저격' 하는가
  • 윤지훈 기자
  • 승인 2017.06.22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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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롯데 경영권 찬탈"...형제간 경영권 다툼 재연

롯데그룹이 다시 전운에 휩싸였다.

경영권 다툼에서 동생인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에게 패배한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 루트는 크게 두 가지다. 주주총회를 통한 경영권 확보와 언론을 통한 정당성 주장이 그것이다.

6월 24일 롯데그룹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총이 열린다. 신 전 부회장은 여기서 자신의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관철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동빈 회장 흔들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주총에서 신 전 회장의 복권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고 있는 주주들이 이미 신동빈 회장 편에 섰기 때문이다. 신 전 회장이 이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란 관측이다.

“국부유출의 불행스런 현상 막아야”

그럼에도 신 전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에 대한 집착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6월 19일 친분 있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렸다. 그는 여기서 “처참하게 무너져버린 롯데그룹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 및 국부유출의 불행스런 현상이 원상회복되어야 한다”며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그는 6월 10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신동빈 회장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롯데그룹 ‘왕자의 난’이 형제간의 갈등이 아닌 일본인 경영진의 쿠데타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에서 핵심 역할을 한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전 롯데캐피탈 사장이 쿠데타의 주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쓰쿠다와 고바야시의 주식 보유 규모를 보면 알 수 있다. 의결권을 토대로 보면 약 53%에 해당한다. 쓰쿠다와 고바야시 두 사람이 임원을 해임할 수 있다. 총괄회장님과 신동빈 회장까지도 자리에서 해임할 권한을 갖고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이 충분히 경영권을 찬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며, 일본롯데 경영진은 한국롯데 경영에 간섭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일본인의 경영권 찬탈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일 롯데그룹은 더 이상 개인 소유 회사가 아니다”며 “신동빈 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주주들의 지지와 위임을 받아 최고 경영자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 세 차례 주총에서 입증됐다”고 밝혔다.

2015년 7월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2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신동빈 회장과 그의 측근 이사 6명을 해임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만인 7월 28일 신 회장에게 역공을 당해 두 사람 모두 경영권에서 쫓겨났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여러 차례 반전을 꾀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롯데홀딩스 경영권 장악한 두 일본인

대한민국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에서 벌어진 가족 간 진흙탕 싸움은 우리나라 재벌가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렇다고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롯데가 형제의 경영권 다툼을 누가 왕권을 잡을지 흥밋거리로만 보는 건 옳지 않다. 자산 100조원에 달하는 롯데그룹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경영권 향배에 따라 이 거대한 기업이 일본인의 지배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장하는 것들을 그냥 흘려들어선 안 된다.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동생으로부터 뺏어오는 게 그의 최종 목표라 할지라도 그의 말을 무시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가 일본인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그의 경고가 언제든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사실 신동빈 회장이 형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인 롯데홀딩스 주주들과의 동맹이 결정적이다. 일본인 주주들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경영권 판도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있다. 이를 장악하면 한·일 롯데를 지배할 수 있다.

롯데홀딩스의 1대주주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광윤사(光潤社·지분율 28.1%)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로 구성된 일본 종업원지주회가 27.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다음은 관계사 20.1%, 임원지주회 6% 등이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종업원지주회·관계사·임원지주회다. 이들의 지분은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과 고바야시 마사모토 전 롯데캐피탈 사장이 좌지우지한다는 게 정설이다. 두 사람의 의중에 의해 롯데그룹의 주인이 결정될 수 있다는 게 신 전 부회장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쓰쿠다 사장의 발언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대표로 재선임 된 것에 대해 “우리들이 신 회장을 떠받들고 있는 게 아니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과 상하관계가 아니라 동업자라는 의미다.

쓰쿠다 사장의 ‘함께 하고 있는 것’이란 말은 여러 가지를 함축하고 있다. 먼저 자신이 신 회장과 대등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은연중 암시한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있었다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쓰쿠다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사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신 총괄회장 앞에서는 감히 헛기침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상왕처럼 섬기던 신 총괄회장의 힘이 빠지자 머슴 노릇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게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주장이다.

쓰쿠다 사장이 일본 최대 신문인 요미우리와 인터뷰를 한 것은 자신의 힘을 과시함과 동시에 신동빈 회장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함께 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여차하면 ‘함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될 경우 신 회장의 자리가 온전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인터뷰를 통해 내비쳤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롯데의 실질적 주인행세”

신동주 전 부회장도 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신 부회장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인 경영진의 전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작금의 불행한 사태를 가능케 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진과 종업원지주회가 보유하고 있는 실질적인 차명주식 53%의 의결권을 위하여 현재의 경영진과 종업원지주회 회원 모두가 지급한 주식의 취득 총금액이 1억엔(한화 약 10억원)을 넘지 않는다. 이들은 이러한 의결권을 악용해 창업주를 강제 퇴임시키고 연결기준으로 자본 약 30조원 및 자산 약 100조원에 이르는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이런 말도 했다. “신동빈은 일본 경영진을 추종하여 아버지의 지위에 오르려 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한국 롯데그룹 경영권이 일본에 넘어갈 수 있는 위험만을 초래했다. 종국에는 아버지가 70년간 피땀으로 일구어 놓은 한·일 롯데그룹의 모든 경영권을 일본 경영진에게 고스란히 넘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쳐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실로 무서운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신격호 회장이 일군 롯데그룹의 경영권이 실질적으로는 일본인들, 특히 쓰쿠다 사장이 쥐고 있다는 것은 위험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들이 당장 경영권을 찬탈해 자신들이 왕좌에 앉지는 않을 것이다. 명분이 없을뿐더러 국내외에서 거센 역풍이 몰아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분을 활용해 장막 뒤에 숨어서 롯데그룹 경영을 조종할 수 있다.

실제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을 축출할 때도 이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신동빈 회장과 손잡고 창업주와 창업주의 장남을 순식간에 몰아낸 전력이 있다.

이런 점에서 신동빈 회장의 지위가 탄탄하지 않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일본인 경영진은 신 회장과 이해관계가 맞지 않을 때는 언제라도 신 회장과 등을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신 회장이 내놓을 카드는 딱히 마땅치않다. 쓰쿠다 사장 등 일본 경영진에게 잘 보이는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현재 심각한 상황이란 것을 신 회장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신 회장이) 두 사람에게 무슨 대가를 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 일본롯데의 임원진을 보면, 신동빈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는 한국에 출자한 곳들이다. 대부분이 그렇다. 그밖의 중요한 자리는 두 명(쓰쿠다·고바야시)이 차지하고 있는데, 그 두 사람과 신동빈 회장, 이렇게 세 명이 형식상 역할을 나눈 게 아닌가 싶다.”

형제 싸우는 것 일본인은 즐긴다?

이것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방적 주장일 수도 있다. 롯데그룹 측에서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롯데그룹 지배구조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인 주주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불안정한 지배구조는 언제든지 신동빈 회장의 입지를 흔들 수 있다. 또 지금 상태에서는 형제 간, 여기에 일본인 주주까지 가세해 끊임없이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 두 사람 중 누가 경영권을 잡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누가 경영하느냐에 따라 롯데그룹의 위상에 변화가 있을 순 있겠으나 어느 순간에 망할 일은 없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대로 경영권이 일본인 손에 넘어간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신씨 일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시점에 중요한 것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형제간 골육상쟁을 벌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두 사람이 피터지게 싸우는 동안 일본인 경영진은 이를 즐기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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