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상임감사 장기 공석 논란
국민은행 상임감사 장기 공석 논란
  • 권호 기자
  • 승인 2017.06.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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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6개월 째 자리 비어...올 3월 주총서도 선임 못해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뉴시스>

국민은행의 상임감사 공석이 2년 6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상임감사는 은행의 '넘버투'로 은행장의 독선적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은행 행장까지 겸직하고 있는 지배구조상 상임감사의 책임과 필요성이 타 은행에 비해 크다.

하지만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상임감사 선임 안건을 의제에 상정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사이트코리아> 취재 결과 KB국민은행은 2015년 1월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 자진 사퇴한 이후 2년 반이 되도록 자리가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감사위원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에 공식 인선 안건을 올리고 주주총회를 거쳐 이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3월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상임감사위원 후보자조차도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사외이사+상임감사위원)를 운영할 경우 상임감사를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 등 13곳의 국내 시중은행 모두 상임감사를 두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은행 행장까지 겸직하고 있다. 따라서 최고 경영자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반드시 상임감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회사에서 상임감사위원은 회계와 업무에 대한 감사업무의 총 책임자다. 재무와 회계감사뿐 아니라 내부통제 업무에도 깊게 관여한다.

은행측 "적임자 없었다" 해명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 두 차례(2014·15년) 국민은행 종합 보고서 등을 통해 ‘상임 감사 장기 부재 개선 명령’ 등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상임감사위원 자리를 비워놓은 이유는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없어서 뽑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금융계와 국민은행 노조의 의견은 달랐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람이 없어서 뽑지 못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국민은행처럼 큰 조직에서 2년 반이 다 되도록 감사위원장 자리에 앉힐 사람을 못 찾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의문을 표했다.

실제로 시중은행 상임감사 자리는 '알짜 중의 알짜'로 꼽힌다. 금융감독기관이나 관료 출신들이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적임자가 없어서 2년 반이나 공석으로 둔다는 것은 옹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 가운데 상임감사위원이 공석인 곳은 국민은행밖에 없다”며 “상임감사위원을 뽑지 않은 이유는 ‘KB사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이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을 두지 않는 게 3년 전 ‘KB사태’ 여파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각은 그간의 과정을 봤을 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KB사태’는 KB국민은행 주전산기를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정병기 전 상임감사가 문제점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사회에 관련 사실을 밝혔지만 의견이 수용되지 않자 금융당국의 특별감사를 요청한다.

▲ 금융감독원은 2014년 5월 19일~6월 5일 중 국민은행에 대해 주전산기 전환사업과 관련하여 부문검사를 실시했으며 은행장 등 총 17명의 임직원을 제재했다.<금융감독원>

이에 따라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주전산기 전환 추진과 관련해 총체적 내부통제 부실로 중대한 위법·부당 행위가 발생하고 사회적 물의를 크게 일으켰다는 이유로 ‘기관경고’와 함께 국민은행 임원 17명을 징계 조치했다.

'KB사태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정병기 감사위원장이 물러난 후 2014년 11월 윤종규 체제가 들어섰다. 그는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임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 이후 국민은행은 후임 상임감사를 뽑지 않고 현재에 이르렀다.

금융권, KB금융 1인 지배체제 우려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국민은행이 상임감사를 뽑지 않는 이유는 윤종규 회장이 감사 대상이기 때문”이라며 “윤 회장은 과거 국민카드 합병 시 법인세 회피 목적으로 부정회계를 결산해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고,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 때도 배임 혐의를 저지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228%로 책정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현대증권을 인수한 후 KB금융과 현대증권의 주식 맞교환 과정에서 KB금융 1주당 현대증권 약 5주를 교환함으로써 남은 현대증권 지분(70%)을 싸게 인수했고 이 과정에서 현대증권 주주들이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현대증권 노조와 소액주주들도 주식교환비율이 장부가보다 낮게 책정돼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1인 지배 체재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윤 회장이 선임한 기존 사외이사 6인이 올해 모두 연임이 확정된 점이나 상임감사가 2년 6개월 째 공석으로 있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1인 지배하는 상황에서 상임감사까지 없다면 잘못된 경영이 발생해도 전혀 개선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적자금 성격의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KB금융의 이 같은 행보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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