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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말’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말’
  • 김혜영 인사이트코리아 전문위원
  • 승인 2017.05.31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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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내는 살모사 아닌 명주실 내는 누에가 되자

우리는 많은 말을 하고 산다. 그래서 말로 인한 많은 일들을 겪는다. 말의 위력은 참 대단하다. 총과 칼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만 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총과 칼로 죽일 수 있는 사람은 한계가 있지만, 말은 셀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그런 놀라운 위력을 갖고 있는 말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중요한 ‘말’을 다루고, 또 잘 사용하는 방법들을 제대로 배워보지 못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대부분은 가정 안에서, 내가 자주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은연중에 익힌 것들이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때로는 의도적으로 사랑의 말과 격려의 말, 상처가 되는 말과 상처를 주려고 하는 말을 하게 된다. 그래서 말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언어가 되기도 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폭력의 언어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TV에서 매일 보고 있고, 우리 삶 속에서 수없이 경험하고 있다. 

설이나 추석 명절이면 어김없이 뉴스보도에 단골로 등장하는 사건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존속살해다. 이런 존속살해는 가족 중 누군가가 살인하기를 작정해 발생하지는 않는다. 가족들 모임에서 나온 ‘말’의 오해와 다툼에서 생긴 우발적 살해가 대부분이다. 

직장에서도 상사나 동료 간의 ‘말’로 인한 문제는 항상 발생한다. 그리고 직장 내 ‘말’의 문제들로 인해, 관계가 깨지거나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가 직장 동료를 살해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그러나 반대로 ‘말’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언어가 되기도 한다. 어느 날 40대 초반의 남자는 피곤하고 지친 몸으로 퇴근을 했고 집에서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항상 집에서 TV를 시청 할 때면 TV프로그램 시청권과 선택권은 두 자녀에게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남자는 TV 채널을 리모컨으로 돌려보고 있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두 아이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겠다고 아우성을 쳤다. 그런데 그날은 아내가 단호하게 “안돼! 오늘은 아빠한테 리모컨 줘!”라고 했다. 그리고 아내는 남자에게 한마디 했다. “인생에 되는 일 하나 없을 텐데, 리모컨이라도 마음대로 해~.” 

아내의 그 말 한마디에 남자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그날 남자는 직장도 삶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날이었는데, 아내의 말이 그를 살리는 생명의 언어가 된 것이다.

말은 마음의 알갱이다

그런데 말은 다른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만으로 머물지 않고, 먼저 나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유태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말이 입 안에 있을 때는 내가 말을 지배하지만, 말이 입 밖에 나오면 말이 나를 지배한다.”

말로 다른 사람에게 아픈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나에게 벗을 수 없는 커다란 족쇄가 되기도 하고,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의 흉터로 남기도 한다. 때문에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시인이 ‘말’에 대해 정의하기를 ‘말은 마-알’이라고 하여 ‘마(음의)알(갱이)’라고 했습니다. 말은 그냥 혀의 작용으로 나오는 음성이나 소리가 아니고 우리 마음속에서 뛰어나오는 알갱이라는 것이다. 

그 알갱이에는 자기 마음의 많은 것들이 묻어나오게 된다. 기쁨과 슬픔, 만족과 후회, 사랑과 분노, 축복과 저주 등. 살모사와 누에가 모두 똑같이 이슬을 먹지만 살모사는 독을 내고, 누에는 명주실을 낸다.

중요한 것은 내 안에 있다. 내 마음과 생각을 지키고 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중요성에 대해 성경의 잠언을 보면 이러한 기록이 있다.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은 성을 점령한 사람보다 낫다.” 

스스로 되물으며 입을 다스려야 한다. 자신과 함께 하는 이들에게 과연 나는 살모사였는지, 누에와 같이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명주실 같은 말을 했는지….

말은 열매를 맺는다

자연의 이치는 놀랍도록 정확하다. 씨를 뿌리면 그것이 쭉정이든, 알맹이든 그 열매가 맺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농부는 씨를 뿌릴 때 열매를 기대하며 씨를 뿌린다.

좋은 씨를 뿌리면 좋은 열매가 맺기 때문에 농부들은 농사의 완성인 좋은 씨를 구하고자 피땀을 흘린다. 말의 이치도 이와 같다. 말이라는 씨를 뿌리자마자 열매가 맺혀지지는 않지만 반드시 열매라는 메아리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 이치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누군가를 험담하는 것처럼 흥미로운 일은 없다. 험담을 하면서 그들은 결속이 더 다져지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누군가를 험담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그와 같은 방법으로 나를 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메아리처럼…말은 씨가 되어 반드시 열매로 돌아온다. 

어떤 열매를 거두게 될지는 자신이 뿌리는 말의 씨앗 종류에 달려 있다. 자신이 뿌리는 말의 씨앗이 어떤 것인지를 들여다보고, 좋은 씨앗이 열매 맺는 것을 방해하는 질 나쁜 씨앗을 골라내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뿌린 말의 좋은 씨앗이 좋은 열매를 맺는다. 내 자신 안에 있는 말의 씨앗들 중에서 질 나쁜 씨앗은 무엇이 있을까….

말은 운명이다

말이 열매가 되기까지는 성장 과정이 필수적이다. 생각의 씨앗을 심으면 말이라는 새싹이 자라게 된다. 말이라는 새싹이 자라나 행동이라는 줄기와 가지를 뻗는다. 행동의 가지에서는 습관이라는 꽃이 핀다.

습관이라는 꽃이 절정을 이루고 난 후에는 그 자리에 운명이라는 열매가 맺힌다. 그래서 말은 운명이 되는 것이다.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습관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행동을 바꿔야 하며, 내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생각과 말을 바꿔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각과 말을 바꿔야 할까. <명심보감> ‘선행편’을 비유로 그 방법을 알 수 있다. 명심보감 선행편에는 이런 글이 있다.

一一善行(일일선행)이라도 福雖未至(복수미지)나 禍自遠矣(화자원의)요
一一惡行(일일악행)이라도 禍雖未至(화수미지)나 福自遠矣(복자원의)니
行善之人(행선지인)은 如春園之草(여춘원지초)하야 不見其長(불견기장)이라도
日有所增(일유소증)하고 行惡之人(행악지인)은 如磨刀之石(여마도지석)하야
不見其損(불견기손)이라도 日有所虧(일유소휴)이니라

“하루 선행을 할지라도 복을 비록 나타나지 아니하나, 화는 스스로 멀어질 것이요.
하루 선행을 하지 않더라도 화는 곧 나타나지 아니하나 복은 스스로 멀어지느니라.

선을 행하는 사람은 봄 동산에 풀과 같아서 그 자라나는 것은 보이지 아니하나 날마다 더하는 바가 있고, 악을 행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갈리어 닳아 없어지는 것이 보이지 않으나 날이 갈수록 닳아 없어지는 것과 같다.”

생각과 말을 바꾸는 것도 이와 같다. 하루 동안에 사소한 말이라도 바르고 선한 말을 하면 당장에 열매를 맺거나 복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화는 스스로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사소한 말이라도 바르고 선하게 하지 않고 함부로 하면 나쁜 말의 열매는 곧 나타나지 않으나 복은 스스로 멀어지게 된다. 

바르고 선한 말을 하는 사람은 봄 동산에 풀과 같아서 그의 노력이 확연히 보이지는 않지만 날마다 더하는 그 무엇이 있고, 악하게 생각하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과 같아서 갈리어 닳아 없어지는 것이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 관계 속에서 닳아 없어지는 존재가 된다. 

자신의 존재와 운명을 좌우하는 말을 바르게 하기 위해 오늘 자신 안에 무엇을 담고, 버리고, 다스릴 것인가….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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